자살 충동오면 일단 대화로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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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우울 정도는?
현대 사회의 공공의 적 ‘자살’. 우리 사회에서도 자살이 이미 만연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 유명연예인의 자살 충격으로 충격에 휩싸여 있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자살은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유명인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제2, 제3의 자살 사건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연일 보도되는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망 및 사망원인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인구 10만명당 24.8명으로 1983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997년 10만명당 13명에서 IMF 였던 1998년 18.4명으로 급증한 이후 1999년 14.9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평균 20명선을 넘으며(2003년 22.6명, 2004년 23.7명, 2005년 24.7명, 2006년 21.8명)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자살의 원인, ‘모방심리 탓’?

자살의 원인을 살펴보면, 우울 불안 등 신경증적 문제, 대인관계로 인한 고통, 생활고로 인한 경제적 이유등 다양하며, 보통의 경우 자살 의사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자살을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촉매제로서, 가장 강력히 영향을 미치는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모방심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모방심리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행위를 보고 자극을 받아 비슷한 행위로 재현하거나 실행하는 일로서, 무의식적·수동적으로 학습된 사회적 행위를 재현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습관을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행위는 물론, 다른 사람이 하품할 때 따라서 하품을 하는 따위의 일상적 경험까지도 모방에 포함된다.

이러한 모방심리는 위에서 말한 하품과 같이 가벼운 행위에서부터 범죄에까지 적용되기도 한다. 자살에 있어서 모방심리란, 연예인등 유명인의 죽음 특히 자살이 발생하면, 자살 의사가 약한 사람조차도 본인의 자살에 대한 확고한 동기부여를 통해 그들의 자살 방식, 상황, 특징등을 재연함으로써 자살을 실행해 옮기도록 만든다.

이에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은 최근 발생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계기로 ‘연예인의 자살이 일반인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자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범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연예인 자살이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

본 설문조사는 2008년 10월 2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2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응답자 중 ‘남자’가 96명(45.9%), ‘여자’가 113명(54.1%) 이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93명(44.5%), ‘30대’ 75명(35.9%), ‘40대’ 15명(7.2%), ‘50대’ 15명(7.2%), ‘60대 이상’ 11명(5.3%)으로 나타났으며, 직업별로는 ‘사무직’ 46명(22.0%), ‘전문직’ 41명(19.6%), ‘서비스직’ 23명(11.0%), ‘학생’ 58명(27.8%), ‘주부’ 22명(10.5%), ‘기타’가 19명(9.1%)이였다.

‘최근 잇따르는 연예인 자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이라는 질문에 ‘이해할 수 없다’ 65명(31.1%), ‘이해할 수 있다’ 114명(54.5%), ‘잘 모르겠다.’ 30명(14.4%)로 나타났다.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접한 후 당신의 느낌은?’ 라는 질문에 ‘우울’ 25명(12.0%), ‘슬픔’ 37명(17.7%), ‘침울’ 21명(10.0%), ‘무기력’ 9명(4.3%), ‘놀람’ 88명(42.1%), ‘느낌없다.’ 29명(13.9%)으로 나타났다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접한 후 평소와 비교한 당신의 우울 정도는?’ 이라는 질문에 ‘매우 더 우울’ 19명(9.1%), ‘조금 더 우울’ 87명(41.6%), ‘평소와 같다.’ 103명(49.3%)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자살로 인한 일반인의 모방자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이라는 질문에 ‘늘어날 것이다.’ 177명(84.7%), ‘줄어들 것이다.’ 4명(1.9%), ‘관계없을 것이다.’ 28명(13.4%)으로 나타났다.

‘당신의 자살 시도 경험은?’ 이라는 질문에 ‘있다.’ 17명(8.1%), ‘없다.’ 192명(91.9%)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에 ‘자살을 생각해 보셨다면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듣기 전입니까, 후입니까?’ 라는 질문에 ‘유명인 자살 소식 전’ 25명(80.6%), ‘유명인 자살 소식 후’ 6명(19.4%)로 나타났다.

‘만약 자살 충동이 든다면 대화하고 싶은 상대는?’ 이라는 질문에 ‘가족’ 30명(14.4%), ‘친구’ 69명(33.0%), ‘상담기관’ 35명(16.7%),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다.’ 54명(25.8%), ‘기타’ 21명(10.0%)으로 나타났다.


유명인 자살이 부르는 일반인 자살

본 설문조사 결과와 같이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의 자살에 대해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살의 부정적 측면을 애써 동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연예인 자살 소식 후 우울해 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예인 자살로 인해 일반인의 모방 자살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렇게 심각한 결과에 반해 정작 자살 충동이 든다면 어느 누구와도 말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명 중 한명을 넘어섰다.

유명인의 죽음은 자살 의사를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우울, 슬픔, 침울, 무기력, 놀람과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약하게나마 자살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명인의 죽음, 특히 자살의 경우 이들에게 본인의 자살에 대해 강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확신을 갖게 한다. 또한 그들의 죽음 방법, 상황, 특징등을 따라함으로써 모방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모방자살에 대한 범사회적 공동대처

유명인의 죽음으로 인한 모방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동 대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첫째, 언론매체에서는 유명인의 죽음, 특히 자살보도시 자살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일반인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지만, 자살의 실행 과정 및 현장사진등 일반인들의 모방을 유도할만한 내용의 방송을 자제하여야 한다.

둘째, 자살에 대한 성숙한 자세와 올바른 시선이 요구된다. 우리 사회는 자살한 사람에게 연민의 시선을 갖고, 설사 부정적으로 비춰지던 부분조차 미화하려고 든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은 결국 자아에 대한 감정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자기실패임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

셋째, 바쁜 일상과 단순해지는 대인관계로 인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현대인들이지만, 가족, 이웃, 친구등 주변인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자살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주위 사람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알아챌 수 있다. 평상시와 달리 식사량이 줄고, 모든 일에 무관심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려하거나 특별한 이유없이 우울해 보이는 등의 신호를 보낸다면 이는 분명 누군가에게 이미 SOS를 보내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신호를 감지하면, 먼저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오강섭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과장은 “요즘의 모방자살은 단지 개인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사회적인 공동 대처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우울증, 불안감등 누구나 경험하는 작은 신경증적 증상을 소홀이 넘기지 말고, 상담기관, 병원등 적극적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출처: 사랑의전화 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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