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개각설과 경제팀 교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설까지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정치 사안과 관련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입을 바라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내 계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원내대표라는 입장 상 여권 개각론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경제팀 교체 ‘때’ 아냐
이미 지난 7월 개각이 이뤄진 후 “연말연시를 기점으로 여권이 전반적으로 전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연말개각설을 연상하게 한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근 이와 관련한 인터뷰에서 “어느 정부가 집권하든 연말이 되면 새 기분으로 새해를 맡기 위해 전열 재정비를 하는 것은 정치일정 중의 하나”라며 “당연한 정치일정을 얘기했을 뿐인데 그걸 두고 왈가왈부하는 게 우습다”고 확대해석을 일축했다.
또한 연말개각설과 함께 불거진 경제팀 교체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야권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 요구에 대해 “연말이 지나야만 판단이 설 문제”라며 “장관의 정책이라는 게 단시간에 나타나는 게 있고 시간을 두고 나타나는 게 있는데, 지금 국제금융이 위중한 상태에서 장관을 흔드는 건 옳지 않은 처사다. 좀 믿고 기다려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되면 대통령께서 결심하실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꾸 경제장관 교체를 야당이나 시장에서 요구하고, 심지어 당내 일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참으로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교체해 인사청문회를 하려면 한 달 이상 경제장관이 공백 상태로 가게 된다. 경제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난 뒤에 경제팀에 대한 교체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내부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러나 “만약 각료 개편이 있다면 경제관료만큼은 정권에 상관없는, 옛날의 이헌재 같은 카리스마 있는 분이 들어와 국민을 안심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현 경제팀에 대한 불만이 없지 않음을 내비쳤다.
홍 원내대표는 또 “그런 사람이라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도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집권 초에는 측근들만 믿을 수 있기에 측근들을 중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1기 내각이 지나고 나면 접촉 폭도 넓어지고 생각도 달라져 전 정권 인사도 들어오는 등 인사 폭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인재풀을 전 정권의 인물들로까지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이재오 할 일 남았다”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와 관련, 홍 원내대표는 “정치인들은 본인이 복귀하고 싶어도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나는 이 전 의원이 앞으로 복귀할 기회도 생기고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여권에 지리멸렬한 분위기도 있으니 돌아와서 여권의 축이 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의원의 복귀 과정에 대해 “정치인들의 복귀라는 건 여러 형태가 있다. 정부직으로의 복귀도 있고 재보선이 있으면 나가서 국회의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연말귀국설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