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방 날리다 ‘단골’ 잃게 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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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범보수 결집 내막

▲ “‘단골’ 잃으면 장사도 망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현상과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 ‘범보수결집론’이 나오고 있다. 25%대의 충성지지층 외에 이 대통령의 ‘단골’인 보수진영을 회복해 국정운영의 동력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좀처럼 재기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주위로 ‘범보수결집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경제 위기와 개선되지 않고 있는 대북관계 등 각종 악재 속에서 꽁꽁 얼어붙은 20%대의 충성 지지세력을 보수진영 전반으로 확대, 국정운영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것. 이 같은 주장은 여야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연말개각’ 혹은 ‘부분적인 거국경제내각’ 등 당·정·청의 진용 개편 주장과 더불어 힘을 얻고 있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물 외에 빛을 받지 못했던 보수진영의 인재들과 여야를 막론한 이들까지 끌어안아야 하며 이것이 범보수세력의 결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화합을 청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마지막 패를 가지고 고민에 빠졌다. 당면한 경제 위기는 물론 통합의 리더십을 외치고 있는 오바마가 미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래저래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보루 25% 지지

현재 이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것은 25%대의 핵심지지층이다. ‘강남 보수’ 등 충성도 높은 이들 보수는 초기 강부자·고소영 내각으로 잡음이 생기고 광우병 파문을 겪으며 수도권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는 동안에도 여전한 모습을 보인 ‘핵심 지지층’이다. 심지어 대세론을 있게 했던 ‘경제대통령’을 흔든 경제 위기에도 이 지지층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그저 자리를 지키고만 있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좋은 이슈가 생기거나 나쁜 이슈가 터졌을 때 미동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외의 보수진영은 이 대통령이 미국발(發) 금융쇼크에 따른 경제위기로 인해 불안감에 휩싸인 시장을 진정시키고 위기극복을 위한 희망을 메시지를 던지고자 시작한 ‘노변담화’에도 여전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여론 전문가들은 “현재 이 대통령을 버티게 하는 지지층은 ‘강남 보수’ 등 충성도 높은 보수세력”이라며 “20% 지지를 기반으로 반등의 기회를 노려야 하는 상황인데 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허덕거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강부자·고소영 내각, 기독교 편향, 금융위기 대처 실패로 보수 지지 ‘산산이’
‘강남 보수’ 등 충성도 높은 보수세력만 20% 지지도 이어가 대처방안 절실

이 중 한 전문가는 “감세나 부동산 정책, 공기업선진화 등 정부의 정책수단 대부분에 대해 기대감이 30% 선에서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는 말도 있듯이 여러 이슈들에 대해 국정운영 지지도가 거의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 정부로서는 더 뼈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지지율로는 한참 부족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범보수결집론’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응집된 파괴력 ‘폭발’ 시킨다

최근 여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범보수결집론’은 사실 지난 6월 ‘심대평 총리설’과 함께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내각 개편을 앞두고 차기 국무총리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었다. ‘심대평 총리’가 이뤄질 경우 지역 안배는 물론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유선진당을 끌어안음으로써 충청권을 얻을 뿐 아니라 흐트러진 보수 진영이 재결집시키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회창 총재와 독대를 나무며 어느 정도 이해를 일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대평 총리설’에 대한 말은 없었다”는 공식 답변과 함께 ‘범보수결집론’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 총재는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구성,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이에서 저울추를 맡았고 보수진영 재개편론은 물 건너갔다.
그러나 이번 범보수결집론은 다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쉽 부족과 한나라당의 정치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충분히 거대여당의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의석을 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대세론으로 이룬 정권에 거대여당까지 얻었음에도 아이 손에 칼을 쥐어준 것처럼 제대로 휘두르기는커녕 혹여나 그 칼이 자신을 찌르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결집론은 ‘확대론’”이라며 “뭉쳐있는 핵심지지층 외에 잃어버린 보수세력의 지지를 되찾아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연말개각과 거국내각론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여권의 진용을 재정비하고 ‘측근’ 뿐 아니라 보수세력 전반의 인재를 등용, 시야를 넓힌다는 것이다.
이미 여야 정치권에서는 내각 개편에 대한 주장들도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과 정부의 신뢰 실추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정부의 10개월은 747공약 등 경제정책의 완전한 실패와 민주주의의 후퇴, 남북관계 악화와 국제외교의 고립, 국론분열 등 총체적 난국의 10개월”이라고 규정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정과 내각의 전면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큰형님’ YS와 친해지기+‘위기를 기회로’ 경제위기 헤쳐 가는 데 전심전력
당내 살아있는 계파…“박근혜 손잡을 때 됐다” 목소리 커지는 당·청 화합론


이회창 총재도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은행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이 일단락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 경제팀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면서 “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한 후에는 부분적인 거국경제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부분적 거국경제내각 구성’을 제안했다.
여권도 이러한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연말 개각설에 대해 ‘말을 아껴야 할 때’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내각 개편이 안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개각을 하면 할 때 가서 하면 되지 지금 그걸 예고하고 흔들고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은 결코 이롭지 못하다. 지금 연말이 두 달이나 남았고, 한창 위기 극복을 위해 내각이 노력하고 있는데 자꾸 ‘당신들은 연말까지만 하고, 그때 되면 개각을 할 것’이라고 말해서 사기를 저하시키고 불신감을 줘서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원조보수 포근하게 끌어안고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좋은 인재는 누구라도 등용해야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이가 적합하다”면서 “아무리 좋은 인재도 엇갈려 나간다면 방해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조보수를 끌어 안으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범보수진영의 단합은 원조보수 등 이들을 이끌 수 있는 이들이 앞장섰을 때 한결 수월해 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부친 홍조옹이 별세하자 러시아 방문 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이어 ‘YS 사람들’에 대한 중용에 나섰다. YS의 핵심 측근인 박종웅 전 의원이 차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된 것.

여권 지도부도 YS의 차남 현철씨를 당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임명했다. 당 내 반발에도 불구, 지도부는 “현철씨는 개인 비리가 아니라 당시에 횡행하던 대선자금 문제로 감옥에 갔다”며 “그 일로 꼬투리를 잡아 정계에 복귀하지 말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이 대통령과 YS의 화해모드는 빛을 더해가고 있다. 현철씨는 여연 부소장 임명에 대한 YS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좋아하신다”며 “앞으로 가면 열심히, 일을 겸손하게 잘하기를 바란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쉽사리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이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현 정치권에서 전국적 영향력을 내는 정치인으로는 박 전 대표를 따라 올 이는 많지 않다. 계파간 갈등도 많이 사라졌다. 박 전 대표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여당 내 야당’을 견제하고 ‘잠재파워’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월22일과 23일 양일간 실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주 만에 반등하며 30%대로 재진입했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쌀 직불금 부당수령 파문까지 확산되면서 2주간 연속 하락했으나, 부동산 규제 완화조치 및 금융권 고임금 구조 비판 등 경제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것. 특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자유선진당 지지층(▲25.9%)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이 전주보다 4.2% 오른 33.4%로 선두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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