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촛불인가?
왜 촛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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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의세계 IT-WORLD인 인터넷환경의 변화와 촛불집회

사람들은 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가?

< 인터넷 환경의 변화와 네티즌의 정의 >

왜 촛불인가?, 왜 촛불에 동의하는가? 왜 함께 촛불을 드는가? 많은 질문에 대한 명료한 답한가지, 촛불의 주장에 동의하니까...그러나 원론수준의 그 대답 말고도, 사람들이 촛불을 드는 데는 사회학적 관심사가 될 만한 몇가지 이유가 있다.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다수가 네티즌이다. 그런데 네티즌은 왜 촛불을 들었을까?

먼저 네티즌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인터넷 시대라지만 천만 네티즌시대라지만 적어도 네티즌에 대한 명확한 정의 및 범위를 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아울러 인터넷 환경의 현주소도 꼭 먼저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인터넷으로 메일만 겨우 이용하거나 게임 만을 즐기는 사람을 네티즌의 범위에 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서 네티즌의 정의를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1일 두시간 이상의 정보를 얻는 사람을 네티즌이라 정의하기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네티즌의 특성은 곧 인터넷이며 그들 사이에는 인터네 외에는 어떤 소통이나 교감이 없었던 매우 기계적이며 단순한 관계로 지금까지의 우리사의 어떤 인간관계와도 연결지을 수 없는 매우 새로운 개념의 인관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최근 인터넷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안 개개인의 상상은 다 존재하는 그 무게와 넓이를 가늠키 어려운 또하나의 그러나 공존하는 어마어마한 정보세상으로 존재하며 이 덕분에 인간은 이제 정말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를 언제 어디서나 어디는 탐색할 수 있는 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야말로 타임머신의 기능까지 가진 또 하나의 세상 - 제4의 세계라고 하겠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정보가 무수히 쏟아지고 있는 인터넷 세상 - 3류 정보에서부터 고급 정보까지 심지어 원서에 외국 유수대학의 질 높은 논문까지...찾고 이용하는 자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보의 보고에서 무수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해서 예전같으면 지극히 몇사람만 공유하거나 접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무방비 상태로 쏟아져 있는 상태에 계급이나 직업의 귀천에 관계없이 거의 그 정보를 모두 공유할 수 있어 자각한 시민계급이 양산되어진 상태이다.

그들은 위정자들은 물론 언론까지의 잘못된 부분 및 왜곡을 지적해내고 있고 그 지적은 실시간 전국적으로 아니 외국 유학생 및 해외근무 및 체류자 이민자들까지를 포함해서 가히 세계적으로 거의 실시간 공유되어지고 있다.

< 그런데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

1) 촛불을 드는 사람들에겐 들지 않는 사람들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그 정보는,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질적으로 우수하고 양적으로 방대하다.

( 현재 인터넷은 검색기능이 있어서 단어하나면 치면 해외의 우수한 논문까지도 공유할 수 있을 정도이다. )

2)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자신이 고립된 개인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이는 인터넷상의 주장을 직접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3)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 서로에 대해 신뢰가 있다. 이 신뢰는 자신들이 공유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와 공동으로 행하는 행동의 정의로움에 대한 신뢰 두 가지 다다.



< 촛불집회의 형성 및 생명력 >

촛불집회는 처음부터 인터넷을 타고 조직되고 실천되었다. 또는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촛불집회는 불가능했다는 말도 된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어떤 특성이 촐불집회를 가능하게 한 것일까? 더 나아가 빠르고 올바른 정보교환과 사람들 사이의 신뢰구축이라는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했을까?

이는 한국 인터넷의 역사적 특성과 관련이 깊다.

1) 한국의 네티즌은 토론게시판 문화로부터 시작되었다. 20세기말에서 21세기초에 걸쳐서 한국의 인터넷상에서는 작은 실험이 진행되었다. 토론게시판이라는 실험이다. 당시 한국은 일상 속에서 토론하고 대화하는 문화가 거의 정착되지 못한 사회였다. 오히려 정치에서의 권위주의 약화를 타고 자본의 권위주의가 강화되었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회유동성은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를 공유할 통로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토론게시판이 주 메뉴인 정치토론사이트들의 등장이라는 실험이 진행된 것. 딴지독투에서 맹아를 보이다가 인물과사상, 우리모두, 서프라이즈로 이어진 토론게시판은 한편으로 통신시절의 발달된 소규모 토론방의 논객들을 불러내고 다른 한편으로 지적 문화적 갈증을 느끼던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들였다.

2) 토론게시판 이용자들은 처음부터 기존 종이언론, 특히 조중동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따라서 토론게시판은 대안언론의 성격을 지니고 시작되었다. 언론의 왜곡보도들을 인터넷상에서 바로잡고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다른 진실을 전달하는 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인터넷 자체가 새로운 언론매체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였다.

3) 토론을 통해 사실과 의견과 주장을 검증하는 훈련이 이루어지면서 인터넷은 계몽의 장이 되었다. 인터넷 비사용자들은 인터넷을 악플이란 관점에서 주목하지만, 악플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소위 알바라 불리는) 특수사용자들을 제외하면 인터넷 초보사용자들의 특성에 불과하다. 즉, 대화하고 소통하는 경험이 매우 부족한 사람들이 인터넷 사용 초기에 드러내는 일정한 특성.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특정 주제로 대화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글쓰기를 지속할수록 악플러가 될 확률은 낮아진다.

4) 커뮤니티를 형성시키는 기능. 인터넷을 흔히 익명의 바다라 하지만, 도시에서의 실제 삶은 훨씬 더 익명적이다. 실명을 사용하는 공간에서의 삶은 위계적이고 불평등하다. 인터넷 동호회들의 활성화는 물신적 사회에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동료들을 만나게 해준다. 인터넷상의 동호회는 지역연고가 매우 약한 반면 취향과 목적의 동질성은 훨씬 더 강하며, 따라서 결속력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아이디로 소통하는 관계는 실제 삶의 경제적 차이를 소거하고 평등성을 증진시켰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자발적인 직접행동에 나서는 일을 쉽게 해준다.

이러한 한국의 인터넷문화는 87년 6월항쟁 이후 변화하고 잇는 정치적 욕구와도 관련이 깊다.

1)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스스로를 진보 또는 개혁적 유권자라 생각하고 있으나, 현재의 정당과 선거 구조는 이러한 유권자들의 자기판단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메뉴가 극도로 부족한 식당과 같다. 기성언론이 새로운 정치소비자들의 기호를 다루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 토론사이트의 활성화는 새로운 정치적 요구가 광범위하게 존재함을 스스로 확인하는 계기. 총선시민연대와 노사모 결성은 이러한 정치적 욕구를 드러낸 한 사례. 전국규모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 인터넷망 덕분에 지역에 홀로 있을 땐 자기뿐인 줄 알았던 개혁유권자들이 실제로는 상당수 존재함을 서로서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2) 2002년 대선은 한국 선거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정치토론이 활발한 가운데 이루어진 선거였다. 정보가 왜곡되지 않았고, 사람들의 의견이 차단당하지 않았다. 2007년 대선이 선관위의 초법적 강압 아래 침묵속에 치러진 것과 비견될 만하다.

3) 2002년 월드컵 때의 붉은악마와 미선/효순의 죽음에 이어 일어난 촛불시위는 시민사회를 형성시킬 만한 바닥의 에너지가 존재함을 보여준 사건. 네티즌은 그냥 시민이다. 다만, 그들의 목소리가 기성의 언론을 통해서는 들리지 않고 인터넷에서만 들려오는 것이 문제일 따름.

<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왜 촛불을 드는가? 또는 누가 촛불을 드는가? >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정보왜곡을 덜 당한다. 여러 개의 언론을 비교해가며 읽고 외신에 대한 접근이 쉬우며 다른 네티즌의 도움을 얻어 언론이 보도하는 사건들의 진위를 보다 쉽게 판별한다.

따라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혐상 파문이 일었을 때 조중동의 과거 기사들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명박정부의 협상의 문제점을 이해하는 것이 쉬웠다. 지난 십년 가까운 세월동안 축적되어온 참여의 역량도 한몫 했다.

이미 몇년간의 친분으로 맺어진 커뮤니티들을 기반으로 정보를 나누고 행동을 약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촛불광장에 나부낀 깃발들의 대부분이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깃발이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고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진실이다.

< 참고로 실명제란 이미 의미가 없는 상태이다? >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한 실명제 등등이 다시 논란이 되어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미 인터넷 사용자들은 각자의 아이피를 가지고 있어서 원한다면 언제든지 글쓴이와 사용된 컴퓨터를 찾을 수 있다.

이미 아이디는 거의 실명이나 다름없는 상태 - 궂이 실명제를 운운하며 네티즌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참고자료로 쓸만한 책자

1)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136204

이 책은 일종의 총사령부 노릇을 한 포털사이트 다음 안의 토론게시판 아고라, 그 아고라가 어떤 곳이었던가를 정리한 책입니다. 2008년의 진화한 촛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책. 일종의 지도.

2) 촛불이 민주주의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225141

촛불에 대한 모든 담론을 다 모아놓은 책^^

3) 촛불@광장, 사회의 매커니즘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31660X

2002년 이래 모든 촛불들에 대한 분석

그밖에도 촛불관련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촛불관련 주요 참고사이트

1) 아고라

http://agora.media.daum.net/?t__nil_downservice=agora

아고라의 경우 자유토론방에서 활발한 토론이 있었으나, 다음의 아고라 개편으로 토론사이트로서의 기능이 많이 약화됨

2) 시사인 고재열 기자의 독설닷컴

http://poisontongue.sisain.co.kr/

개인블로그란 한계는 있으나, 촛불의 현장을 지킨 기자의 기록장

3) 서프라이즈

http://www.seoprise.com/

아고라의 가장 우수한 글들이 2차로 집결하는 성격을 지닌 사이트. 노짱토론방에서 주로 토론이 이루어짐.

4) 한토마(한겨례독자토론마당)

http://hantoma.hani.co.kr/

토론의 수준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론마당. 신문사 독자도론방이란 것이 한계.

그밖에 많은 사이트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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