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사랑방으로 똘똘
386의 맏형격인 신계륜 전 의원의 주도하에 우상호, 이인영 전 의원 등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위원장과 김희철, 박선숙 의원 등 일부 서울지역 현역 의원 등 40여 명의 서울 지역위원장들은 사단법인 ‘신정치문화원’을 창립, 종로 W컨벤션센터에서 창립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신계륜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의 대부인 김근태 전 의원이 뉴라이트 신인인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한테 지게 된 현실의 절박함을 자각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백전백패”라며 “지금부터 뭔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신정치문화원 창립배경을 밝혔다.
신정치문화원에 참여하는 이들은 총선 후 몇 차례 모임을 가져왔으며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반에 대한 ‘개혁진영’의 자기반성과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전 의원은 “한나라당 정책을 비판하는 데만 치중했지, 서민·중산층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이 없었던 게 사실이며, 정책 등을 통해 서민·중산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지 못하는 한 당 지지율도 올라가기 힘들다”며 신정치문화원 산하에 ▲신서울구상위원회 ▲지방자치혁신위원회 ▲지방자치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설치, 이명박 정부 정책에 맞서 분야별 정책을 연구하는 한편 대북 이슈에서도 적절한 역할을 찾아나간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중원인 서울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 2년 뒤 지방선거도, 4년 뒤 대선도 없는 만큼 함께 뭉쳐 새로 출발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당의 정체성 확립과 지방선거 이전에 대선주자 가시화를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우선 “당은 깃발이 선명해야 그 깃발 아래 모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오를 형성할 수 있고 곤란한 환경도 이겨낼 수 있는데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는 날선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체성은 역사의식과 지지층의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 시절의 성과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것에서 정체성의 혼란이 오고 있으며, 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라는 것에 대한 지지층의 믿음이 깨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차기 대선주자를 지방선거 이전에 가시화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특히 지도자에 따라 당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선후보군을 가시화하고 대선후보가 지방선거를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들은 부지런히 움직여서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주당 내 여러 장치들이 우리의 창의와 능력이 당 안에서 능력을 꽃피울 수 있는 지 봐야 하고 아니라면 혁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당 밖에서 들어와 우리의 대표가 되고 서울시장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도전 의지 ‘넌지시’
문화원에는 미국 연수중인 임종석 전 의원을 비롯해 오영식, 우상호, 이인영 전 의원 등 서울지역의 대표적 386인사들이 이름을 올려 총선 후 흩어졌던 386그룹의 재기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총선 때 386들이 국정을 망쳤다는 오명을 쓰고 탈락한 뒤 배회하고 있다. 386세대에 대한 매도, 자기부정이 많지만 공과를 제대로 평가, 이러한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며 “지금은 386들이 힘을 모아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문화원이 당 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자신의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준비를 위한 구심점 내지는 사전준비 작업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진의가 왜곡돼선 안 될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지금까지는 시대적 요구를 위해 스스로 삼가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내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와 이를 실현하는 정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한다”고 말해, 서울시장 선거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창립식에는 정세균 대표, 송영길·안희정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박상천 전 대표, 김효석·박영선·백원우·우윤근·유선호·오제세·조배숙·최규식 등 의원 10여명, 김근태 전 의원, 서울지역 원외위원장, 당원 등 4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