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서 ‘동아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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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민주당 내외 그룹



민주당 안팎에서 당의 진로를 고민하고 양질의 정책을 내놓기 위한 모임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타 정치인의 공백,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야성(野性), 정부여당의 실수에 대체할 수 있는 정책의 부재 등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미 대안세력으로써의 신뢰를 상당부분 잃은 상황이라 당의 힘만으로는 재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이 일어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도 힘들다는 판단도 ‘자체 세력’을 키우게 하고 있다.

민주당 주변으로 정치모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대안야당’에 대한 국민설득이 힘들기 때문이다.

조용히 힘 키우는 민주전사들

참여정부의 실패 후 당에서 배척 아닌 배척을 받았던 친노계는 일찌감치 당 외에 자리를 잡았다. 이해찬 전 총리가 이끄는 재단법인 ‘광장’은 ‘6자회담 재개 전망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평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정책의 현황과 과제’, ‘9.1 세제개편안 비판과 동반 성장을 위한 진보적 대안’, ‘2009년도 예산안의 쟁점과 대안’ 등 각 시기마다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한 분석과 정책을 제안,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참여정부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인재들이 역량을 키우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 내 친노계를 아우르고 있지만 당 외 인사라는 한계를 지닌 안희정 최고위원도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라는 정치연구소를 개소했다. 안 최고위원은 “단순한 과거에서 활동해온 이들의 결집이 아닌 새로운 진보주의의 결집을 위한 살아있는 강령을 만들겠다”면서 “보수진영의 ‘뉴라이트’처럼 이름만 새로운 것이 아닌 진짜 ‘뉴레프트’를 만드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86 맏형’ 신계륜 전 의원도 지난 4·9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민주당 서울 지역 낙선자들을 규합, 지난 11일 사단법인 ‘신정치문화원’을 개소하고 2010년 지방선거까지 활로 모색에 나섰다.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전 의원 등 386인사들을 주축으로 일부 현역 의원도 가세, 총 40여 명의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신 전 의원은 개소식에서 당에 대한 날선 비판과 함께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방선거 이전까지 대선후보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뜨는 인물 없이 정체되는 지지율…민주당 내 개혁진보세력 ‘꿈틀’
하나둘씩 느는 외곽조직, 당 내외 연동…안팎에서 ‘가능성’ 찾는다


지난달 발기인 대회를 가진 당 내 진보·개혁 블록인 ‘민주연대’도 다음달 2일 공식 출범한다. 민주연대는 유선호·김재균·장세환 등 김근태 전 의원계 재야파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를 주축으로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강창일·박영선·우윤근 등 정동영계 등 진보성향의 원내외 인사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연대의 일차적 목표는 민주당을 올바른 방향, 서민과 중산층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며 “우리 활동이 성과를 내면, 서민과 중산층은 정체성이 바로 선 야당인 민주당에 철회했던 지지를 보내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당 내에서도 ‘노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상천 전 대표와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 당 원로들과 김영진, 강봉균, 박지원, 김성순 의원 등 60살 이상 민주당 의원 15명은 17일 ‘민주 시니어(가칭)’ 창립총회를 갖은 것.
김성순 의원이 “계파나 파당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중진과 경륜있는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당에 전하고 작은 역할을 하자”는 편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돼 만들어진 이 모임은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 지도부에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기로 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문희상 부의장은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나마 현 체제가 대표도 그렇고 원내대표도 그렇고 온몸으로 열심히 잘했다, 대견하다 그런 측면을 먼저 말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뛰는 것이 대견하다 생각하면서도 우리당의 진로나 비전은 한마디로 답답하다”면서 “예전에는 자문회의니 하는 것들도 열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중진을 앉히고 회의를 했다. 그런 것이라도 자주하면 거들 텐데 요즘은 그런 게 없다”고 당 지도부에 따끔한 지적을 했다.

철저히 변해야 ‘산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모임들의 공통점은 당을 정면 비판한다는 점이다. 안 최고위원은 ‘새로운 진보주의’를 강조했으며 신 전 의원은 개소식에 참석한 당 지도부를 면전에 두고 “당은 깃발이 선명해야 그 깃발 아래 모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오를 형성할 수 있고 곤란한 환경도 이겨낼 수 있는데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연대도 ‘제1야당’의 선명한 ‘야당성’과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당 내 자성론이 들끓자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던 정세균 대표도 20일 당무위원회의에서 “당의 지지도가 답보인 점에 대해 당원들의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어떻게든 상황을 돌파하고 트랩에서 벗어나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정치모임의 난립에 대해 정가 일각에서는 “민주당 개혁세력 전체가 술렁이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새로운 정치세력의 태동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냐”는 의견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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