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꿈꾸는 연예인 도박사
‘한 방’ 꿈꾸는 연예인 도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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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 대는 연예계 도박 ‘악몽’

‘고스톱도 못 친다’던 전직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 도박혐의 시인
연예인 도박사건 연루… “짧은 시간에 거액 목돈 마련할 수 있기 때문”


또다시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불법 도박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월18일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강병규는 검찰 조사에서 도박 혐의를 일부 인정,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연루 도박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때문에 검찰은 강병규 외에 또다른 연예인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연예인 도박 사건에 대해 <시사신문>이 짚어봤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주선)는 지난 18일 필리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억대의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인 강병규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 수사결과 강병규는 26억원 가량을 도박사이트에 송금했고 이중 10억원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인지 몰랐다?”

강병규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재치 있는 입담과 준수한 외모로 주목받으며, 야구 선수를 은퇴 하자마자 연예계에 입문해 방송인으로 활약해 왔다.

검찰에 따르면 그런 그가 인터넷 도박에 빠지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개최 이전인 올해 5월까지 도박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규는 검찰소환 조사를 받기 전까지 ‘화투도 치지 못한다’며 도박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다.

하지만 강병규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계좌로 거액을 송금해 사이버 머니를 받고 인터넷 도박 ‘바카라’를 해온 사실을 시인했다.

또 당초 16억원을 송금해 4억원 정도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실제로는 26억원을 송금했고 그중 절반가량인 10억원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병규가 1달러당 1000원 정도의 환율로 도박사이트에 돈을 송금했었다”고 밝혔다.

불법 도박 혐의를 시인한 강병규는 “‘필리핀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는 사이트의 광고를 믿어 불법인 줄 몰랐다”라며 “재정 상태가 나빠져 변호사 선임도 못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강병규가 다른 거액 도박자와 달리 차명계좌가 아닌 실명계좌로 송금을 한 정황 등을 살펴 강병규가 불법인 줄 몰랐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등에 따르면 현행법상 ‘일시적·일회성 오락’으로서의 게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지만, 강병규는 하루 이틀이 아닌 수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도박 행위을 즐겼다고 볼 수 있어 ‘상습도박’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과거 일부 도박 연루 연예인들처럼 구속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거액의 유혹’에 빠져든 연예인

연예인 도박 연루 사건은 비단 강병규만의 일은 아니다.

그동안 유명 연예인들의 도박 사건은 꾸준히 발생해 왔고, 지난 7월 한 케이블 방송은 “개그맨 2명이 정선 카지노에서 앵벌이를 하고 있다”며 “모 연예인은 해외원정 도박을 가서 100억원을 날려 검찰이 내사에 들어갔다”는 방송을 내보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1월에는 가수 출신 방송인 신정환도 불법 카지노바에서 바카라 도박을 벌인 혐의로 검찰에 적발돼 벌금 700만 원에 약식 기소된 바 있다.

당시 신정환은 검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측근을 통해 “술만 마셨을 뿐 도박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부인하다 단 하루만에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도박 혐의 사실을 인정, 세간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 방송인 강병규


또 지난 2001년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도 필리핀, 사이판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약 14억원의 상습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로 200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연예인 도박 사건’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는 개그맨 황기순 역시 지난 1997년 필리핀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이다 적발돼 검찰의 수배를 피해 현지에서 2년 동안 불법 체류자 생활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후 황기순은 자진 귀국해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황기순은 지난 5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1997년 하룻밤에 1억3000만원을 딴 뒤 9000만원이나 되는 외화를 밀반출해 가며 도박에 빠져들었다”고 털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최근 강병규가 빠져들었던 ‘바카라’라는 카드게임에 대해 “고액 베팅자들만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라 금액부터가 클 뿐더러 게임 속도가 워낙 빨라 1분에 두 판은 손쉽게 끝나 버린다”며 “9500달러를 잃는데 30분도 채 안 걸렸다”고 말한 바 있다.

강병규의 불법 도박 혐의로 또다시 불거진 연예인 도박 사건에 대해 세간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도박으로 날린 돈이 일반인은 쉽게 만질 수 없는 거액이기 때문이다.

검찰관계자 등은 “연예인들이 이 같은 도박 사건에 쉽게 연루되는 것은 짧은 시간에 거액의 목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또 유명 연예인의 경우 방송 등의 1회 출연료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받고 있는 만큼 거액의 돈을 만질 수 있어 쉽게 이런 유혹에 빠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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