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숯 냄새, 페인트, 방부제, 화학약품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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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숯? 가짜 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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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숯 냄새, 페인트, 방부제, 화학약품 범벅~!



▲ 성형숯



식당관계자, “참숯은 타산이 안 맞아 못해, 그걸로 못해” 주장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유독성물질과 수은까지 무더기로 검출


발암물질 생성, 맹독성 물질이므로 노출이 자주 될 경우 위험


숯에 관련 어떠한 기준치 없어, 정부 각 부처 떠넘기기 급급



직화구이로 구워지는 숯불구이는 훈연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인해 삼겹살부터 돼지갈비, 양념 닭, 조개까지 그 메뉴들이 날로 늘어났다.

일부 숯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수차례 있었지만 숯불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여전히 식당에서는 참숯대신 값싼 성형 숯을 쓰고 있다. 성형 숯의 실상과 그 유해성에 대해 살펴봤다.




‘고기 맛은 불 맛’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직화로 구우면 더 빨리 익고, ‘숯불’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친환경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숯불구이를 좋아한다.

또 숯불에 구우면 더 독특한 고기 맛이 나고 은은한 훈연의 냄새가 나기 때문에도 숯불구이를 즐겨 찾는다.

하지만 ‘지글지글 노글노글’ 혀끝을 감싸고도는 맛과 혀끝을 자극하는 숯 냄새에 정작 숯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폐자재로 만드는 성형 숯



숯불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치는 것이 참숯이다.

참숯은 참나무를 일주일정도 가마에 넣고 고온에서 태운 후 완전 연소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참숯으로 탄생하게 된다.

참숯은 원적외선의 방출과 고유의 향으로 하루하루 불판의 메뉴를 늘려갔고 참숯의 인기는 사그라질 줄을 몰랐다.


그런데 숯불 위 고기에만 정신이 팔린 사이 숯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숯불구이에 사용되는 숯은 정말 참숯일까.


숯불구이 음식점 관계자들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A식당 관계자는 “웬만한 고기 집에선 그거 쓰기 어렵다”고 했으며, B식당 관계자는 “참숯 쓰는 데가 좀 없다. 드물다. 여기는 인조, 합성(숯)이다”고 말했다.


또 C식당 관계자는 “참숯 그건 타산이 안 맞아 못한다. 이 동네는 하나도 그걸로 못한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그래서 숯불구이 사장님들이 선택한 것은 성형 숯이다.

성형 숯이란, 원목 대신 톱밥을 고온에 고압으로 압축해 일정한 형태로 찍어낸 숯을 말한다.

참숯에 비해 가격대비 고화력이고 사용이 간편해 요식업계, 야외 레저업계에서 인기다.


마트나 식당에서는 100% 천연, 무공해, 최고급 숯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성형 숯들이 유통되고 있다.

성형 숯들은 이름도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숯불구이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식당 주인들도 성형 숯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다.


식당 관계자는 숯의 출처에 대해 “중국산 숯도 많이 들어오고, 러시아에서도 들어온다.

야자로 만든 숯이다”고 말했다. 현재 성형 숯은 국내 원목 공급의 한계로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숯 수입 도매상은 “인도네시아 열탄하고 중국거 참숯 둘 중 하나다. 야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오고 참숯은 중국에서 온다”고 했다.


하지만 성형 숯에 들어가는 원료는 순수한 100%톱밥이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성형 숯의 원료는 바로 폐자재다. 폐자재들은 축폐목재, 생활폐목재가 무분별하게 섞여있는 상황이다.

A숯 생산업체 관계자 “폐자재는 매일매일 들어온다. 말만 하면 갖다 준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지게차를 이용해 운반된 폐자재를 별다른 분리작업 없이 태운다.

이 폐목재를 태워 만든 숯가루로 번개탄과 구이용 숯이 생산된다.

숯 생산업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폐자재를 쓴다고(해도) 다 태워버리는데 무슨 상관이냐. 나무에 페인트 묻은 걸 가져다 직접 사용하는 거면 모를까. 페인트 묻은 성분이고 다 태워서 완전히 숯으로 만들어 버린다. (숯이라는 게)세계적으로 기준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온 고압으로 생산하더라도 유해물질은 남아있다. 환경법상 이물질이 함유된 폐기물을 부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징역 2년 이하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성형 숯, 유해물질 무더기로 검출



폐자재로 만든 성형 숯으로 고기를 구웠을 때 고기의 기름이 숯에 떨어지면 유해가스가 발생한다.

이 가스는 고기가 익을수록 많이 발생한다. 반면, 참숯은 기름이 숯에 떨어지면 바로 그 기름을 흡수해버린다. 그렇다면 숯에 불을 붙이는 용도로 사용하는 착화탄(바륨이 들어있는 착화제 성분)은 어떨까.

불이 닿자마자 엄청난 양의 연기가 발생하며 메케한 냄새까지 동반한다.


한양대 산업의학과 김윤식교수는 “고기에서 떨어진 것이 다시 숯에 묻어서 어떤 화학 반응을 해서 다시 연기화됐을 경우에 나쁜 유해가스로 변할 수가 있다. 일산화탄소라든가 여러 가지 다양한 가스성 물질이 숯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방출된다”고 말했다.


세종대 대기환경연구실 김기현 교수는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유해물질)은 실내환경 기준이라든가 작업장에서 환경기준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미국에서 제시한 기준들을 보면 비교적 엄격한 기준으로 따질 때, 벤젠같은 성분은 8시간 정도 작업할 때 100ppb농도가 초과하지 않도록 제시하고 있다.

그런 기준으로 따질 때 우리가 확인한 농도는 상당히 고농도에 속하는 제품들이 일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국제 암 연구소에서 발암물질에 대한 평가를 했는데, 포름알데히드와 벤젠은 사람에게 명백하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소량 노출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암세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지금의 노출 정도 수준이라도 보통사람에게 있어서 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정도의 수치이기 때문에 상당히 유해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실험결과 치명적인 수치가 아니더라도 100% 안전하다 볼 수도 없다.

고기의 기름, 양념 성분이 2차로 연소하면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적은 수치라도 맹독성 물질이므로 노출이 자주 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산 성형 숯, 수은 검출



그런데 실험에서 검출된 포름알데히드는 접착제(본드)의 주요 성분으로 착화제에는 없는 성분이다.

그렇다면 포름알데히드는 어떤 경로로 성형 숯에 들어가게 된 걸까.

한 공익제보자에 의하면 “나무를 붙여서 쓸 때 본드가 들어간다.

그걸 자르고 그 톱밥 갖다가 쓰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다”고 말했다.

가구공장에서 나온 톱밥도 숯의 원료로 사용된다. 가구공장에서 목재와 톱밥을 구입하다보니 합판의 접착제 성분이 숯에서 검출된 것이다.


MBC ‘불만제로’ 연구팀이 숯불구이할때 나오는 연기를 THC(공기 오염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수치가 6900ppm이 나왔다.

연구팀은 보통 일반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들의 10만배 정도로 인체에 매우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수치라고 한다.


MBC ‘불만제로’에 따르면 시중에 파는 15개 제품 중 7개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수은이 검출됐다고 한다. 그 중 중국산 성형 숯 2개 제품에서는 다량의 수은이 검출됐다.

성형 숯에서 숯불구이시 연기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 검출량(단위ppm)을 보면 A제품 2008, B제품 54.3이다.

이것은 새집증후군 100, 유해작업환경 1000에 비하면 위험한 수치다.

또 수은 검출량(단위ngm-3)을 보면 A제품 663, B제품 192, C제품 19.7, D제품 8.6이 나왔다.


한양대 산업의학과 김윤식 교수는 “수은은 아주 맹독성 유해물질이다.

몸에 골절 이상 상태를 초래한다. 또 기형아를 출산하는 등 아주 최고 유해한 중금속 물질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숯과 관련, 규제 없다



그렇다면 국내에 들어오는 숯들은 수입품 안전성 검사를 어떻게 통과한 것일까.

한국무역협회 이승진 연구원에 따르면 “목탄의 경우는 중국에서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2004년 10월1일에 중국 정부가 자국의 산림 보호를 이유로 해서 수출을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수입중개업자도 “그쪽 관료들을 안 끼면 한국으로 못 들어온다. 아무나 수출 못한다”고 하며 “수입수출 금지품목이기 때문에 다 밀수다.

우리나라는 99%도 아니고 100% 다 밀수다”고 말했다.


현재 숯과 관련한 어떠한 규제도 없어 마구잡이로 성형 숯을 만들어도 어떠한 처벌도 내릴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성형 숯 수입수출에 관한 법적기준치도 없는 실정이다.

국내 숯 판매업체 관계자는 “기준치를 만들어 줘야 된다. 그 기준치에 못하면 수입을 못 하게 해야 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것도 정확하게 기준치를 만들어서 거기에 안 들어오면 그 업체를 고발조치 하면 (이런 문제가)안 나온다.

계속해서 방송에만 나오면 (음식점,수입업자 같은)영세업체들만 다 죽는다”고 말했다.


몇 년째 고기 숯불구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도 규제나 기준치가 없는 현실이다.

각 부처들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지금도 숯불구이집에서는 폐자제로 만든 중국산, 인도네시아산 숯으로 고기를 굽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이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좋은 숯, 나쁜 숯을 가려내는 정부 부처의 성형 숯에 관한 안전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12월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비례대표)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5년~2008년 중국산 목탄 수입실적’과 ‘2006년~2008년 중국산 참숯 밀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입된 중국산 참숯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중국산 목탄 수입 실적을 보면 참숯은 따로 분류하여 관리하지 않고 기타항목에 포함되어 관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참숯의 인기가 높아 다른 중국산 수입 숯도 참숯으로 둔갑하여 판매되는 등 문제가 있으므로 참숯의 수입경로와 유통에 대한 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MBC ‘불만제로’에 따르면 “최대한 성형 숯에서 안전한 숯불구이를 먹으려면, 우선 연기가 직접적으로 올라오는 불판의 사용을 자제한다.

또 기름과 양념이 성형 숯에 떨어져서 생기는 유해 가스를 차단하려면 기름과 양념이 양옆으로 흐르게 고안된 불판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취재/ 장종욱 기자 st32@sisatoday.com


김슬기 기자 st33@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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