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충남 보령 천북 굴 구이
물 오른 뽀얀 속살, 그 유혹에 행복이 펑!펑!

‘바다의 우유’ 굴, 칼슘ㆍ마그네슘ㆍ미네랄, 망간ㆍ아연 다량함유
‘굴을 먹으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는 옛말, 남성들에게는 자양식
‘겨울이 제철’ 8월에 산란, 11월에서 2월에 잡히는 것이 최상품
껍질째 석회에 구워먹는 굴 구이의 맛, 고소함과 쫄깃함이 매력
석화(石花). 돌에 핀 꽃이라는 뜻이다.
게딱지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껍질 안에 뽀얀 속살을 감추고 있는 굴을 뜻하기도 한다.
겨울은 굴을 먹는 제철이다.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싱그러운 향에 감동한다.
미끈하면서도 감칠맛을 내는 육질을 갖고 있는 바다의 보물, 또는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리는 굴은 영양면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겨울철에 특히 필요한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 망간, 아연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영양만점 제철 음식 굴을 제대로 먹으러 충남 보령 천북으로 가봤다.
‘굴 포식가’에게 한 자리에 앉아서 굴 50개 이상 먹는 건 일도 아니다.
굴은 천연의 향과 물컹한 질감이 매력이다. 입 속 가득 퍼지는 향긋한 굴의 참맛이란 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다.
만화 ‘맛의 달인’에서도 굴 요리의 매력은 향기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향기 없는 굴은 더 이상 굴이 아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굴을 먹는 것은 간간한 바다의 향기를 마시는 것이라 한다.

바다의 우유, 영양만점 굴
굴에는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 망간, 아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굴에 포함된 칼륨은 나트륨과 마찬가지로 혈액 상투압의 조절 작용을 한다.
칼륨은 이 외에도 근육의 긴장이나 장의 운동, 지각 작용 등에도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는 미네랄이다.
마그네슘은 자극에 의한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한편, 근육의 흥분을 높이는 등의 작용이 있기 때문에 부족하게 되면 혈관이 확장되어 과도하게 출혈되거나 신경이 흥분되기 쉬운 증상이 나타난다.
마그네슘의 하루 필요량은 200~700mg으로, 굴에 본 성분이 적정량 포함되어 있다.
망간은 뼈나 간장의 효소 기능을 높여주고, 뼈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뼈의 발육이 저하되거나, 영양실조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생식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허약한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중요한 요소인 망간이 굴에는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굴에는 아연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아연은 탄산탈수효소, 유산탈수효소 등의 성분으로 피부 골격의 유지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이것이 부족하면 성장이 늦거나 피부장애를 일으킨다.
생굴회에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고, 기타 비타민, 무기질, 효소성분 등 생체에 유익한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고혈압, 동맥강화, 심장병, 백내장, 관절염, 류마티스성 질환, 간장병, 당뇨병, 암종 등에 유효한 식품이다.

제철 굴, 피부미용에 탁월
식도락가들이여 드디어 상큼한 바다 냄새가 스민 굴을 즐길 때가 돌아왔다. 바야흐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계절 겨울이다.
굳이 원행을 하지 않아도 탐스럽게 자란 싱싱한 굴이 만 원짜리 두 장이면 한 판 가득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시절인가.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온 해산물이다. 특히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에서도 유독 굴만은 생으로 즐겼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굴을 먹으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란 말이 있을 정도로 남성들에게는 자양식, ‘배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고 할 정도로 여성들에겐 피부미용식이었다.
이처럼 지방이 적고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만점, 맛만점인 굴은 8월까지의 산란기를 끝내고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겨울이 되면 최적의 상태가 된다. 그래서 11월에서 2월까지 잡히는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그 시기에 잡히는 굴은 그야말로 날로 먹어도 무쳐 먹어도 끓여 먹어도 맛이 좋다. 물론 생굴로 먹는 것이 굴에 대한 예의지만, 껍질째 석회에 구워 먹는 굴 구이의 맛을 한 번쯤 본 사람이라면 그 고소함과 쫄깃함에 예의도 불사할 정도다.
보통 ‘굴’하면 경남 통영이 떠오르겠지만 ‘굴 구이’하면 단연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굴 단지가 원조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광천IC에서 나와 남당리를 지나 천북면 소재지를 거쳐 10여 분간 내달리
다보면 천북굴단지에 다다른다.
멀리서도 바닷가 쪽으로 굴 구이전문점임을 알리는 간판들이 일렬로 죽 늘어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어두컴컴한 저녁에 가면 그 간판들이 오색 조명을 켜고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손님을 반기니 초행길이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석화로 소문난 천북굴단지
천북굴단지는 인근 장근리 포구 앞 바다 갯벌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들로 조리하는데 굴 맛이 좋기도 유명하다.
이유인 즉은 장근리 등 천수만 일대가 바닷물과 민물이 고루 섞인 뻘이 발달해 미네랄이 풍부하고 또한 일조량도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문난 굴 맛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천북’이라는 조그만 마을이 유명인사가 된 까닭도 이 연유에서다.
사실 천북 굴 단지에서는 사시사철 굴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최고로 신선한 굴 맛을 즐기기는 겨울만큼 좋은 때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맘때가 되면 살이 꽉 차 오르는 굴과의 조우를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천북굴 단지 일대에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석화를 손질하는 아주머니들로 활기가 넘친다. 비록 굴 껍질처럼 투박한 손이지만, 그 손에서는 바다에서 갓 건져낸 굴의 그것마냥 싱싱함이 묻어나오는듯 하다.
그 많은 석화구이집 중에서 ‘고향굴구이’는 특히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곳이다.
과연 소문대로 인상 좋게 생기신 아주머니가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굴 구이를 주문하니, 금세 갯가에서 막잡아 올린 굴 한 바구니를 들고 오신다.
한 바구니에 2만5000원이다. 온 가족이 실컷 먹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다.
이윽고 숯불이 켜지고 그 위에 못생긴 석화가 껍질 째 소북이 올려진다. 그리고 양손에는 장갑이 끼워진다. ‘탁’, ‘탁’.
흡사 난타에서 들었던 리듬마냥 경쾌한 소리를 내며 신나게 굴이 익어간다. 3분 정도 구웠을까.
껍질이 벌어지고 뽀얀 국물과 함께 속살이 드러난다.
역시 능수능란한 주인아주머니가 뾰족한 칼로 뜨거운 굴 껍질을 확 벌리더니,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속살을 꺼내 초고추장에 하나씩 떨어 뜨려 준다.

굴 물회, 굴 칼국수 별미
가게 안은 석쇠에서 굴이 갈라지는 소리와 굴 까먹는 소리뿐이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 바로 이 맛이었던가. 굴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너무 많지 않나 걱정했던 바구니의 굴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깨끗하던 테이블에는 굴 껍질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번 들어도 한번 먹어본 만 못하겠지만, 혹 그 맛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굴 특유의 짭짜름한 맛에 숯불에 익으면서 고소함마저 얹혀 담백하면서도 쫄깃쫄깃함이랄까. 거기다 소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겠다.
굴 맛도 맛이지만 네댓 개가 함께 붙어 있는 것도 있어 굴 까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굴 구이 외에도 굴로 시원하게 맛을 낸 굴 물회도 별미 중에 별미다. 전날 과음한 사람들이라면 구수하고도 담백한 국물이 일품인 굴 칼국수도 함께 곁들이는 것이 좋겠다.
천북은 굴 말고도 보고 돌아올 거리가 많다.
먼저 오천항이 있는데 오천항은 이맘때 많이 잡히는 키조개가 유명하다.
싱싱한 굴로도 성에 차지 않는다면 오천항에 들려 키조개로 겨울 미각을 탐닉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천수만에 들려 갈대밭 사이로 장엄하게 낙화하는 해의 모습을 보는 것도 낭만적인 천북굴기행의 멋진 마무리다.
여행팁
▶ 천북굴단지 가는 방법 - 서해안고속도로 : 광천I.C에서 나와 우회전후 500M 오다가 전방 3거리에서 (청양,광천)방향으로 유턴식 우회전후직진하다보면 서해안 고속도로 밑으로 지나가게 됨.
천북 굴구이단지 이정표 따라 오면 삼거리 우회전, 약 2Km직진하면 천북면사무소 지나 작은 항구와 굴단지가 나온다.
▶ 천수만방조제 가는 방법 1)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32번 국도 → 서산 → 649지방도로 → 부석 →서산 AB지구방조제 → 천수만 2) 경부고속도로 천안I.C → 아산 → 예산 → 29번국도 → 덕산 →해미 → 서산 → 부석 → 서산AB 지구 방조제 → 천수만

함께 가볼만한 곳
서해에서 해가 뜨는 왜목마을
충남 당진군 석문면에 위치한 왜목마을은 서해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동해의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왜목마을의 일출은 바다가 한순간 짙은 황토빛으로 물들어 질박한 충청도의 서정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당진철강단지의 뜨거운 용광로가 연상되기도 하고 심훈의 저항정신처럼 보인다.
서해안임에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땅 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한 장소에서 해돋이는 물론 해넘이와 달넘이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특히 왜목마을 내 석문산에 오르면 시원스런 해변이 내려다보이는데 서쪽 도비도와 난지도로 떨어지는 낙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선착장 주변의 기암괴석과 마을 건너편 올망졸망한 조그만 섬, 포구의 어선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썰물이 되면 조개, 고둥, 낙지를 잡거나 굴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당진은 먹거리가 풍부하다.
안성포구는 박속낙지탕이 일품이다. 이곳의 낙지는 ‘새끼 낳은 소에게 낙지 한 두 마리를 먹이면 금세 기력을 되찾는다’는 말이 있다.
당진산 낙지에 박속을 잘라 넣으면 시원한 국물이 우러나는데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한겨울 성구미포구에 가면 쫀득하고 새콤한 간재미무침을 맛볼 수 있다. 매콤새콤한 양념에 쫀득한 간재미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오돌오돌한 물렁뼈를 씹는 맛이 좋다.
또 회와 탕으로도 먹을 수 있다. 당진군 삽교호 일대는 조개구이집의 천국이다.
백합, 맛조개, 피조개, 키조개, 가리비 등 바다내음 물씬한 조개구이를 맛볼 수 있으며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를 더한다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 서울-당진 왜목마을 가는 길
①경부고속도로 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I.C (39번 국도)-삽교호관광지(8번국도)-송악나들목아래-부곡고대국가공단-현대제철-석문방조제-왜목마을
②서해안고속도로 서울(서해안고속도로)-송악I.C -부곡고대국가공단-현대제철-석문방조제-왜목마을
▶ 예산-당진 왜목마을 가는 길
예산-합덕-순성(지방도 615호)-당진(탑동사거리)-고대면-석문면(상봉)-왜목마을(65km)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