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용마초등학교 강제 우유급식 논란
“난 우유급식이 싫어요!”

학부모 이씨, “일방적인 반강제적 우유급식은 옳지 않다”
낙농육우협회, “우유급식은 자율화, 학교급식과 별개문제”
최근 우유급식을 반강제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정부지침에 의하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우유급식을 제한 나머지 우유급식은 자율화로 진행된다.
하지만 일부학교에서는 자율적인 우유급식에 혼선이 오고 있다.
우유급식을 학생들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학부모와 ‘학교급식법’을 따라야 하는 학교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본지가 학생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강제적으로 실시돼 문제가 되고 있는 우유급식 논란에 대해 살펴봤다.
마산 용마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이모씨(43.남)는 최근 고민이 많다.
이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천식을 심하게 앓았다.
천식이 있는 아이에게 우유는 일종의 알레르기식품에 속한다.
부모입장에서 아이가 우유를 먹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쓰고 있다.
네 몫은 네가 책임져라
이씨는 “미국 우유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영양학적측면에 동조한다.
우유가 영양학적 측면에서 ‘완전식품’이 아닌 것 같다.
환경학적 측면에서도 젖소의 사육환경이나 젖소에게 투여되는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 때문에 우유는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우유반대론자들에 따르면 우유는 동물성단백질이다.
동물성단백질은 산성이기 때문에 혈액을 산성화시킨다. 혈액을 중화하기위해 알칼리성 미네랄이 필요하다.
이때 뼛속의 칼슘이 동원되고 결국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그밖에도 우유의 성장호르몬이 암세포등의 성장촉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송아지용인 젖소의 우유를 먹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가 천식환자인데 부모입장에서 우유를 먹으면 천식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심해진 증상에 대해 처방전을 받은 건 아니지만 부모로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유는 알레르기 환자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영양사가 처음 1일 필요 칼로리로 식단을 짤 때부터 우유를 포함시킨다. 형평성문제 때문에 아이혼자만 우유를 안 먹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어떤 선생님들은 흔쾌히 배려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어떤 선생님들은 우유를 먹기 싫어하는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간혹,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여전히 우유가 칼슘을 비롯한 영양소가 풍부한 ‘완전식품’이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 꼭 먹어야 한다고 믿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반강제로 우유를 먹게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유를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늘 우유가 남아돌고, 아이들 중에는 우유를 버리는 아이들도 있다며 반 친구들은 혼자만 우유를 안 마시는 아들에게 ‘네 몫으로 나온 우유는 네가 책임져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들은 친구들 때문에 먹지도 않는 우유를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온 적이 여러 번 있다. 바로 버릴 수는 없어 냉장고를 전전하지만, 끝내 싱크대 개수대에 버려질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정부는 급식에 자연스럽게 우유를 포함시켜 반강제적으로 아이들이 우유를 먹도록 하고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처방전을 제출하면 된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고 알레르기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70, 80년대처럼 강제적으로 우유를 먹이는 행위는 불합리하다. 알레르기가 있건 없건 아이들에게 우유에 대한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율 없는 자율우유급식
하지만 해당 초등학교 영양사는 “우유급식은 정부시책에 의해서 ‘학교급식법’에 따른다. 현재 우리 학교와 이 지역 학교들은 우유자율급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유에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특별한 아이들의 경우 예외로 우유를 안 먹을 수 있다. 의사 처방전을 제출하고 학교동의서를 받은 아이들은 우유급식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기 아동한테 우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며 우유급식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우유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며 “알레르기 처방전이 있는 아이들은 예외지만 다른 일반아이들은 우유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의 교장은 우유급식의 자율화에 대해 “이 지역 우유급식은 다 학교급식에 포함되어 있다. 교육청지침에 따라 ‘학교급식법’에 따른다.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우유업체를 선정한다. 우유업체 선정은 업체들 간에 가격이 동일하고 정부보조금도 나오기 때문에 업체선정은 학생들의 선호도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 공무치침에 ‘흰 우유를 먹여라’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흰 우유를 잘 안 먹는다. 선생님들은 집에 가져가든가 알아서 처리하라고도 하지만 억지로 먹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제로 우유를 반쯤 먹다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일도 다반사”라며 강제 우유급식의 문제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경영팀 노수현팀장은 “학교우유급식은 청소년의 체위향상과 소득계층에 따른 영양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과 더불어, 백색시유 소비량의 11%를 차지하고 있어 낙농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소비계층”이라며 “학생들이 우유급식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낙농육우협회는 “현재 규정으로 학교급식과 우유급식은 별개로 분리되어 있다. 우유급식은 자율화다. 우유급식은 학교와 영양사가 관리하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저소득층 아이들에 관하여 무상우유급식을 지원한다. 학교급식은 교육부가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성장기 아이들은 우유를 먹어야 하는데 요즘 너무 안 먹어서 걱정이다”고 말해 우유급식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해당 교육청에서는 “2008년 2월 학교급식법시행령개정에의해서 우유급식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우유급식은 학기 초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학교자체적으로 학부모, 교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서 학교장이 정한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교육청 ‘2008 학교급식기본방향’에 따르면 첫째항목에 ‘백색우유 또는 강화우유(원유 100%)를 공급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 셋째항목에는 ‘백색우유 음용을 위한 사전노력(백색우유 음용 우선 시도, 백색우유 음용 회피학생 면담 등)을 한다’고 명시하며 흰 우유를 반드시 먹게끔 하고 있다.
또 학교우유 급식 실시 방법으로 ‘일반급식(자부담)은 학생?학부모 및 교사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우유급식 목적과 교육적 측면을 고려하여 가급적 전학생 급식이 되도록 한다’고 명시해 전 한생에게 우유급식을 강요하고 있다.
또 ‘학교급식법’에 우유급식에 관한 조항에는 ‘곡류 및 전분류, 채소류 및 과일류, 어육류 및 콩류, ‘우유 및 유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명시되어있다. 결국 우유급식을 전학생에게 반강제로 하도록 표기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학교 천식?알레르기과 박흥우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우유 때문에 호흡기질환 천식에 알레르기가 일어난다는 대규모 연구결과는 없다. 하지만 피부질환인 아토피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아이들이나 일부 어른들이 우유를 먹어서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우유를 먹어서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진 경우, 우유를 금지하기도 한다”며 “경우에 따라 우유가 알레르기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취재/ 장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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