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서민들의 따뜻한 뱃속을 책임지는 국밥 한 그릇이 생각나는 겨울이다. 뜨거운 국물에 밥한 그릇 말아 먹으면 뱃속은 물론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콩나물 국밥이 있는 ‘전주관’을 찾았다.
관악산 자락 낙성대에 가면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콩나물국밥집이 있다. 요즘 국밥집은 많지만 시원한 국물과 식감 좋은 콩나물이 어우러져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콩나물 국밥은 흔하지 않다.
원산지 재료만 엄선해 사용
제대로 된 콩나물 국밥 맛을 내기 위해 ‘전주관’에서는 매일 전주에서 직송한 콩나물만을 사용한다. 많은 콩나물 중에서도 굳이 전주에서 재배된 콩나물만을 고집하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전주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과 고소함은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시원한 국물맛을 위해 무, 양파, 대파 등 5가지의 야채와 다시마, 멸치, 새우 등 6가지의 해산물로 육수를 우려낸다고 한다. 야채와 해산물이 어우러진 ‘전주관’의 콩나물 국밥의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콩나물 국밥은 입맛에 따라 청량고추와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먹을 수 있고 국밥에 장조림을 올려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전주관’의 또 다른 별미는 바로 ‘쌈밥정식’과 ‘김치돼지전골’이다.
쌈과 고기로 정형화된 일반 쌈밥과 달리 이곳에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제육볶음, 삼겹살, 차돌박이 등 고기를 선택하여 쌈밥을 즐길 수 있다.
쌈밥정식은 계란찜과 된장찌개가 딸려 나오고 쌈채소는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가게 한켠에는 쌈채소 전용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다.
손님이 따로 주문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 언제든 냉장고에서 채소를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냉장고에는 상추, 깻잎, 청경채, 치커리 등 10여종이 넘는 채소들이 항상 준비되어있다.
‘전주관’의 김치돼지전골은 다른 곳의 그것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김치돼지전골은 묵은지와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낸 전골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의 김치돼지전골은 국내산 생삼겹과 햄, 어묵, 떡 등을 넣고 끓여낸 부대찌개와 같은 느낌의 전골이다. 전골에 사용되는 육수는 콩나물 국밥에 들어가는 육수를 사용해 감칠맛을 더한다.
원래 이 메뉴는 가게의 성격과 맞지 않아 메뉴에서 빼려고 했으나 손님들의 반발로 인해 메뉴에서 뺄 수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간다
‘전주관’은 2000년 개업 당시에는 지금의 사장인 양영표 사장의 어머니와 고모가 함께 가게를 꾸려나갔다고 한다. 그러던 것을 2004년 양사장이 물려받아 이어가게 됐다고 한다.
음식점으로서는 취약한 위치인 2층에 자리 잡은 전주관이 지금까지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는 까닭은 처음 가게를 찾았던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어머니의 육수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단골손님이 많은 까닭도 바로 이 비법 육수 때문일 것이다.
‘전주관’의 또 다른 인기비결 중 하나는 가게에서 고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쌈밥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생삼겹이나 차돌박이는 불판위에서 굽다보면 냄새가 나고 연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국밥을 먹으러 온 손님들이 고기냄새에 불쾌해하지 않을까 고심하던 양사장은 스팀불판을 설치해 고민을 해결했다.
스팀불판에서 고기를 구우면 냄새는 물론 연기도 나지 않아 모든 손님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양사장은 “그래도 고기 냄새가 나야 손님들이 고기를 더 먹고 싶어 하는데 냄새가 너무 안나서 걱정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추운 겨울날 뼛속까지 따뜻해지는 국물이 생각난다면 ‘전주관’을 방문해보자. 전주가 아닌 서울에서 제대로 된 전주식 콩나물 국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