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빈은 흡연자 천국”
“스타벅스, 커피빈은 흡연자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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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을 조장하는 흡연석

흡연을 조장하는 흡연석

“스타벅스, 커피빈은 흡연자 천국”

▲ 흡연석에서



직장인 이모(33) 씨는 오늘도 담배를 피며 커피를 마시기 위해 ‘The coffee bean & tea leaf(커피빈)’을 찾았다.

금연빌딩의 확대로 담배 피울 곳이 줄어들었고,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가 주로 찾는다는 ‘The coffee bean & tea leaf(커피빈)’은 야외테라스와 통유리로 된 널찍한 공간에 흡연석이 마련되어있어 많은 흡연자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장시간 담배를 피워도 그 어떤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흡연자들의 천국이다.


‘경치 좋은 흡연석’이 늘어난다


현재 커피 전문점 흡연석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Tom n toms(탐앤탐스)’는 한 개 점포를 제외한 98개 전 매장에 흡연석을 설치했다.

‘Starbucks(스타벅스)’는 전체 270개 매장 중 20여 개 매장에서 흡연이 가능하다. ‘The coffee bean & tea leaf(커피빈)’ 또한 모든 매장에 흡연석이 마련되어 있다.

흡연석은 구석진 자리나 1~2테이블에 머물지 않는다.

전체 테이블의 평균 1/3정도를 차지하는 흡연석은 외관상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탁 트인 넓은 시야, 신선한 공기, 독립된 공간이라는 흡연석만의 장점이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흡연석’의 흡연자들은 심지어 멋져 보이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 같기도 하고 왠지 같은 커피를 마셔도 분위기 있어 보인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들마다 가장 좋은 위치에 마련된 흡연석은 유명커피브랜드와 접합돼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비흡연자인 변모(28) 씨는 “누구나 멋진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비흡연자로서 그 좋은 환경을 이용할 수 없어 불만”이라고 하며 “외부와 공개된 장소에 마련된 흡연석이 흡연을 조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힘들게 금연을 결심한 김모(35) 씨는 이 흡연석을 볼 때마다 금연의지가 흔들린다고 한다.

김씨는 “담배 피는 모습을 보면 담배가 간절”하다며 “굳이 커피 전문점에 들르지 않아도 야외테라스에서 훤히 보인다”며 “담배연기를 고스란히 맡게 돼 더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존의 흡연손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과 새로운 여성흡연자의 증가로 커피 전문점들은 흡연석을 확장했다. 금연석과 흡연석을 분리하고 흡연자들을 위해 담배피우기 좋은 환경을 마련한 것은 분명 커피 전문점들의 배려이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들은 흡연자들을 너무 배려한 나머지 ‘완벽한 흡연 장소’를 만들었다.

이는 평소 비흡연자가 담배피우는 욕망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을지언정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나 청소년들에겐 ‘금연’에 대한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한다.

애연가 이모(28)씨는 “몸에 나쁜걸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건 흡연자들의 권리다.

흡연석의 담배피우는 모습이 흡연을 조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반박했다. 이어 “흡연석의 흡연이 문제가 된다면 그건 커피 전문점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햄버거 집을 보면서 다이어트가 힘들다는 것과 같은 이치. 흡연석에서 흡연조장은 말도 안 돼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보건부, 공공장소 금연강화


CJ푸드빌 ‘A Twosome Place(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모든 지점에 흡연석을 만들지는 않지만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거나 주 고객층이 20대 후반인 곳은 흡연자 비율이 워낙 높아 흡연석을 많이 확보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객 입맛에 맞춰 설치한 ‘흡연석’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아무리 금연, 흡연 공간 구분을 확실히 해 놓아도 비흡연 고객들에게서는 불만이 나오기 때문. 특정 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리는 등 흡연석의 공간 활용률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비흡연자인 직장인 이모(26) 씨는 이대의 ‘TRINITEA(트리니티)’ 커피전문점에서 곤란한 경험을 했다.

빈자리가 없어 흡연석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 담배연기가 고스란히 공유됐던 것이다.

편안한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러왔던 이 씨는 도리어 기분만 상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현재 브랜드 커피숍들은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반반씩 나뉘어 있지만 차단벽이 허술해 금연 구역의 비흡연자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건물 안에 흡연구역이 있으면 이처럼 간접흡연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장기적으로 공중이용시설 안에 설치된 흡연구역을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공중이용시설 실내에 흡연구역을 따로 둘 수 있도록 허용된 규정을 삭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항이나 버스 터미널, PC방, 면적 150제곱미터의 음식점 등에서의 흡연이 전면 금지된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편의점 등에서 담배를 진열해 파는 것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성인이라도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만 담배를 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일순 한국 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담배 회사들이 일반 여러 가지 행사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이런 것들은 전부 담배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것을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런 금연종합대책을 올해 안에 확정해 현재 40%대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20%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담배 업계와 애연가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취재 / 장종욱 기자
st32@sisatoday.com


나라별 금연법 실태

세계적인 금연열풍!!


호주 : 1999년 실내 레스토랑에서 금연시작. 2007년 7월부터 모든 클럽, 바까지 금연을 확대했다.

2008년 어린이들을 간접흡연 노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6세 이하 어린이가 타고 있는 자동차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고, 노출된 장소에서 담배를 판매할 수 없으며, 담배회사의 스포츠나 레이싱 경기스폰서도 금지한다.


미국 : 현재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저지 등 35개의 주가 어떤 형태로든 금연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20개 이상 되는 도시의 공원과 해변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했다.

공원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운다면 벌금 500달러(약 70만원)를 물게 된다.


프랑스 파리 : ‘흡연자의 천국’ 이라 불릴 만큼 흡연에 관한 한 관대한 파리.

카페 안이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일이 하나의 낭만으로까지 여겨지던 프랑스도 2008년 1월1일부터는 호텔, 레스토랑, 카지노, 클럽, 바, 학교, 공항과 지하철 등 모든 실내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실시 중이다.

위반자에게는 벌금 68유로(약 12만원), 주인에게는 135유로(약 24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홍콩 : 2007년 1월1일부터 실내는 물론 공공 실외장소의 흡연을 전면 금지하며 ‘완전금연도시’ 를 선언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휴지통이 있는 곳에 서서 다 피우고 움직여야 한다. 벌금은 5000홍콩달러(약 88만원).


싱가포르 : 2007년 7월부터 클럽과 바, 가라오케 등의 유흥업소까지 금연 지역이 확대됐다.

또한 건물 밖의 외벽이나 구석진 곳에서 흡연시에도 단속 대상이 된다. 금연 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벌금은 650싱가포르달러(약 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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