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쉐이크’ 배우 전혜진
“색깔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아역 은실이에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 ‘외유내강’캐릭터에 끌려
영화 ‘모니터링’ 가장 떨려, 연륜·자신감·믿음 있는 연기위해 노력
1999년 SBS 드라마 <은실이>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전혜진이 영화 <블러디쉐이크>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전혜진은 현재 SBS 주말드라마 <가문의 영광>에 출연중이다.
전혜진은 1998년 MBC <베스트극장-내 짝꿍 박순정>으로 데뷔, 경력 10년차의 베테랑이다.
꾸준한 연기활동으로 지칠 법도 한데 그는 신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 나이 또래의 여느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풋풋한 느낌이다. 이제는 성인연기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발랄하고 성숙한 배우 전혜진을 만나보았다.

2월이지만 유난히 포근했던 오후, 쉬폰소재의 하늘거리는 핑크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전혜진은 봄을 재촉하는 것 같았다.
아역연기자로 잘 알려진 배우지만 현재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긴 웨이브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가냘픈 손길이 여성스럽고 성숙해보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한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그는 발랄한 이미지의 수다스러운 친구로 변했다.
주위에서 그를 ‘4차원’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 결심

현재 동국대학교 공연예술과에 다니는 전혜진은 학업과 연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어한다.
“저는 아역 탤런트때부터 학교 다니는 게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공부는 연기처럼 정열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신통치 않았어요.(웃음)”
전혜진이 이번에 출연하는 영화 <블러디쉐이크>는 ‘저예산블록버스터’ 다. 신인 감독과 특별한 대형투자사 없이 배우와 스텝이 지분을 갖는 형식으로 제작된다.
전혜진은 처음 이영화의 출연의 제의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모든 고민이 사라졌다.
“시나리오가 너무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제가 연기하게 될 수경이란 캐릭터가 너무 맘에 들었어요. 요즘 관객들은 배우나 스케일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대중성만 추구하는 영화는 이젠 인기가 없죠. 스토리가 좋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진짜 좋은 영화’ 는 배우나 감독에 상관없이 관객들에게 인정받는다는 확신이 있어요. 때문에 신인감독, 열악한 환경, 비스타급배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전혜진을 영화에 푹 빠지게 한 영화 속 캐릭터는 어떤 인물일까 궁금했다.
“가냘프고 여성스럽고 남자들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약한 겉모습의 소유자에요. 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강한 캐릭터죠. 극중 수경은 숙녀도 아닌 소녀도 아닌 여자로서의 캐릭터에요.. 지금의 나와 가장 잘 맞고...그 나이에 맞는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블러디쉐이크>에서 수경은 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인이면서 꽃집도 운영하고, 또 정신연령이 5살 밖에 되지 않는 삼촌을 돌보며 소녀가장으로 살아간다. 영화는 이러한 모든 일들을 수경을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당돌·명랑·솔직·유쾌한 배우

전혜진은 극중 꽃집을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역을 위해 실제로 플로라과정을 경험하기까지 했다.
“몇 달간 꽃포장과 관리 등을 배웠어요. 어색한 연기가 싫어서 꽃포장을 배운거죠. 시각장애인이 꽃포장을 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손 감각으로만 포장했는데 좀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콘텍트렌즈를 빼고 촬영했어요. 그러다보니 실제로 앞이 흐리고 잘 보이지 않아 고생 많이 했어요.”
<블러디쉐이크>의 촬영장 분위기도 전했다.
“다소 주제가 무거운 영화지만 촬영은 편하고 재미있게 했어요. 여름에 촬영된 <블러디쉐이크>는 날씨에 있어서 애로사항도 많았어요. 순천 세트장은 지리적인 위치도 그랬지만 특히 작년에는 강수량이 적어 더 무더웠죠. 영화 속 비오는 장면은 모두 살수차가 동원됐는데 폭우처럼 퍼부어대는 빗줄기가 배우들을 힘들게 했어요. 하도 비를 계속 맞다보니까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추워 몸에서 김이 날 정도였어요.”
김지용 감독은 전혜진을 반드시 대성할 노력파형 배우라고 생각한다.
“어리지만 솔직한 배우에요.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막내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혜진을 애어른이라고 불렀어요. 저에게도 영화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혜진이가 챙겨줬어요. 역시 베테랑 연기자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어요.”
배우 전혜진의 이상형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어릴 적부터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편한 사람이 좋아요. 아빠 같은 스타일로 겉모습보다는 성격 좋은 남자가 좋아요.”
여리하고 가냘픈 외모와 달리 당돌하고 명랑한 전혜진은 극중 수경캐릭터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외유내강’의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많은 박수를 보낸다.
배우 전혜진은 누구?
1998년 데뷔이후 꾸준한 활동을 보인 전혜진은 1999년 SBS 드라마 <은실이>이후 2000년 영화 <학교전설>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2년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2003년 SBS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 2004년 영화 <신부수업>, KBS1 드라마 <백만송이>, 2006년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 2007년 영화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영화 <궁녀>, KBS2 드라마 <일단뛰어>의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활동했다.
이밖에도 여러 CF, 화보 등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