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가격으로 배불리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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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삼겹살집 ‘세상만사’

‘물가가 너무 올랐다’, ‘경기가 어렵다’는 말은 매일 인사처럼 건넬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 되어 버렸다.

경기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서민들의 지갑도 꽁꽁 얼어붙어 좀처럼 열릴 줄을 모른다. 이럴 때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발길이 저절로 향할 것이다.

어려운 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 바로 일산에 위치한 ‘세상만사’이다.


싸고 양 많고 맛있는 고기를 먹는 건 모두가 원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삼박자를 모두 갖추기란 쉽지 않다.

‘세상만사’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삼박자를 모두 갖추었다는 점이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게 1인분에 2900원이란 가격은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다.

대패삼겹살이 1인분에 2900원, 삼겹살은 4500원, 갈매기살 역시 4500원으로 다른 가게의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가격이 싸면 고기의 질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만사’는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손님들에게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반찬수를 줄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국내산 생삼겹’만을 고집하던 임영주 사장(42·여)은 많은 손님들이 질 좋은 고기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싼 가격으로 배불리 먹길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국내산 생고기로는 단가를 내리기가 힘들다는 판단에 수입산 고기로 메뉴를 교체하였다. 수입산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고기를 고르지 않고 까다로운 안목으로 질 좋고 맛 좋은 고기를 선택하였다. 또 철저한 원산지 표기로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패 삼겹살이라면 종잇장처럼 얇은 고기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세상만사’의 대패 삼겹살은 다른 곳들과 달리 약간 두툼한 편이다. 고기가 너무 얇으면 불판위에 고기를 올렸을 때 쉽게 타고 씹는 질감도 좋지 않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상만사’는 고기의 두께를 두껍게 하고 불판도 스팀으로 굽는 불판으로 교체하였다. 기존에 불판은 고기를 불판에 올리면 쉽게 타고 연기도 많이 나서 불판 교체를 자주 해야 했기 때문에 인력비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팀 불판을 사용 후 고기가 눌어붙거나 타지 않아 불판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인력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만사’의 삼겹살은 프랑스산을 고집한다. 이유는 뒷맛이 고소하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은 손님들은 ‘고기에 양념을 한 게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로 고기 맛에 차이가 있다.

고기값을 내리기 위해 반찬 수는 줄었지만 재료는 최상급만을 사용한다. ‘세상만사’의 상추는 한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편이다.

상추는 직접 농장에서 공수해오는데 일부러 작은 상추만 선별하여 구입한다고 한다. 작은 상추는 쌈을 싸면 한입에 딱 알맞은 크기로 부담이 없어 먹기 편하다.

밥상에 올라오는 채소들은 모두 문경에서 시어머니가 직접 재배하신 것들이다. 쌀, 참기름까지 모두 직접 농사지은 것들 이라고 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손님들은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이라고 하면 믿지 못하는 눈치라고 한다. ‘그렇게 좋은 것들로 어떻게 장사를 하느냐’는게 대부분의 반응이라고.

손님들의 그런 반응에도 임 사장은 “정직하게 장사하면 손님들이 믿게 되어있다”며 재료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는다.

상에 올라오는 고추 장아찌와 오이 피클은 가게에서 손수 담근 것이다. 직접 맛본 손님들이 “어디에서 구입했느냐”고 물을 정도로 맛이 좋다. 시골에서 땀으로 재배한 고추와 임 사장의 손맛이 더해져 알싸하고 짭조름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세상만사’에 찾아온 손님들은 두 번 놀란다. 저렴한 가격, 그리고 푸짐한 양 때문이다. 대패 삼겹살이 얇아서 많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임 사장은 “정량대로 제공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대부분의 고기 집들이 정량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상만사’는 철저하게 정량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끔 너무 정직한 양 때문에 손님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손님들은 “고기를 너무 많이 줘서 다 먹을 수가 없다”며 고기를 남기고 돌아가기도 하고, “양이 많아 추가 주문을 할 필요가 없다. 손해보고 장사하는 거 아니냐”며 오히려 가게를 걱정 한다고 한다.

푸짐하고 저렴한 삼겹살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세상만사’. 주머니가 가벼운 날 삼겹살에 소주가 생각난다면 꼭 찾아가보자.

가격/ 대패 삼겹살 2900원, 삼겹살 4500원, 갈매기살 4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새벽2시
전화번호/ 031-975-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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