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제과업계에 또다시 먹거리 파문이 일고 있다.
그중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기업은 국내 굴지의 제과업체 오리온. 오리온은 지난 2월 한 달에만 살모넬라 땅콩 논란에 이어 멜라민 첨가물 논란까지 이연타를 맞았다.
더욱이 논란이 됐던 제품 중에는 지난해 멜라민 파문이 일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퍼졌을 때, ‘최고의 원료만 사용해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오리온의 프리미엄 라인 제품까지 포함돼 있어 그 파장을 더하고 있다.

또다시 찾아온 멜라민 파문
가장 최근 불거졌던 멜라민 첨가물 논란은 다행히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로 완제품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그동안 논란이 됐던 오리온의 ‘고래밥’ ‘닥터유 골든키즈100%’ ‘고소미’ 등의 유통판매 금지가 해제됐다.
이에 앞선 23일 식약청은 “뉴질랜드 식품안전청(NZFSA)에서 독일 CFB사 스페인 공장에서 제조한 피로인산제이철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정보에 따라 (주)엠에스씨가 국내에 수입(3회, 5400kg)한 동일 제품을 검사한 결과, 멜라민이 8.4ppm~21.9ppm 검출되어 해당 제품을 유통·판매 금지 및 압류·회수 조치하고 해당 회사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고소미, 고래밥, 닥터유 골든키즈 등 3개 브랜드 7개 제품이 조사대상이 됐다.
그런데 식약청 조사결과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오리온은 식약청의 발표에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는 한편, 소비자들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오리온이 해당 제품에 멜라민 첨가물이 혼입돼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하는 등의 처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달 사이에 두 번 가슴 ‘철렁’
식약청의 발표가 있기 전 본지와 전화 통화한 오리온 관계자 역시 “회수조치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식약청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멜라민 파문이 일기 바로 직전에도 오리온은 ‘땅콩강정’에 들어가는 땅콩이 살모넬라 감염 논란이 있었던 미국 PCA사의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시장에 유통된 제품들을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뿐만 아니라 오리온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수입한 허쉬 초콜릿가공품 1만여 상자를 유통기한을 변조해 시중에 판매해온 사실이 들통나 큰 홍역을 치루기도 했었다.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제품 안전성 논란에 오리온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마저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평소 오리온의 닥터유 컬렉션을 즐겨 찾던 한 소비자는 “멜라민 의심 논란이 있을 당시 오리온은 사태해결 의지 보다는 식약청 결과만 기다리는 안일한 모습만 보여준 것 같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살모넬라 논란이 있을 당시 오리온이 회수조치를 하지 않아 우리가 임의적으로 제품을 매장에서 뺐다”며 “오리온의 제품에서 멜라민이 미검출됐다고는 들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다시 매장에 내보낼지는 논의해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살모넬라·멜라민 파문으로 먹거리 안전성에 불안을 느꼈던 소비자들은 오리온의 안일한 대처에 두 번 상처를 입은 셈이다.
때문에 고객의 신뢰도 잃고 기업의 도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오리온이 앞으로 논란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