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계열사 동양매직이 최근 공격적 행보에 제동이 걸린 사건이 발생해 구설수에 올랐다. 동양매직은 올해 정수기 렌탈시장 3위 진입을 목표로 새해벽두부터 분주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런 때에 동양매직의 정수기를 렌탈한 한 소비자가 A/S기사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며 민원을 제기해 마찰을 빚었다. 이에 대해 동양매직 측은 “단순한 A/S직원의 실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거 동양매직이 제조·생산하는 제품에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만큼 이번 건도 동양매직이 소비자의 목소리를 등한시한 ‘해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방가전 전문기업인 동양매직은 정수기 렌탈사업에 공격적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 총 10만5천대 판매를 달성, 시장 3위 안에는 든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세웠다.
하지만 이런 동양매직의 야심찬 목표는 초장부터 ‘삐걱’이고 있다.
동양매직, 초장부터 ‘삐걱’
최근 동양매직 정수기를 렌탈한 한 소비자가 동양매직 A/S센터에 필터 교환을 의뢰했는데, 해당 A/S직원은 마치 필터 교환을 한 것처럼 꾸며 수리비만 챙겨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서울 강남에 사는 K모씨는 최근 정수기 고장으로 필터 4개를 8만1천500원을 주고 교체했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이 A/S직원은 필터를 교체하지 않고 돈은 다 받아갔던 것.
이에 대해 동양매직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건은 단순한 A/S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직원이 입사한 지 얼마안 돼 미처 교육이 들 된 상태였고, 4개 필터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에게는 해당 서비스센터장과 기사가 직접 찾아가 사과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했다”며 “단순한 실수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일로 동양매직에서는 고객민원처리를 전담할 수 있도록 3명의 직원을 충원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민원 제기에도 동양매직은 ‘그때 뿐’
일각, “소비자 불만 목소리에 바른 자세부터…”
그러나 동양매직의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썩 달갑지는 않다. 동양매직은 매번 불미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런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갔다는 것. 사실 동양매직의 제품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봐도 부지기수로 많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도 한때 가스레인지 폭발사고라든지 불량 식기세척기 판매 등으로 동양매직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제야 고객민원처리를 전담하는 직원 충원과 A/S직원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키겠다는 동양매직의 약속은 소비자들에게 있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가스레인지 폭발사고부터 A/S민원까지 불만 속출
지난해 3월에는 동양매직 가스레인지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바탕 소동이 크게 벌어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가스레인지를 구입한 후 1년 새 두 번째 폭발이었다는 것.
당시 해당 소비자는 “가스레인지가 무슨 수류탄도 아니고 6개월새 두 번이나 폭발할 수가 있느냐”며 격분을 했고, 동양매직 측에 강력 항의를 했다. 하지만 동양매직에서 돌아온 답변에 더욱 분노를 금치 못했다.
동양매직 측은 “환불이나 피해보상은 없다. 제보를 하든 맘대로 하라”며 어이없는 대응을 보였던 것. 이에 화가 난 소비자는 인터넷 사이트에 사연을 올리자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그제서야 동양매직 측은 “제품 결함이 맞다.보상해줄테니 없던 일로 하자”며 연락을 취해왔다. 하지만 이 소비자는 “다른 것도 아닌 안전을 위해 제품을 교환해달라고 할 때는 무시하더니 문제가 되니까 그제서야 이런 태도를 보이는 동양매직 측에 분노를 느낀다”며 업체측 제의를 거부했다.
이뿐만 아니다. 동양매직 제품을 구입했다가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제품 하자에 관한 민원에서부터 A/S민원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이중 한가지만을 들자면 최근 한 소비자는 동양매직 식기세척기를 구입한지 1년도 채 안돼 이전설치신청을 했지만 동양매직 측은 A/S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전설치비용을 요구했다. 이에 소비자는 “다른 가전회사들은 이사하는데 무료로 이전을 해주는데, 유독 동양매직 측에서는 이전비용을 요구하는 지 근거를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외에도 ‘동양매직 정수기 무상수리를 받다가 새 제품이 다 망가졌는다’는 민원에서부터 ‘정수기 부품이 없어 A/S를 못해준다?’는 내용의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도 있었다.
특히 동양매직의 불친절한 A/S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는 더욱 많았다.
“민원사항, 공개 어렵다”
이와 관련해 동양매직 홍보실 관계자는 “비단 우리 회사의 제품에서만 불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전제품에 불만사항이 나올 수 있다”며 “그래도 앞으로는 더욱 세심하게 소비자입장에서 최선을 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본지가 동양매직의 전체 민원발생건수와 처리율 등 민원 내용과 관련된 자료일체를 요구하자, 이에 대해서는 회사 기밀(?)이므로 공개가 어렵다고 답신했다.
때문에 동양매직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동양매직의 이런 태도에 실망하고 있다.
동양매직 제품을 이용하다 불만을 제기한 한 소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동양매직은 불만을 제기하면 잠깐 그때만 대응을 할 뿐, 정확한 불만원인에 대한 해결에는 등한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정수기렌탈 시장 3위 진입과 음식물처리기시장에서도 야심찬 목표를 세운 동양매직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좀 더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자세부터 바로 잡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동양매직은…

동양매직은 1996년 세탁기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상을 수상했고, 1999년에는 한국 산업 브랜드파워 1위기업(가스오븐레인지/전자레인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 2000년 우수기업연구소 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 2002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가스오븐레인지를 개발, 2003년 디자인진흥원장상, 2005년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 2006년 한국마케팅 브랜드 명품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한편, 동양매직에는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장녀인 현정담(32) 상무보가 근무하고 있다. 현 상무보는 최근 정기인사에서 동양매직 부장에서 상부보로 승진했다. 현 상무보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2006년 10월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한 뒤 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됐다. 현 상무보는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회사 주식(4.57%)를 보유하고 있어 차기 오너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