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시장 변화의 새로운 시도, 새바람은 이제부터.
농산물 수입개방과 WTO체제의 출범으로 우리 농가가 직면한 문제는 적지 않다. 우리 것을 지켜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시장개방 압력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무한경쟁시대” 적자생존의 시대에 직면했다. 단순히 국내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기에는 다른 나라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냉엄한 현실 속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켜낸다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경남 창녕군 대지면에 위치한 대동상회. 풍운농산 박 순구 대표(48). 농사꾼으로 시작해서 창녕의 대서마늘을 대한민국최고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하기까지 그의 우리 마늘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남달랐다.
“마늘”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얼굴에서 지난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
20-30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얻은 노하우와 탄탄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박 대표는 대동 상회를 설립 본격적으로 농산물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창녕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대동 상회. 처음 박 대표의 생각은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농가수익의 증대였다고 한다.
그러나 부지매입의 어려움과 대형할인마트의 출현 등으로 벽에 부딪친 박 대표는 본인이 직접 농산물유통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대동 상회를 설립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기본생각을 갖고 있던 박 대표는 우선 최고의 품질을 가진 농산물생산에 박차를 가해 양파, 고추, 마늘등의 농산물재배하여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 내기에 이른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농산품의 생산보다는 한 가지라도 제대로 생산하여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유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마늘”생산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현재 창녕대서마늘이 대한민국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자랑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갔다.
그 후 박 대표는 풍운농산이라는 “깐 마늘 전문유통회사”를 설립 마늘에 관한한 국내 최고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이른다.
웰 빙(Well-Being)이라는 테마와 함께 찾아온 마늘시장의 성장가능성
최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단어중의 하나는 웰 빙(Well-Being)이다.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질을 찾는 문화적 현상을 바탕으로 “마늘”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봇물처럼 밀려나오고 있다. 구운 마늘환, 마늘을 먹여 키운 소 나 돼지 심지어는 마늘다이어트까지 실로 마늘이 사용 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 용도는 다양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품질의 마늘을 원료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제품의 품질은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대동. 풍운 농산의 박 순구 대표는 보통 마늘은 대서산(스페인)과 남로산(대만)으로 나누어지는데 대서산 마늘이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많고 품질이우수해서 농가소득증대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만 초기에 대서산 마늘이 정부권장품목에서 제외되어 보급에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한다.
현재 창녕의 대서마늘의 최고의 품질과 전국적인 보급망이 갖춰진 것은 박 대표의 끊임없는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격적인 마늘홍보와 연구의 시작은 이제부터
마늘보급의 지도가 우리나라 현 정치 지도와 거의 유사하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2004년 7월 농협중앙회에서 7월의 ‘중매인왕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함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되어 박 대표에게 수상소감을 물어보았지만 “자기보다 더 열심히 우리나라 농산물유통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면서 겸손한 웃음을 짓는다.
창녕의 대서마늘은 9월 중순부터 10월경에 파종 이듬해 5월-6월 사이 수확하여 저장 보관하며 햇마늘이 나오기 전까지 마늘시세를 면밀히 살펴 마늘가격의 폭락, 폭등을 막기 위하여 시세조절하고 나아가 농가소득이 극대화될 시점에 출하시킨다. 전국의 마늘시세 형성과 출하시기조절을 하는 것이 박 대표의 주요업무중의 하나.
창녕의 대서마늘이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이유는 창녕의 토양자체가 마늘재배에 적합한 면도 있지만 마늘의 건조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녕의 대서마늘은 인공건조방식이 아니라 자연건조방식을 채택해 색깔부터 다른 지역의 마늘과 다르고 윤기가 흘러보기에도 좋고 장기보관도 가능하다면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박 대표는 본격적인 마늘홍보와 연구는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나를 키운 것은 땅, 땅으로부터 받은 것을 사회로...
만년 농사꾼이고 지금 마늘 유통업을 하고 있지만 언제라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나를 키운 것은 땅이라고 말한다. “땅은 내가 정성을 쏟은 만큼 나에게 돌려준다.”고 굳게 믿고 있는 박 대표는 땅을 신뢰하듯이 사람에 대한 신뢰도 남다르다.
영수증하나 받지 않고 몇천만원 어치 거래를 하고 아직도 얼굴을 보지 않고 거래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박 대표의 경영철학은 “신뢰”로 시작해서 신뢰로 끝이 난다.
향후 박 대표는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사회로 일부 환원한다는 야심 찬 포부도 밝혔다. 장학재단의 설립, 공공 도서관 건립, 나아가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 마련 등이 “장래의 꿈”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모습에서 장인정신과 꿈을 실천하려는 소박한 농부의 모습이 교차됨을 느낀다.
관련기관들의 노력이 “신토불이”실천의 밑거름
농업에 관련된 기관들과 업무종사자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경험을 함께 가진 전문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정부가 농산물을 통해서 물가조절을 시도하려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는 앞으로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노후연금을 많이 받는 시대가 와야 하고 공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사교육비절감 농촌지역에 대학을 설립해서 지역전문가를 양성해야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밝혔다.
아울러 일선 담당자들의 전문지식부족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하면서 탁상행정보다는 현장행정을 펼쳐 농민들의 마음일 헤아리는 정책의 입안과 실천만이 앞으로 우리 농민들이 농촌을 지키고 꿈을 키워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는 “신토불이”실천의 밑거름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제는 새롭게 도약할 때.. 다시 초심으로.
이농현상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줄어들고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평균임금수준 보다 떨어진다면 우리 농업에 대한 미래는 없다. 라고 잘라 말하는 박 순구 대표.
갈수록 재배면적이 줄어들어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 마늘재배를 활성화 시킬 대안으로 “종자개량”과 현재 정부가 관할하는 등록업무를 능력 있고 검증된 전문가 개인이나 단체에 업무를 위임하여 전문가 중심의 활성화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농사가 천직이라고 말하면서 너털웃음을 짓는 대동. 풍운농산의 박 순구 대표. 이제는 새롭게 도약할 때라고 그의 웃음에서 창녕 대서마늘의 미래를 본다. 아니 나아가 대한민국의 마늘시장의 현주소를 본다. 현장에서 체득한 풍부한 경험과 마늘하나만은 자신 있다는 그의 평소의 지론, 더 나아가 초심을 잃지 않는 그의 철저한 마인드, 이러한 것들이 결합되어 한 목소리를 낼 때 우리농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대동. 풍운 농산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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