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동영상 악용한 방송에 뿔난 엄마들, “내 아이 살려내라”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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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사옥 앞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 열어 반인권적 방송행태 규탄

종교방송인 CTS기독교TV가 아이들의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을 비방 목적으로 방송에 무단 사용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CTS는 동영상을 무단 사용한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담긴 방송자료를무려 2년 동안 인터넷 등지에 유포시켜 피해를 키웠다고 전해졌다.

▲ ‘CTS방송피해자모임’의 피해부모들이 ‘아동의 인격을 살해하고 정신적 고통까지 철저히 외면하는 CTS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4일 CTS기독교텔레비전앞에서 가졌다.
문제의 방송에서 신분이 노출된 아이들은 따돌림(왕따), 우울증, 대인기피증, 자살충동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사 측이 미온적으로 사태를 처리해 피해를 더 키웠고 이에 화난 부모들이 ‘CTS방송피해자모임’을 결성해 ‘아동의 인격을 살해하고 정신적 고통까지 철저히 외면하는 CTS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피해 부모와 가족 30여명은 4일, CTS 사옥 앞에 모여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3시를 기해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은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장에 걸어놓은 ‘아동의 인격을 살해했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CTS가 내건 ‘영유아는 나라의 미래다’라는 현수막이 함께 나란히 걸려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

피해 부모들은 사건 경위 보고, 성명서 낭독, 결의문 낭독, 피해 아동의 호소문, 부모들의 편지 등 다양한 내용을 통해 아동에 대해 이중적이고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CTS의 부도덕과 비양심을 신랄하게 성토했다.

피해 부모들은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혀놓고 방송을 유포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어겨 2차 피해까지 입힌 방송국이 아이들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있다”면서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피해 아이와 부모들에게 즉각 사과를 하고 사과방송으로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김 모(14, 중2) 군의 어머니 조모(42)씨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읽고 고통당하는 아들을 둔 부모로서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시민들에게 피력하며 오열했다. 편지에서 조씨는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야 할 귀한 시간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CTS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비통한 마음을 아들에게 전하면서 “맞벌이 하느라 세세하게 챙겨주지도 못해 미안했는데, 인권을 지켜주지 못한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눈물 흘리고 있었다.

기자회견 후 조씨는 인터뷰를 통해 “아이가 2년 전부터 방송 때문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우울증을 자주 호소하고 성격이 자꾸 소심해지고 학교에 가기 싫어해서 아들을 데리고 정신과를 찾았는데 의사도 기가 막혀 하면서 흥분하더라”라고 말하면서 “아이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처방을 해준 약을 아직도 먹고 있다. 여전히 아이는 자주 우울해하고 학교 가는 것도 싫다고 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행복해야할 아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CTS를 부숴버리고 싶다”며 아들에게 위로에 편지글을 읽는 피해부모
모임 대표 문선희 씨는 “현재 CTS는 법대로 해도 떳떳할 것 없는 입장이면서 ‘법대로 하라’고 오만하게 나오고 있는 입장인데, 막말과 욕설, 폭언, 무력으로 피해 아동과 부모들을 함부로 하는 CTS는 기독교방송국으로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CTS는 지난 2006년 12월 26일, 다른 종교를 비방하는 방송에 아이들의 동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아이들에 대해 부적절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언론매체가 통상적으로 인격권 보호를 위해 취하는 모자이크 처리나 음성 변조조차도 하지 않고 일면식이 있는 이가 보면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선명한 얼굴을 그대로 내보낸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건 경위를 요약하면, CTS, 비방 목적 방송에 아동 동영상 악용 → 피해 부모들의 항의와 사과 요청 → CTS, 어린이들에게 방송물 삭제와 유포 및 재발 방지 약속(사과 요청은 묵살) → 아이들과 한 약속을 위반하고 인터넷에 방송물 유포 → 피해 부모들의 재항의 방문 및 사과방송 요구 → CTS, 피해자 측 요구 묵살하고 책임 회피 → 피해 부모들 피켓 시위 등 아이들의 피해 알리기 활동 시작 → CTS, 피해 부모들의 피켓 시위와 전단지 배포활동 무력 저지와 막말과 폭언, 협박 등으로 대응 등의 순으로 2006년 12월 말부터 현재까지 사건이 진행되어 왔다.

피해 부모들은 CTS가 사과방송으로 어린이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고 정신적 고통을 해소해줄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 직후 CTS 이모 상무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 현재 CTS는 방송 피해자들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현재 한기총에서도 묵인하고 있다. 방송사도 두 번이나 입장을 표명했다. 피해자들의 요구대로 사과방송은 못 한다.

- CTS가 피해 부모들에게 막말과 욕설, 무력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안했다. 직원들이 모르고 했던 것 같다.

- 피해 아동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알았나.

2년 전부터 알았다. (아이들이) 7 ~8년 전에 찍은 거라 아주 가까운 친척만 알 수 있다. 아동이 피해 입은 것은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최근에 피해 입은 것은 조금 알고 있다.

- 피해 아동들이 우울증 등 피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대책은 마련돼 있나.

사과공문 보냈다. 현재는 진행된 상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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