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물길이 막힌 경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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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착공…생산유발 효과 3조

지난 10여 년간 표류해왔던 경인운하 사업이 재개돼 3월부터 본격 착공된다. 사업 비용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조달하며, 3년에 걸쳐 총 2조 25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11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경인운하 사업은 인천, 부천 등 굴포천 유역의 홍수량을 서해로 흘려보내기 위한 굴포천 방수로 사업에서 유래한다. 굴포천 유역은 유역 면적의 40% 이상이 한강의 홍수위보다 낮은 저지대여서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홍수 피해에 매우 취약했다. 이 지역은 거의 매년 홍수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겪어왔기 때문에 1992년부터 방수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가 예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홍수 때만 사용하는 방수로를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했다. 따라서 홍수 피해 예방, 수도권 및 경부고속도로 축의 교통난 완화, 수도권 집중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 등의 다목적사업으로 경인운하 사업을 검토하게 됐다.

경인운하를 통해 한강 용산에서 서해까지 수심 6.2m 깊이로 뱃길이 뚫리면 4000t급 화물선과 여객선이 중국까지 바로 연결된다. 아울러 신규 일자리 2만 5000개 창출, 생산유발 3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국토해양부가 확정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경인운하는 폭 80m로 조성된다. 당초 100m로 계획됐던 것에서 20m가 줄어들었다. 서해 쪽과 한강 쪽에 각기 들어서는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은 단순한 화물하역 공간 차원을 넘어 공원 및 마리나 시설까지 갖추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 인천터미널 내에는 108만 ㎡, 김포터미널 내에는 74만 6000㎡의 배후단지가 조성돼 화물창고, 분류·가공·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천터미널에는 갑문이 3개 만들어지고 컨테이너 3선석, 철강 2선석, 해사 5선석, 자동차 1선석, 여객 2선석이 마련된다. 김포터미널에는 갑문 1개와 컨테이너 4선석, 여객 5선석이 갖춰진다.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교량은 모두 12개로 이 중 7개는 높이를 높여야 한다. 운하의 남쪽을 따라 15.6㎞의 제방도로가 건설된다. 주운수로는 이미 조성된 굴포천 방수로 14.2㎞에 한강 쪽으로 3.8㎞를 추가로 굴착해 총 18㎞이며 운항 수심(6.3m)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방수로 바닥을 더 파내야 한다. 경인운하를 운항하는 선박은 바다와 강을 모두 다닐 수 있는 RS(River & Sea) 4000t급으로 정해졌다. 애초에는 바다만 운항할 수 있는 2500t급이었다. RS 4000t급은 길이가 135m, 너비는 16m이며 평균 160TEU, 최대 250TEU를 실을 수 있다.

경인운하 공사는 사실상 첫 삽을 떴다. 현재 진행 중인 인천 부평구~김포시 고촌면 간 한강하류 굴포천 방수로 공사는 경인운하 건설을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시도는 경인운하 공사와 지역 핵심사업 간의 연계에 주력하고 있다.

경인운하는 서울 강서구, 김포시, 인천시의 홍수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굴포천 방수로를 활용함으로써 물류비 절감을 포함한 다목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방수로는 홍수기 3개월 정도에만 활용이 가능하지만 운하는 연 350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도로에 집중된 운송화물 중 일부를 컨테이너선과 바지선단을 이용해 운하로 흡수, 6차로 규모의 고속도로 운송능력에 해당하는 도로건설 비용 절감과 환경오염 저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천항의 기능을 분담해 체선율을 낮춤으로써 선박을 이용한 저렴한 운송수단 확대로 증가하는 물류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경인운하는 컨테이너 등 중량 화물을 연안 해운과 연계해 내륙까지 선박으로 운송하는 우리나라 내륙 주운의 효시로, 도로 위주로 돼 있는 국내 물류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도로 위주의 국내 물류체계 획기적 변화 기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산의 화물을 경인운하를 통해 김포까지 수송할 경우, 소요 비용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에 비해 TEU당 6만 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경부고속도로 등 내륙을 이용하는 물동량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여 내륙 교통난을 완화하는 간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김포까지 화물 운반이 가능해진다. 국토해양부는 2030년 기준 경인운하 이용 물동량이 컨테이너 97만 TEU, 철강 765만 t, 자동차 6000대, 해사 913만 ㎥, 여객 10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인운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비로 2조 2500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 토지보상비 3000억 원은 국고에서 나가고, 나머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조달한다. 경인운하 건설에 따른 기대효과는 신규 일자리 2만 5000개 창출과 생산유발효과 3조 원으로 추정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경인운하가 완공된 이후에도 매년 1350명의 운영 요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으로 △경제 활성화 △수해 방지 △수질 보전 △서울∼중국 여객선 운항 △물류비 절감 △천재지변 때 비상수송수단 확보의 6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굴포천 유역의 홍수 피해 예방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공사 발주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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