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 이혼 잔혹사
재벌家 이혼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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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장미가시 덤불 속 숨겨진 베일을 벗겨보니

최근 재계는 한바탕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삼성그룹 황태자 이재용 전무가 결혼 10년만에 부인 임세령씨로부터 천문학적 액수의 이혼 소송을 당한 것. 그러나 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치고는 너무나 싱겁게(?) 끝나버렸다. 이들은 이혼 소송 일주일 만에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며 협의 이혼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세간의 눈과 입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소동을 계기로 재벌가의 ‘이혼사’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에 본지는 세간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갈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삼성가 황태자의 이혼 소동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재벌가의 이혼사를 살짝 공개해본다.


재벌가, 가시덤불 같은 혼맥 바탕으로 그들만의 룰이 있는 왕국 구축
순수 연예결혼보다 정략 결혼 선호, 재벌가 여성은 남성 에 비해 제약 심해
시대따라 변천하는 ‘재벌가 이혼사’에 없어서는 안 될 ‘연예인’과의 관계

재벌가의 일거수일투족은 재계 화두 중 하나로서 일반인에게는 선망과 시기의 대상으로 종종 거론되곤 한다. 재벌가의 입장에서는 한 집안의 대소사가 낱낱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감추고만 싶겠지만, 이들을 쫓는 무수한 시선을 좀처럼 피해 가기가 어렵다.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말이다. 특히, 30대 그룹으로 대표되는 재벌가의 경우에는 더욱 이런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은 한 집 건너 사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 다양한 혼맥을 자랑한다. 하지만 화려한 장미가시 덤불과도 같다. 가시에 찔려 생채기가 나기도 하고, 잘못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재벌가는 더욱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가려고만 한다. 그들을 항상 따라다니는 시선을 피해, 그들만의 룰이 있는 세상 속으로 말이다.

전형적 룰을 따른 ‘삼성가 이혼 괴담’

이번 삼성가 황태자의 이혼 소동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재벌가의 전형적인 룰을 따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외아들로서 어릴 때부터 제왕학코스를 밟아온 초 엘리트급 재벌 3세이다. 이런 만큼 이 전무의 배필 상대로 그에 걸맞은 여성이 필요했고,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맏딸인 임세령씨가 21세의 어린나이에도 불구 낙점됐다. 이들은 지난 1998년 세간의 선망과 시기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결혼했고,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보냈다. 그런데 지난 2월 초 난데없이 임씨가 남편 이 전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위자료 등을 포함한 소송 금액만해도 무려 5천억원에 달하는, 가히 천문학적 이혼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세간의 눈은 천문학적인 소송 금액보다 이들의 이혼 배경에 더 시선이 꽂혔다. 삼성그룹이나 대상그룹에서는 “회사와는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대답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극도로 자제했다. 이로 인해 세간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 추측한 많은 설(說)중에는 이 전무가 들으면 펄쩍 뛸 음해성 귀책설부터 임씨의 아버지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의 불화설 등도 있다.
이렇게 이들의 이혼 배경을 둘러싼 온갖 루머가 퍼질 때쯤 이들은 소송 제기 일주일 만에 전격 협의 이혼을 함으로써 더 깊숙이 그들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제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의 양육권 문제에서부터 삼성그룹 후계구도까지 연결짓는 시선도 생겨났다.
이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끄는 대목은 ‘삼성가의 이혼사’였다. 거창하게 이혼사라고 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범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에 이어 삼성가의 황태자인 이재용 전무마저 이혼함으로써 ‘삼성가 이혼 괴담’으로까지 확대됐던 것이다.
실제, 정용진 부사장은 미스코리아 출신이자 1995년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연예인 고현정씨와 2년 열애 끝에 결혼해 세상을 놀라게 한 바있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생활 8년 6개월만에 파경을 맞았다.
정 부사장과 고씨의 이혼 배경을 두고서도 온갖 설들이 난무했다. 이 중 연예인인 고씨를 탐탁지 않게 여긴 삼성가 여성들은 고씨를 놓고 영어로만 대화하자, 그때부터 고씨가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는데, 정작 이들은 그 이후부터는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며 고씨를 따돌렸다는 얘기는 항간에 잘 알려진 루머 중 하나이다. 이 외에도 지난 2001년 4.5캐럿짜리 다이어몬드 반지 도난사건, 2002년 심야 BMW 승용차 추돌사고 등 끊임없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고씨는 결국 이혼을 선택했다.
최근 고씨는 한 TV토크쇼에 출연 “결혼할 당시 너무나 어렸다”며 “좀 더 다듬어진 상황에서 만날 수 있었더라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를 미뤄 짐작컨대 이재용 전무와 이혼한 임씨 역시 고씨처럼 어린 나이에 결혼해 국내 최고 재벌가인 삼성가의 맏며느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이혼이란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란 추측도 해볼 수 있다.

재벌가 이혼사의 숨겨진 진실

여하튼 이번 계기로 세간의 시선은 삼성가의 이혼사에서만 그치지 않고 나아가 국내 30대 그룹으로 대표되는 재벌가의 전(全) 이혼사로 확대시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삼성가를 포함한 30대 재벌가에서 이혼이란 단어는 그다지 생소한 것은 아니다. 정략 결혼이 많은 탓에 이해가 맞지 않는다면 쉽게 갈라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재벌가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순수 연예결혼 보다는 정략 결혼이 많은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같은 재벌 집안끼리라든지 혹은 정치, 법조, 교육계통 집안과의 결혼에서는 이혼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원인을 몇 가지만 짚어보면, 첫째 재벌가에서는 유난히 가부장적 결혼 풍습이 강했고, 둘째 이런 까닭에 이혼이란 집안의 수치쯤으로 여겼을 법하다. 셋째 이혼으로 인한 가문과 가문, 기업과 기업간 적잖은 생채기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이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재벌가의 이혼사를 굳이 살펴볼 필요도 없을 법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재벌가의 이혼사에서는 유독 유명 연예인과 결혼했다, 이혼을 한 재벌들이 많이 등장한다.
최근에도 유명 아나운서나 탤런트, 방송인 등과 결혼한 재벌가 2·3세들이 있기도 하며, 이들과 스캔들이 나기도 한 재벌가 자제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자못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면 재벌가 자제들과 결혼, 이혼, 스캔들이 난 연예인 성별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이다. 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선 ‘콕’ 집어 말할 수 없겠지만, 재벌가에서는 가부장적 가풍이 강한 탓에 재벌가 내에서도 남성에 비해 여성의 활동 반경이 극도로 제한돼 있고, 이로 인해 재벌가 여성과 남성 연예인과의 결혼 등은 상대적으로 드문 것으로 보여진다.
어찌됐든 재벌가 이혼사에서 재벌가 남성이 여성 연예인과의 이혼이 자주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가장 먼저 재벌가 이혼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이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다. 최 전 회장은 지난 1960년 배우 김혜정씨 결혼했다가 이혼, 76년 당시 인기 가수였던 배인순씨와 결혼했다, 이혼하는 등 재벌가 이혼사의 포문을 연 재벌이다.
80년대에는 조규영 중앙산업 회장이 전 부인과 이혼절차를 밟는 와중에 배우 정윤희씨와 결혼 발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90년대에는 재벌가 이혼사에서 가히 기념비(?)적으로 기록 될 ,당시 컴퓨터 미인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탤런트 황신혜씨와 에스콰이어그룹 회장 2세 이정씨의 이혼이 있었다.
이 이후에는 앞서 언급한 미스코리아 출신이자 배우인 고현정씨가 범삼성가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과 이혼했고, 고현정씨와 같은 미스코리아 출신이자 아나운서인 한성주씨가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씨와 결혼했다, 성격차를 이유로 6개월만에 갈라서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현재 고현정씨와 한성주씨는 이혼 후 방송에 복귀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희애, 이지은, 황현정 등이 재벌가 며느리로 시집갔고, 최근에는 박주미, 이요원, 심은하, 최원장, 최윤영 등 아나운서들이 연이어 재벌가 자제와 결혼했다. 특히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한창 주가를 올리던 지난 2006년 현대가 3세인 BS&C 정대선 대표와 결혼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들에게선 이혼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재벌과 연예인의 역학관계

그렇다면 재벌가 이혼사에서 유독 여성 연예인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시대별로 조금씩 다른데, 80년대 한국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매춘이었다. 경제적 안정기를 맞아 퇴폐 윤락 산업이 전성기를 맞았고 인신매매와 같은 병폐가 뒤를 이었다. 이 과정에서 재벌가와 연예계의 관계에서도 역시 매춘, 다시 말해 성매매가 화두였다. 실제로 몇몇 재벌 총수의 경우에는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이름이 거론되곤 했는데, 재벌 총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여성 연예인의 이름 또한 자주 오르내리곤 했다.
이후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재벌 2세들이 소문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재벌 2세들은 한국 사회의 신(新) 귀족층을 형성하는 중심축이 됐다. 그들끼리의 룰이 형성되고 결혼을 통한 한국 재계 혼맥을 본격적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과의 부적절한 만남을 둘러싼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신인이 좋은 작품을 만나 급성장할 때마다 ‘누군가’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을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했다. 여기서 ‘누군가’로 자주 거론되던 이들이 바로 재벌 2세들이었다.
90년대 후반에는 기존 재벌 2세들이 그려 놓은 재계 혼맥도에 신흥 재벌이 첨가되기도 했다.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벤처 붐이 일었고 이를 통해 재벌 반열에 오른 신흥 귀족이 생겨났던 것이다. 이때부터 신흥 재벌들과 연예인들의 결혼이 잇따랐다.
2000년대에는 60년~90년대와는 조금 다르게 상황이 변모했다. 재벌에 대한 사회 견제가 심해지는 반면 연예계는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업화된 대형 연예기획사가 생겨났고, 웬만한 중소기업의 한해 매출과도 맞먹는 수입을 벌어들이는 초 일류급 연예인도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과거와는 달리 재벌이 연예인과 결혼시 상대적으로 다소 우위를 점하던 것과는 달리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두 인물이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 결합하는 것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재벌과 연예인의 만남에 대해 기존 선입견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과거에 비해 연예인의 위상이 커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재벌과 연예인의 결혼, 이혼, 스캔들이 나오면 재벌에 비해 연예인이 더 피해를 입는 것을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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