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아시아나항공 독감 원인 넷 [집중진단]
몸살 앓는 아시아나항공 독감 원인 넷 [집중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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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날개, 처방전을 찾아라!

아름다운 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들어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다. 항공업계 전반에 퍼진 독감 탓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잘도 이를 피해가건만 유독 아시아나만 괴롭히는 것 같아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가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겉만 아름답게 치장했지, 속은 깨끗이 씻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 이에 본지가 아시아나를 괴롭히고 있는 독감의 원인을 몇 가지만 짚어봤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은 전쟁보험료 때문에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아나가 전쟁보험료 명목으로 약 141억원을 국제선 승객들에게 부당하게 부과했다는 의혹이 제기 된 것. 특히 경쟁사 대한항공에 비해 인하시기를 늦춰 승객들로부터 부당한 운임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① 전쟁보험료 때문에 도마에 오른 ‘도덕성’

업계에 따르면 항공기에 대한 테러 위험 등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전쟁보험료를 2.50달러에서 0.90달러로 인하했다. 반면 아시아나는 1년 뒤인 올해 1월 같은 폭으로 내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아시아나는 1년 동안 대한항공보다 1.60달러 많은 보험료를 부과해 왔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140여억원을 국제선 승객들로부터 부당하게 받아왔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보험료 산정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오해라며 아시아나의 입장을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보다 외형규모가 2배 정도 커 보험사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맺었고, 그래서 전쟁보험료를 더 빨리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가 의도적으로 인하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일로 인해 아름다운 기업 이미지로 정평 난 아시아나의 도덕성마저 흠집이 생긴 것은 분명한 듯하다.

② EU 담합 제재 조치에 ‘노심초사’

지난 2월 초 유럽연합(EU)은 삼성전자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국제카르텔(국제 담합) 규제 조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소식의 내용에는 아시아나도 포함돼 있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EU 산하 반독점기구인 유럽경쟁위원회(EC)에서 국내 유슈 기업들의 국제 담합을 조사하던 중 대한항공이 이를 인정해 아시아나까지 불똥이 튄 것이라고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7년 미 법무부로부터 항공 화물 및 승객 운임 담합 혐의로 3억 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후 대한항공은 EC 측으로부터 담합 입증 증거 등을 포함한 심사 보고서를 2007년 12월 발부받았으며 지난해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반론 기회 등이 주어진 심판 절차(hearing)를 끝낸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EC는 혐의를 시인한 대한항공에 대해 먼저 벌금을 부과했지만, 아시아나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만간 아시아나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벌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EU가 장기간 조사를 벌인 것은 A사가 순순히 혐의를 인정한 것과는 달리 아시아나는 부정한 것이 괘씸죄까지 더해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일축했다.

③ 잇단 자금확보는 유동성 부족의 방증?

아시아나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투자자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이유는 잇단 자금확보는 반대로 유동성 부족에 대한 방증일 수 있기 때문.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최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가격 5천원, 만기이자율 10.0%에 발행하기로 했다.
아시아나는 불과 얼마 전에도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이자율 10.46%에 발행했으며, 40억엔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했다.
아시아나가 BW를 대규모로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BS의 추가 발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의 잇단 자금 확보에 대해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자금난이 심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는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항공 수요 감소로 인해 지난해 5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순손실 규모는 2천27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4조원 가량에 달해 연간 이자비용이 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이번에 발행한 BW가 행사가격 5천원에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늘어나는 주식 수는 2천만주에 달해 주식 희석 효과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BW 발행 등은 영업환경이나 금융시장 상황이 2분기에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돼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④ 끝나지 않은 노사갈등 ‘네버엔딩 스토리’

아시아나는 지난 1월 말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ATW 올해의 항공사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2월26일에는 ‘2009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에서 대기업 부문(민간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배경에는 아시아나의 노사 문화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은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불과 몇 일전까지만 해도 노사가 권고사직 논란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었던 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수상에 대해선 노조측도 겸연쩍어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나 노조는 지난 10일 ‘아시아나노보’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눈물을 먹고 자라는 나무인가?’라는 글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느낀 대견함과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충격적인 권고사직 바람을 접하게 되었다”며 “(사측은) 수요가 줄어 경영에 심대한 위기가 찾아왔다고 하면서 수요가 대표적으로 줄어든 지역에 오히려 신규노선들을 만들어내고 직원들에게는 명퇴라는 인력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난 1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영두 사장은 “조종사나 일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제도 등 인위적으로 고용인원을 줄이지는 않겠다”고 말한 바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사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는 올해부터 직원들의 복지혜택 일환으로 지급되던 FOC(Free Of Charge Ticket, 무료항공권) 마저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노사는 최근까지도 임금문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임금동결 문제와 무급휴직 논란, 올해엔 권고사직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나가 노사협력대상에서 당당하게 대상을 차지했다는 것이 업계에서는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노사 모두 노사협력대상 수상을 계기로 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재고해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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