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연설 위해 출국
잠재적 대권후보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고 건 전 총리가 12일 미국 방문에 나섰다.
고 전 총리는 16일 하버드대가 주최하는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 초청 포럼'에 참석, `한미동맹과 북한문제'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방미 중에는 지난해 자신을 첫 외국인 재단이사로 임명한 시라큐스 대 간부진 등 학계 인사들을 비롯해 미국 조야의 유력 정치인과 CEO들을 만나는 일정도 있다.
지난해 5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적으로는 `야인' 신분이지만 방미 중 현지 특파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한다.
출국 날짜가 공교롭게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1년전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3월12일이란 점도 `고건 이미지'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고건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의 탄핵가결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있는 동안 “안정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국정수행에 나서면서 “고건 대망론”의 불씨를 지핀 바 있다.
또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각료 제청권 행사와 관련해 노 대통령의 의중과는 달리 독자행보를 보였던 점도 상당수 국민들에게 “고건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고건 전 총리가 미국 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는 날과 노 대통령의 탄핵 1주년이 되는 날이 똑같이 이날이라는 사실에 이런저런 정치적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이번 방미계획에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렷하다는 게 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연설문만 해도 유종하 전 외무장관과 박수길 전 유엔대사 등 외교. 안보 분야의 권위자들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연설에서 미국 조야에 대해 "북한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는 `역지사지'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핵문제가 다시 세계적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뜨거운 감자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고건 전 총리가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을 하는 만큼 연설내용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고건 전총리의 연설과 문답내용은 하버드대 정치학 대학원의 인터넷홈페이지(www.iop.harvard.edu)를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미 하버드대의 존 F 케네디 포럼은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국가수반들을 초청해 연설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지금까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존 케리 상원의원등이 초청된 바 있다.
특히 고건 전 총리는 이번 미국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오는 15일 미국 방문길 에 올라 워싱턴, 뉴욕, LA를 거쳐 오는 22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고건 전 총리와 박근혜 대표의 미국 조우(遭遇)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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