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조사! 세무조사! 채찍질에 ‘만신창이’
특별조사! 세무조사! 채찍질에 ‘만신창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금감원이어 국세청 세무조사 받는 내막

금감원 특별검사 받은 농협, 결과 나오기도 전 연이어 국세청 세무조사 통보
농협, “정기적으로 받는 세무조사”…하지만 5년마다 조사 안 받는 기업 많아

농협이 꽃이 피는 봄날에 ‘시련의 계절’을 맡고 있다.

지난 17일 마무리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또다시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농협은 연이은 시련에 “정기적으로 받는 세무조사”라며 겉으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 역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개혁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04년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농협은 1302억원을 추징당한 바 있어, 농협을 찾아온 시련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농협


거센 개혁 요구에 직면한 농협이 지난 17일 마무리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에 이어 5년 만에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형식적으로는 지난 2004년 이후 5년만의 정기세무조사이지만,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국세청은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노선과 경제위기 등의 이유를 들며 가급적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세무조사, 농협개혁 채찍질?

지난 18일 금융권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오는 25일부터 농협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사전통지서를 최근 농협에 발송했다.

농협에서 내부 관계자나 자회사들이 부당거래를 하지는 않았는지, 수익금을 적법하게 회계처리 했는지 등이 이번 세무조사의 주요 조사 대상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 개혁을 앞둔 시점에, 그것도 불과 농협이 금감원의 특별조사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세청이 농협 세무조사를 발표하자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이 결과들을 토대로 최근 미온적인 상황에 놓인 농협 개혁과 관련해 개혁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농협이 올해로 불성실 납세로 인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부과제적기간 5년이 만료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5년만에 실시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말하며 더 이상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명백한 탈세 혐의가 포착되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세무조사를 한 지 5년이 지나도 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며 정기 세무조사라는 농협측의 주장은 해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번 세무조사를 농협개혁과 관련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지난 2006년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한 이후 이번이 첫 세무조사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정·관계 비리 또 드러나나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 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연결 짓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박 회장은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하며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2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회장을 수사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등이 드러난 것처럼, 정 전 농협회장의 재임 시기 회계장부를 뒤지다 보면 또다른 단서들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정 전 농협회장과 관련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박 회장은 지난 1월 공판에서 “정 전 농협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넨 것은 맞지만 휴켐스 인수와는 관련이 없고, 평소 농협을 위해 일한 그를 돕자는 뜻이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특별검사를 벌인 금감원은 현재 현장검사를 마치고 검사결과를 내부적으로 정리, 특히 검사과정에서 농협이 주관한 13곳 업체의 평가결과 가운데 신창건설에 대한 평가 1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조조정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검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재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연이은 세무조사 폭격에 그동안 농협의 방만 경영 사례들이 다시 확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농협의 개혁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번엔 과거와 같이 ‘구렁이 담 넘어가 듯’ 개혁의 칼날을 빗겨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