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올해 -4.0%, 내년 1.5%로 조정했다.
당초 1월 전망에서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G20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수정 전망에선 한국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일본(-6.2%), 독일(-5.6%) 등 많은 국가들이 한국보다 성장률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1월 전망보다 2.7%p 떨어뜨려, G20 국가 중 가장 많이 낮춰 잡았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y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1.3%, 내년 1.9%로 전망하면서, 한국의 성장률을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G3(미국, 유럽, 일본)와 신흥국 등 거의 모든 국가의 전망이 하향조정됐지만 한국은 당초 전망을 유지했다.
일본은 1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이 -2.6%로 전망됐지만 석달만에 -6.2%로, 유로 지역은 -2.0%에서 4.2%로 하향조정됐다. 독일(-2.5%→-5.6%), 영국(-2.8%→-4.1%), 러시아(-0.7%→-6.0%) 등 G20 많은 나라들도 올해 한국보다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배경브리핑에서 “IMF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숫자를 -5% 중반까지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2월 산업활동동향과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어느 정도 나올지 설명하자 다른 나라의 전망치는 낮췄으나 우리나라는 당초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4.0%는 비관적으로 IMF가 본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2%대가 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계속 0%만 유지를 해도 연간 성장률이 -3.6%가 된다”며 “이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역시 1월 4.2% 전망에서 1.5%로 낮춰잡았다. 전반적으로 선진국 및 신흥개발도상국에 대한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일부 낙관적 지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윤종원 국장은 “IMF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한국이 세계경제 침체 장기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IMF의 예측이 꼭 맞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디플레갭 등으로 올해 1.7%의 안정세를 보인 뒤 내년 3%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경상수지는 GDP 대비 3% 내외 흑자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전망에서 IMF는 신흥개도국만의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반영, G3 국가의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나머지 선진국 및 신흥개도국에 대한 전망도 함께 하향조정했다.
한편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1.3%로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다 내년에는 1.9%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인 올해 0.5%, 내년 3.0%에 비해 각각 1.8%P, 1.1%p 하향조정한 것이다.
지난 3월 전망한 올해 -1.0~-0.5%, 내년 1.5~2.5%에 비해서도 소폭 하향조정됐다.
IMF가 세계경제 및 각국 성장전망을 추가로 하향조정한 것은 금융시장 상황이 정상화되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선진국 금융시장의 경우 올해 하반기까지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민간여신이 2010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될 것이며 신흥국의 대외차입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금융불안과 실물침체간의 악순환 가능성, 기업 및 가계부도 위험, 주택경기 추가침체 소지,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 하방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IMF는 각국의 정책대응에 있어 적극적인 재정, 통화정책 및 금융부문의 클린화를 통해 경기침체 기간과 강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