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배우고 싶으면 연락해~”
“범죄? 배우고 싶으면 연락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년원 동기들의 한국판 ‘오션스 트웰브’


어두운 한 아파트 단지 내의 주차장. 앳된 얼굴을 가진 두 명의 소년이 차량을 기웃거리고 내부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이들이 다가선지 10여초만에 차량의 문이 열리고 이들은 차량을 뒤진 뒤 달아난다. 신기에 가까운 수법으로 차량을 털고 달아난 이들은 같은 소년원에서 복역했던 청소년들로 밝혀졌다. 일명 ‘소년원 동기들로’ 이들의 교묘한 절도 행각으로 본지가 직접 들어가 봤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3일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신모(15)군 등 7명을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홍모(15)군 등 5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 12명은 모두 소년원에서 만나 알게 된 이른바 ‘소년원 동기들’로 출소 후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차량과 상가를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치다 덜미가 잡혔다.

소년원서 범행 수법 ‘학습’

사건을 담당한 송파경찰서 형사의 말에 따르면 정모(15)군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무면허로 지구대에 적발되었고 이것이 사건의 시작이라고 한다. 정군이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를 조사한 결과 이 오토바이는 도난된 오토바이였고 정군에게 오토바이의 출처를 묻자 정군은 신군에게 받은 오토바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다시 신군을 추적했고 신군의 인적 사항을 조사하자 이미 절도 전과가 3건이나 있어 오토바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 이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끈질기게 여죄에 대해 조사하자 신군은 다른 여죄에 대해서도 자백하기 시작했고 이것을 통해 그들의 범행이 끊임없이 들어났고 동시에 나머지 다른 공범이 밝혀져 총 12명이 검거됐다.

이들의 절도 수법은 삼겹살을 파는 식당 등지에서 사용하는 가위를 이용해 차량의 문을 따는 수법으로 이는 신군이 소년원에서 복역 중일 당시 같은 방 동료한테서 전수 받았다. 신군은 출소 뒤 이것을 다른 공범들에게 가르쳐주었고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차량 절도에 지나지 않고 식당을 포함한 슈퍼마켓 등지에서 약 10여건의 절도 행각을 벌였고 약 1000여건의 차량 절도 행각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교도소가 이른바 ‘학교’라고 불리며 범행 수법을 공유하는 경우나 비슷한 유형의 범죄자들이 의기투합하는 것처럼 소년원의 관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들어났다.

이들은 주로 주인이 없는 빈 차량에서 현금과 차량용 네비게이션 등을 훔쳤고 영업을 끝마친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지에서는 주인이 놓고 퇴근한 현금을 훔친 것으로 들어났다. 그러나 이들은 훔친 돈은 사용했지만 네비게이션과 같은 전자제품 등은 미처 처분하지 못하고 공터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훔친 돈으로 대부분 찜질방에서 잠을 자거나 피씨방·오락실 등에서 유흥비로 사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집을 나와 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숙식 해결과 시간을 때우기 위한 유흥비로 사용한 것.

보호관찰기간 중 범행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훔친 돈의 대부분은 작은 푼돈이어서 신고조차 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피해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수법으로 문이 열린 차량들 대부분이 키박스조차 부숴지지 않는 교묘한 수법을 사용해서 피해자들이 도난을 당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며 “그러나 피해를 당한 식당·슈퍼마켓의 주인들과 네비게이션·MP3와 같은 고가의 장비를 도난당한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약 30명에서 40명 정도의 피해자를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들은 이미 청소년 범죄로 소년원을 다녀왔고 보호관찰대상이었던 학생들이였다. 또한 12명의 용의자중 대부분은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들이었고 학생들이 편부·편모와 같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범죄 중 결손가정 혹은 퇴학 당한 학생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도나 따듯한 관심이 절질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