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고니’가 와도 돈 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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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도 울고 갈 인터넷 도박의 ‘허상’
인터넷 도박의 사회적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일반인부터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까지 최근 인터넷 도박에 중독돼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중 도박 사이트에서 일확천금을 거머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사기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가 사기도박으로 수억원의 이익을 챙긴 인터넷 도박 일당의 행각을 통해 인터넷 도박의 허상에 대해 짚어봤다.

▲ 이른바 '잭팟주기'프로그램 구동화면(YTN뉴스화면캡처)


해외 서버·해외 환전소 등의 다양한 수법으로 경찰 단속 피해 다녀
사기도박성격 강해… “일반 참가자는 돈 잃을 수밖에 없다”고 밝혀

지난 6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일본에 도박 서버를 두고 130억원대의 판돈 규모로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방모(36)씨 등을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수법의 ‘인터넷 도박’

사건을 담당한 경찰의 말에 따르면 방씨 등은 지난해 11월20일부터 지난 4월23까지 포커· 바둑이·맞고로 불리는 불법 사행성 인터넷 도박 게임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운영해 왔다.

이들은 기존 불법성인PC방이나 도박장에 전단지를 나누어 주는 등의 방법으로 도박 행위자들을 끌어들였고 이익을 나누어 가지는 이른바 ‘지분 사장’들이 평소 관리하던 도박 행위자 그룹을 끌어 들여 사이트를 운영했다.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스팸메일 혹은 스팸문자 등을 돌리며 판촉 행사를 벌여 온 것으로 경찰 조사 밝혀졌으며 도박 행위자가 요청한 사이버 머니에 해당하는 현금의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차감하는 형식으로 이득을 취해 왔다.

‘노리닷컴’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 이 사이트는 검거 당시까지 4만여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1일 동시 접속자수가 적게는 500여명에서 많게는 700여명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서버를 두는 수법뿐만 아니라 태국 파타야에 일명 ‘환전 콜센터’를 운영했다.

‘환전 콜센터’는 태국 파타야의 ‘전원주택’에 은밀하게 설치·운영되었으며 국내 도박 행위자가 도박을 위해 충전 요청을 하면 그들이 소유한 대포 통장으로 현금 입금을 요청한 뒤 이것이 확인되면 일명 ‘알’이라고 불리는 사이버 머니를 충전해주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었다. 또한 이곳은 게임이 끝나면 이긴 돈과 남은 돈을 환전 정산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곳에 파견되어 이러한 업무를 담당했던 ‘환전 콜센터’ 조직원까지 경찰에 덜미가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총본사를 가장 위에 두고 대본사, 총판, 가맹점, 유저로 이루어진 복잡·다양한 피라미드식의 다단계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었다”고 말하며 “이와 같은 이유로 이들을 검거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본사에서 범행에 이용한 10대의 컴퓨터를 적발하였으나 워낙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상선이 적발된 소식을 듣고 나머지 일당들은 도주한 상태”라고 말하며 “그러나 인터넷 도박 접속 IP와 입·출금 계좌 내역을 근거로 끝까지 추적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박’의 유혹이 ‘쪽박’의 현실로


이들은 수수료 명목의 돈을 챙기는 수법 외에 사기도박으로 막대한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일당 중 차모(36)씨는 부산의 명문대 컴퓨터공학과를 출신 프로그래머였다. 차씨는 경영난으로 부도난 보드게임업체 출신으로 방씨가 합법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로 가장해 올린 인터넷 구인 광고를 통해 고용된 직원이었다. 차씨는 수십억대 규모의 현금이 입금·환전 되는 것을 보고 불법 도박 사이트임을 감지, 중도 하차 하려 했으나 보복이 두려워 쉽사리 빠져 나오지 못하고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은 이 사이트에서 사기도박에 이용됐다. 그가 만든 ‘사기도박 프로그램’은 일명 ‘패짱보기’, ‘호객용 로봇’ 그리고 ‘잭팟주기’였다.

‘패짱보기’는 인터넷 도박 상황실 모니터링 용도로 제작된 것이며 상대방 패를 훔쳐 볼 수 있거나 바닥에 깔린 다음 패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일종의 ‘뷰어(Viewer)’프로그램이다.

‘호객용 로봇’은 5명이 게임을 하는 ‘세븐 포커’ 등에서 손님의 숫자가 모자랄 경우, 일반 손님을 가장해 사람이 치는 것처럼 실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인터넷 도박판에 투입된 ‘로봇’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판을 돌리거나 패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손님이 무조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이들은 여기에 더해 ‘잭팟주기’라는 프로그램도 이용했다. 도박 행위자에게 소위 ‘스트레이트 플러쉬’라는 높은 패를 갖게 한 뒤 몰래 참여한 운영자는 이보다 더 높은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라는 패를 가짐으로써 일반 도박 행위자가 높은 베팅을 하도록 해 더 많은 돈을 잃도록 유인한 수법도 사용했다.

이와 같은 사기도박 수법을 사용한 운영자들에 대해 일반 도박 행위자들은 1대4의 수적인 열세와 함께 자신의 패도 노출된 상태에서 게임을 했으며 높은 패가 나오면 상대는 더 높은 패를 가짐으로써 백번을 게임하면 백번 모두 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내 대부분의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는 이러한 일반인으로 가장한 ‘로봇’과 ‘뷰어 프로그램’을 가동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들은 이른바 ‘짱구 게임’이 진화한 형태로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인터넷 도박 사이트들의 사기 행각이 현실로 밝혀진 사례”라고 설명하며 “또한 ‘환전 수수료’만으로 거액의 이익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터넷 도박 사이트들이 사기 행각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실제 도박과 달리 인터넷 도박은 프로그램화 되어 있어 운영진 중 누군가는 분명 엿보고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 체계에서 일반 도박자들은 절대로 돈을 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인터넷 도박으로 ‘대박’을 바란다면 이것은 ‘쪽박’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터넷 도박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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