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호텔서 여직원에 조사 요구해
금융감독원의 공직기강이 해이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말 외국계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M&A의도에 대한 불공정행위 조사에서 만취한 금감원 직원이 새벽에 호텔로 담당여직원 소환조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금감원은 조사행위를 빙자한 성희롱혐의로 지난달 해당직원을 면직조치하고 직속팀장은 물론 담당국장까지 문책했었던 것으로 드러나 기강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발단은 작년말 음주가 동반된 서울시내 호텔의 금감원 조사국 회식에서 조사직원이 헤르메스 중개와 통역을 맡은 증권사 여직원에게 별도 조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해당증권사 여직원을 별도 조사하겠다며 새벽 1시경에 전화를 걸어와 호텔로 직접 나와 조사에 응하라고 요구, 당황한 여직원은 일단 남자직원과 동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조사직원은 요구사항을 즉각 철회했고 헤르메스는 성희롱으로 판단, 금감원에 신고했지만 해당 조사국 직원은 만취상태로 이뤄진 오해라고 변명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당시 영국계 투자펀드인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M&A설 등으로 금감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평소 조사진행이 원만치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금감원 일각에서는 조사업무 특성상 큰 이슈로 거론된 사안을 담당하는 조사직원이 중압감을 못 이겨 결국 비이성적 행동으로 이어진 만큼 동정적인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조사업무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단순 해프닝에 불과한 사안을 확대 해석, 결국 담당직원 면직이란 중징계를 취한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불만 역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조사직원도 내부감사에서 만취상태로 집에 전화하려다 단축번호를 잘못 눌러 증권사 여직원과 통화했으며 통화내용을 기억할 수 없다며 변명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들은 공직윤리에 어긋난 금감원 직원의 행동은 공직기강 해이는 물론 조사업무상 일방적 조사관계에 따른 현행 조사관행에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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