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부터 3일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나카무라 간지로, 3대에 이른 가부키 공연
전통극 하면 우리나라는 창극이 있듯이, 중국은 경극, 일본 가부키가 있다. 그런 가운데 2005년 한일우정의 해를 맞이해 한·일 전통극 교류공연의 첫 공연으로 '가부키'가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4월1일부터 3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무대에 올려진다.
일본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가부키'는 일본의 가부키 인간국보 '나카무라 간지로'가 직접 출연해 더욱 주목을 끄는 작품이다. 그동안 일본과 음과 양으로 다양한 문화교류가 있었지만 일본의 대표 문화상품이자 상징물이었던 '가부키'가 한국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으로 쇼치쿠 사의「가나데혼 주신구라」가 소개된 이후 17년만의 공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일본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랑이야기 「소네자키 신주」가 무대에 올려진다.
'후지산, 스시, 기모노, 스모와 같이 일본이 자랑하는 5대 국가 상징물로 일본내에서는 많이 알려진 '가부키'는 '구마도리'라는 독특한 분장과 화려하고 정교한 의상과 함께 일본의 이미지를 보다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출연진 모두가 남성으로 구성된 전통극이다.
'노'나' '교겐'이 중세시대부터 발전해 온 귀족 취향의 예술이라면, 가부키는 1603년경부터 시작되어 비교적 역사가 짧으며 도시의 상공인들과 서민들이 즐기던 오락이 가미된 공연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소네자키 신주」는 1703년 4월 오사카의 소네자키 숲에서 일어난 남녀동반자살 사건을 기초로 일본의 대표적인 극작가 치카마쓰 몬자에몬이 각색하고 동년에 인형조루리로 공연한 이후 1719년 가부키로 올려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신주' 죽음에 이를 정도로 순수한 남녀간의 사랑을 이르는 말로, 한때 일종의 숭앙까지 받는 동반자살 방법으로 일본 전역에 유행처럼 번지기도 해 정부에서 금지령까지 내렸다는 일본 특유의 미학적 색채가 농후한 단어로 현대에 와서도 영화 '실락원'과 같은 작품을 통해 신주가 표현되고 있다.
가부키 '소네자키 신주'는 1719년 초연된 이후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개작되어 다양한 장르로 오르다가 1953년에 우노 노부오가 원작을 각색해 다시 빛을 본 작품으로 제2대 나카무라 간지로와 그의 아들인 제3대 간지로가 함께 도쿄의 신바시엔부조에 올려 절찬을 받아 '소네자키 신주'는 다시 일본의 카부키의 대명사로 부활하게 됐다.
'소네자키 신주'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주인공 오하쓰 역의 '나카무라 간지로'에 있다.
나카무라 간지로는 현재 일본의 가부키 중요무형문화재로 일본에서 추앙 받고있는 '인간국보' 그의 아버지인 2대 나카무라 간지로에 이어 제3대를 잇고 있는 그는 1953년 21세때 '오하쓰' 역 맡아 '도쿠베' 역을 맡은 부친(제2대 나카무라 간지로)과 함께 무대에 올라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후 53년 동안 '오하쓰'역으로 1.200여회 공연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한국공연이 끝나는 대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예정으로, 이번 공연에도 그의 아들인 나카무라 칸자쿠가 할아버지인 제2대 간지로의 뒤를 이어 '도쿠베'역을 맡아 특별한 공연을 보여줄 예정으로 3대가 가부키의 주연배우로서 일본 기부키계를 이끌어 가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민경범기자 spaper@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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