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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예술의 전당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음악 속에 푸른 숲을 담아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탄생을 알린 베버의 대표작,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3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숲의 나라 독일의 보헤미아 숲을 배경으로, 사랑을 위해 영혼을 건 사냥꾼의 마법 탄환을 향한 광기 어린 사투와 악마의 유혹을 진한 낭만의 향기로 그린 작품으로,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독일의 옛 전설에서 소재를 택하여 진한 민족정신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독일 국민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작품은 후대의 바그너 등 많은 작곡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베버의 음악으로 '유럽 전역을 휩쓴 최초의 독일 오페라'이기도 하다.
특히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독일의 숲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삶의 매력을 찾아내는 신비로운 작품으로 한국 관객에게는 생소하지만, 독일에서는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수준 높은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대에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오페라 '마탄의 사수', 국립오페라단 제10회 정기공연(1967년) 이후 40년만에 새로 여는 이번 무대에서 대자연의 숨결이 느껴지는 시린 겨울 뒤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눈부신 봄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독일 연출가 볼프람 메링의 섬세하고 현대적인 연출로 함부르크 오페라단의 프리마 돈나, 세계적인 소프라노 헬렌 권(권해선)을 만날 수 있는 무대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랜만에 고국 무대에 오르는 헬렌 권은 함부르크 오페라단 관객들이 뽑는 최고 인기 성악가로 매년 선정되며 조수미, 신영옥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콜로라투라에서 리릭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을 소화해내는 소프라노다. 이번 내한에 함께하는 연출가 볼프람 메링은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연륜 있는 연출가로서 움직임과 연기에 관한 다양한 워크샵을 통해 국내에도 낯설지 않다. 무엇보다 섬세한 감각과 독특한 무대표현으로 오페라 '마탄의 사수' 연출에 적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낭만적 숨결이 가득한 베버 음악의 강렬한 리듬을 잘 담아내어 몽상적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독일 디자이너 랄프 체거의 무대 위로 아름다움과 공포, 불안과 희망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국립오페라단의 2005년 시발점이 되는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유명한 남성합창 '사냥꾼의 합창'이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3월에 관객을 베버 음악의 신비한 마력의 세계로 인도한다.
민경범기자 spaper@sisa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