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낸 CJ의 온미디어 인수설
실체 드러낸 CJ의 온미디어 인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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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왕국’이 되는 그날을 향해

최근 CJ그룹이 M&A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항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CJ의 온미디어 인수설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19일 일부 언론은 인수가 확정됐다며 구체적인 인수가격까지 보도하기도 했다. CJ의 ‘온미디어 매입 임박설’이 나돌자 CJ도 이날 공시를 통해 “계열사인 CJ오쇼핑이 온미디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인수설 일부를 시인했다. ‘미디어 왕국’을 향한 CJ의 야심찬 포부가 드러난 것이다.

▲ CJ그룹


M&A 시장의 ‘핫이슈’ CJ…오리온 자회사 ‘온미디어’ 인수 계열사 통해 검토중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온미디어 ‘꿀꺽’하면…내일은 국내 최대 ‘미디어그룹’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CJ의 온미디어 인수설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그동안 온미디어 인수설에 대해 손사래를 치던 CJ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인수설 일부를 시인한 것. CJ는 이날 공시를 통해 “CJ주식회사에서는 ㈜온미디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계열회사인 ㈜씨제이오쇼핑에서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J, “인수 검토중” 시인

최근 CJ의 인수설에 힘입어 온미디어의 주가가 급상승을 하자, 행정당국이 온미디어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CJ는 곧바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오리온의 자회사인 온미디어는 OCN, 수퍼액션, 캐치온, 캐치온 플러스, 투니버스, 바둑TV, 온게임넷, 온스타일, 스토리온의 9개의 채널을 보유한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전체 케이블 채널 시청률의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한 이 외에 대구 동구, 대구 수성, 영동, 전남동부 등 4개 SO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부터 송출법인 ‘디지틀온미디어’를 설립, 송출사업까지 전개하고 있다.

이로써 CJ는 방송콘텐츠 독점으로 국내 시장의 장악력을 강화하고, 자회사로 보유한 CJ미디어의 부실을 온미디어로 메꾼다는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는 현재 자회사로 tvN, 채널CGV, 엠넷 등 채널을 다수 보유한 CJ미디어를 운영 중이며, 이 부분에서 매년 100~200억 규모의 적자를 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은 CJ의 온미디어 인수가 확정되면 온미디어가 소유한 4개 SO(유선방송)를 CJ오쇼핑에 넘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부부의 땀, 온미디어 내놓은 오리온

사실 그동안 오리온 역시 온미디어의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손사래를 쳐왔다. 또한 금융당국의 조회공시요구에도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기도 해 “시장거래질서를 어지럽혔으며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했다”는 질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CJ의 공시를 통해 일단 CJ와 매각 타진을 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오리온의 온미디어 매각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일단은 담철곤·이화경 부부 CEO의 체제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사실 미디어와 엔터메인먼트 사업은 이들 부부가 함께 밑그림을 그리면서, 부부 CEO가 함께 일궈낸 것이다.

때문에 근래 메가박스 매각 이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오던 이화경 사장의 역할이 축소됐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특성상 이를 따라가지 못해 오리온이 미디어사업 부문 전체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 사장이 파머스베니건스, 베니건스&마켓오, 퓨전레스토랑 마켓오, 마켓오델리 등의 외식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보다 외식사업에 더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리온의 온미디어 매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담철곤·이화경 부부의 쌍두마차 체제에 담 회장 일인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겠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인수설, 일부러 흘렸다?

CJ의 온미디어 인수 역시 오너 일가의 체제 변화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실 그동안 식품사업에 국한됐던 CJ의 사업영역을 문화·엔터테인먼트로 넓힌 일등 공신은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식품부문은 이재현 회장이, 미디어부문은 이미경 부회장이 양분화해서 맡아온 만큼, 미디어부문 사업이 강화되고 자리를 잡으면 그룹이 양쪽으로 분리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재계 관계자들은 CJ헬로비전, CJ미디어 등 계열사들을 통해 SO사업과 PP(미디어콘텐츠)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CJ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디어통신산업 재편 움직임과 맞물러 전략적 판단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M&A를 통해 SO사업에 주력할지, PP사업에 주력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는 것.

어찌됐든 으레 M&A 초기 과정에서 보이던 M&A 부인 단계는 지난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CJ와 오리온간의 매각금액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재계 일각은 CJ가 온미디어 인수에 대한 물밑협상에 진척이 없고 금액협상에서 난항을 격자 일부 언론에 매각 정보를 흘리지 않았겠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매각금액 낮추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CJ 측은 19일 공시 전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구체적인 금액이 나온 것은 예전에 SKT가 온미디어 인수금액으로 1조원을 제시했던 데서 일부 와전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주가 띄우기를 위한 목적은 없을뿐더러 아무런 이득도 없는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한바 있다.

여하튼 CJ의 온미디어 인수가 확정되면 CJ는 영화, 인터넷, TV 오락 등 미디어 모든 분야를 가진 거대 ‘미디어 왕국’으로 그룹이 변모할 것으로 보여 비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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