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본인확인도 없이 통장 개설?
하나은행, 본인확인도 없이 통장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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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청약통장

‘만능청약’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인기가 엄청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돼 가입자가 총 58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은행들이 가입자수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지켜야할 선마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그중 하나은행의 한 이용고객은 자신의 허락도 없이 청약종합저축에 가입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며, 하나은행 측에 공개 사과를 요청하고 있어 논란일 전망이다.


위임장도 없이 어떻게 통장이

지난 6월11일 한 인터넷 유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하나은행 통장 본인확인 없이 무단 발급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예상된다.

글을 작성한 사람은 얼마전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자신도 모른 사이 청약종합저축에 가입된 것을 확인하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이모씨.

이씨는 글을 통해 “오늘 인터넷 뱅킹에 들어갔더니 지난달 (5월)29일자로 통장이 나도 모르게 개설됐다”며 “전화를 돌리고 돌아 하나은행 담당자를 바꾸니 이상한 사람 이름을 대면서 아는 분 아니냐고 그러더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에 따르면 이름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가지고 통장을 발급했고, 그러는 동안 하나은행 측은 통장 발급 전에 본인에게 전화 연락을 하거나 위임장, 등본, 신분증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것. 더욱이 이씨는 통장에 입금돼 있는 2만원 역시 은행직원의 돈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대답까지 들어야 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런데 알고보니 아버지 아시는 분이 저의 주민번호와 이름을 알아가지고 가서 통장을 만들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아는 은행 직원에게 전달한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최후에 잘못된 건 걸러줘야 할 은행직원이 단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임의로 모든 절차를 생략한 후에 통장을 발급했다”며 분노했다.


하나은행, “이해 안가긴 하지만”

그러면서 이씨는 “모 은행은 통장 발급시, 본인 확인이 철저했는데 하나은행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며 “그 은행직원은 금융실명제를 위반 한 것이다. 이런것들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니 다들 계좌가 임의로 개설된 것이 없나 잘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씨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민원을 신청, 하나은행 측에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사태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6월18일 본지와 전화 통화 한 하나은행 측 관계자는 “현재 해당글의 작성자로 보이는 이씨의 이름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다”며 “글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확인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답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금감원에 확인해 본 결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민원을 낸 이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6월11일 민원을 냈던 이씨는 곧바로 다음날 민원을 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실명법상 실거래자(본인) 여부는 꼭 확인해야 한다”며 “대리인이 통장을 개설할 시에는 대리인임을 정당하게 입증할 만한 위임장 내지 인감증명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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