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강남터미널을 인수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진검승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 3사’로 꼽히는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이 주요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어 M&A시장이 또한번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강남터미널은 유통업계에서는 서울의 ‘핵심 상권’으로 손꼽히고 있는 노른자위 땅인 만큼, 이를 둔 유통 3사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강남터미널 ‘핵심상권’ 둔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유통 3사’의 진검승부 예상
술렁이는 유통업계…강남터미널 타운 조성하는 자가 미래의 유통업계 1인자?
금호아시아나가 강남고속터미널(이하 강남터미널)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인수하기 위한 유통 3사의 진검승부가 기대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강남터미널 지분 38.74%를 이달 중 매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진(16.67%), 천일고속(15.74%), 한일고속(11.11%), 동부건설(6.17%) 등도 강남터미널의 주요 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호는 최근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한진과 동부건설의 지분을 합쳐 파는 것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M&A시장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가 강남터미널을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남터미널의 넘치는 메리트
강남터미널은 여러모로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하철 3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지이기 때문.
더욱이 개통은 미뤄지고 있지만 지하철 9호선까지 운행될 경우 3개 노선이 교차하면서 유동 인구도 배로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터미널 측에 따르면 하루 유동인구는 4만명 수준.
여기에 인근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구매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기도 해, 강남의 ‘핵심 상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부지 면적이 15만1161㎡로 강남 최대의 복합 쇼핑몰 부지라는 점도 큰 메리트다.
뿐만 아니라 관할인 서울 서초구는 주차장, 상가 건물 등 낡은 터미널 시설을 재건축키로 하고 연구 용역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서초구는 터미널의 핵심 기능은 지하로 옮기고 지상에는 녹지와 함께 주거업무 시설 등을 건설해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같은 도심 명물 복합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더블어 강남터미널의 경우 개발시 따로 용도변경이 필요 없어 개발에 따른 이익을 환수하는 기부채납 및 공공기여 비율도 낮다. 때문에 이래저래 유통업계에서 인수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왕좌 둔 자존심 싸움
하지만 일단 신세계의 경우, 굳이 강남터미널 인수에 공을 들이진 않아도 된다. 이미 터미널 안에 신세계 강남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남점의 경우 신세계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액을 자랑하는 점포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롯데백화점 명동점에 이은 매출 2위의 백화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세계 입장에서는 마냥 손 놓고 볼 수만도 없다. 타 업체가 강남터미널을 인수하면서 새 점포가 들어설 경우 신세계와의 경쟁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 관계자들은 신세계가 강남터미널 인수전에 아예 관심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세계가 백화점 매출 1위인 롯데백화점 명동점처럼 인근 상권을 장악해 신세계 타운을 강남에 조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황은 롯데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의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신세계가 강남의 영토 확장을 통해 자신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일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산의 센텀시티에서의 격돌로 자존심에 치명적 상처를 입은 롯데로서는 이번이 신세계의 코를 눌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다른 인수주체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백화점도 이번 기회를 놓칠리 없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백화점은 강남터미널을 인수할 경우 삼성동(무역센터점)-압구정(본점)-반포동 라인을 형성할 수 있게 되면서, 강남권 유통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유리한 고지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현대백화점은 양재동 화물터미널에 백화점과 할인점 입점을 발표해 놓은 만큼, 주요 터미널들을 거점으로 유통업계 1위를 향한 야심찬 계획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일의 승자는 누구?
하지만 아직까지 강남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유통 3사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강남터미널 개발의 칼자루를 쥔 서울시가 서초구의 구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금호의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한진과 천일고속이 가진 지분 매입이라는 산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계 관계자들은 “유통 3사가 강남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해 검토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으레 보이는 M&A 초기 과정일 뿐”이라며 “강남터미널 상권이 큰 메리트를 지니고 있는 만큼 물밑교섭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더욱이 금호가 이달말까지 강남터미널 지분 매각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조만간 치열한 물밑교섭에서 누가 강남 상권의 노른자위를 차지한 승리자로 떠오를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