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부잣집 보령 자매의 식은땀 흘리는 원인 [정기검진]
딸부잣집 보령 자매의 식은땀 흘리는 원인 [정기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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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답답한 언니는 '용각산' 위 안좋은 동생은 '겔포스'

▲ 보령그룹.
최근 재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의 경영 참여가 눈에 띈다. 이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재계 딸부잣집으로 소문난 보령그룹 오너일가일 것이다. 이런 보령이 최근 비상등이 켜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초 보령은 창업주인 김승호 전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그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김 명예회장 슬하에는 네 딸이 있는데, 장녀인 김은선 보령그룹 회장과 막내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잇단 악재를 만나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100일만에 세무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가 하면 동생 김 부회장은 석면 탈크 사용 논란에 휩싸여 울상을 짓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들 자매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보령그룹 은선·은정 자매 경영권 물려받은 후 첫 번째 고비 맞아
업계, “보령 자매 능동 대처할 듯, 처방전 찾기 쉽지 않을 듯” 전망


▲ 김은선 보령그룹 회장.
'용각산' '겔포스' 등으로 유명한 보령은 올 초 창업주 김승호 전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장녀인 김은선 회장이 총수직에 올랐다. 김 회장은 취임식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같은 의지는 십리도 못가 발병이 나고 말았다. 김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 만에 국세청이 전격 세무조사를 단행한 것.


김 회장 취임 100일만에 세무조사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약 50여일간에 걸쳐 보령제약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세무당국이 보령의 경영권승계 과정에서 탈세 등의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측은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다. ‘정기적인 세무조사 차원일 뿐’이라는 것. 그룹 홍보실 김성원 상무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세무조사는 원래 작년에 받기로 돼 있었는데, 국세청 내부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뒤로 미뤄져서 이번에 받게 된 것일 뿐”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경영권승계 과정에서의 탈세등에 따른 세무조사 차원은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의 시각은 좀처럼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경우 으레 국세청 내에서도 조사 1국에서 맡는 게 보편인데, 보령제약의 경우엔 조사 3국에서 맡아서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3국은 보통 고소득 전문직종에 대한 세무조사를 담당해 왔기에 일각의 의혹어린 시각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나아가 이번 세무조사가 보령의 주장대로 정기적인 차원이라고 하지만 김 회장에게 있어선 적잖은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에는 보령 내부에서조차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김 회장에겐 총수로서 경영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회장이 극복해야 할 난관은 비단 이뿐만 아니란 것이 더욱 문제다.

보령제약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위과대광고를 한 혐의로 적발 당한 것이다. 식약청 등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모 일간지에 식품인 ‘보령-120 정어리 펩타이드’를 매일 섭취할 경우 높은 혈압을 조절해 주는 것으로 입증됐다는 등 제품의 효과를 허위과대 광고하다 적발됐다.

이에 대해서도 그룹 홍보실 정재훈 부장은 “허위과대광고란 것인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며 “식약청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여하튼 김 회장의 고민이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듯하다.

동생도 탈크 때문에 ‘끙끙’

▲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그런데 김 회장이 이런저런 고민으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동생인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역시 ‘끙끙’ 앓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김 부회장 역시 언니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보령메디앙스는 최근 가루용 베이비파우더 탈크 논란에 휩싸여 아직까지도 말끔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이로 인해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보령메디앙스는 지난 23일 베이비파우더 ‘탈크프리’ 선언까지 했다. 향후 가루용 베이비파우더에 탈크를 사용하지 않겠으며 안전한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베이비파우더를 개발키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원성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석면 탈크 사용 논란에 이어 보령제약의 허위과대광고로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의 불신은 깊게 쌓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보령의 오너 자매가 잇단 악재를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에 온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언니 김 회장과 동생 김 부회장이 보령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친 경험을 십분 발휘, 이번 난관을 능동적으로 헤쳐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보령 자매 독립 경영 전망

한편, 보령은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이 지난 1975년에 보령약국을 세우면서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보령제약을 필두로 보령메디앙스(화장품·일용잡화), ㈜보령(부동산임대·건강보조식품) 보령바이오파마(제조·양약) 킴즈컴(광고대행·출판) BR네트콤(소프트웨어) 보령수앤수(건강기능식품 판매 및 방문 판매)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연매출 5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보령제약의 매출액은 2232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령은 올 초 김 명예회장이 물러난 이후 그의 딸들인 은선·은정 자매가 회사를 양분하며 경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두 자매가 그룹을 분리해서 따로 독립된 회사를 운영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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