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어학연수가면 돈 많이 벌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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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흥업소로 여성 송출시킨 전문조직 ‘덜미’


국내 여성들을 일본 유흥업소로 송출 시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일당은 ‘고수익을 보장 한다’는 달콤한 말로 국내 여성을 유혹해 이른바 ‘원정 성매매’ 현장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또 이 일당은 일본 입국 시 필요한 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 여러 가지 공·사문서도 위조해 ‘중간 브로커’ 역할까지 한 ‘전문조직’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이에 본지가 이 일당의 ‘위조’부터 ‘송출’까지의 수법과 일본에서의 한인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실태에 대해 추적해 봤다.




국내 경기 불황을 틈타 성매매 여성들을 일본 유흥업소로 송출시킨 전문 조직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2계에 따르면 국내 여성들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성매매 할 여성을 모집해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송출시킨 서모(47)씨를 비롯한 일당 7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또 이들과 연계된 일본 현지 유흥업소 알선 브로커인 재일동포 S(79)씨를 지명 수배했으며 ‘원정 성매매’를 희망하던 장모(31)씨를 포함한 5명의 여성을 불구속 기소했다.

10년간 위조한 업계의 ‘대부’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일본 현지 브로커와 연계해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어학연수로 가장해 비자를 발급받아 도쿄 등 일본 현지 유흥업소에 성매매 여성으로 취업 시키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내 성매매 여성 송출 총책인 서씨의 핸드폰 번호를 입수해 통신사실을 실시간 위치 추적해 안양시 관양동 소재 사무실을 급습해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총책인 서씨는 국내에서 최고권위자라고 해도 서러울 만큼 공·사문서 위조의 대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 일당은 1998년 3월부터 검거 직전인 2009년 6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소재의 사무실에서 일본 비자 발급에 필요한 호적 등본 등을 위조했다. 경찰은 서씨 일당의 검거 당시 사무실에서 일본 비자 발급에 필요한 각종 기관명의 위조 서류와 직인, 위조문서 양식이 저장된 디스켓 7점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이들의 문서 위조 수법은 굉장히 치밀하고도 지능화되어 있었다. 국내 공·사문서 위조를 하면서도 약 10여년간 수사망을 피해 다녔으며 위조된 각 기관 및 유령사업체의 직인 등 모두 190여점을 갖춰 놓고 있었다. 또한 일본 비자발급에 필요한 서류의 양식 제작을 위해 자체 제작된 불법 컴퓨터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어 수사한 경찰도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이렇게 위조된 각종 공·사문서들은 진본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되었다.

또 이들 조직은 문서 위조 총책인 서씨를 비롯해 호적위조를 담당한 김모(69)씨, 일본 비자를 알선하고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일을 담당했던 유모(65)씨를 포함한 3명으로 이루어져 굉장히 조직화된 ‘집단’이었다.

이들의 범행은 단순한 ‘비자 발급 브로커’ 역할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위조한 서류를 이용해 일본 현지 유흥업소 알선 브로커와 손을 잡고 국내 여성을 일본 성매매 업소로 송출 시켰다.

이들은 재일 동포 출신인 현지 브로커 S씨와 연계해 일본 현지 유흥업소에 성매매 취업을 알선했다.

국내 경기 불황으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일본에 입국을 하면 취업 및 고소득이 보장되는 것처럼 과장해 고액의 알선료를 받고 비자발급 관련 서류를 건당 400~50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이다.

비자발급 부적격자들이 취업 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급이 용이한 유학 비자를 발급받아 일본 입국 후 무단이탈하여 유흥업소 등 불법취업의 수단으로 악용했다. 이를 위해 호적등본, 졸업증명서 등 1000여점을 위조해 여성들에게 넘겼다.

이 일당을 통해 약 100여명의 여성이 일본 유흥업소로 송출되었으며 일당은 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오직 돈이 목적인 ‘원정 성매매’

이들은 범행이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크라브(클럽이 변형된 말)’라 불리는 일본 유흥업소에서 한인 여성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었고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원정 성매매’를 선택한 여성들의 ‘공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흥업소 구인구직 전문사이트라고 홍보하고 있는 ‘순이X’이라는 사이트는 일본을 비롯한 홍콩, 싱가폴, 필리핀 등의 동남아지역부터 호주,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지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을 모집한다는 구인 광고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어 이른바 ‘원정 성매매’는 이미 국내에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 구인 광고를 낸 대부분의 유흥업소들은 고소득을 미끼로 한국인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에 구인 광고를 낸 일본에 위치한 성매매 업소는 하루 일당으로 23000엔~50000엔까지 벌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월급은 계속 올라간다고 광고하고 있다.

게다가 숙소도 제공하며 이 숙소는 업소와 위치가 가까워 전혀 교통비 등의 부수비용이 들지 않아 돈을 쉽게 모을 수 있다며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2년여 간 유학을 하고 있는 유학생 A씨는 “일본 현지에 이른바 ‘비자 학교’라 불리는 학교들이 있어 이러한 유흥업소의 불법 취업이 더욱 용이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전했다. A씨가 말한 비자학교란 대부분 어학원들로 시설이나 교육 과정 등을 허위 혹은 부실하게 만들어 놓고 일본 당국에 신고한 학교로,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수업료로 일정한 돈을 받고 학교 학생으로 등록해주는 학교이며 까다로운 취업비자보다는 유학비자로 일본에 입국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다른 어학원들에 비해 값싼 수업료를 내고 학교 등록을 마친 한국인 여성들은 ‘비자학교’에는 출석하지 않고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 A씨는 “성매매로 돈을 벌기 위해 불법 비자를 발급 받는 사례도 있지만 현지서 실제 공부하는 유학생들 중에서도 도쿄의 값비싼 물가 등으로 인한 생활비와 높은 학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낮에는 학생으로 밤에는 술집 아가씨로 종사하는 한국인 여성들이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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