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진입 ‘벽’ 뚫지 못하고 ‘이름값’도 못했다

야심차게 스크린골프 사업에 진출했던 KT가 결국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 6월28일 골프 업계에 따르면 KT는 통합 KT 출범 이후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KT VR골프’의 영업권을 엑스골프에 넘기고 가맹점 관리도 맡기기로 했다. 즉, 스크린골프 사업에서는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엑스골프는 ‘골프19’라는 이름으로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곳으로, 기존 KT의 스크린골프도 KT에서는 솔루션만 제공하고 실제 기계 설치와 애프터서비스 등은 엑스골프에서 담당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KT의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 이유에 대해 “시장 진입의 벽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업계 1위인 골프존을 비롯해 패밀리골프, 알바트로스, 엑스골프 등 주요 업체들을 포함한 20개 가까운 업체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소 업체들은 차별된 기계 성능과 가맹점 관리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왔다. 그런데 KT는 대기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기계 성능을 보이며 가맹점 모집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를 통해 스크린골프를 창업했던 유명 개그맨이 최근 골프존으로 옮겨갈 정도로 KT 스크린골프에 대한 평판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KT라는 대기업 브랜드를 거의 활용하지 못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이번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로 가상현실을 이용한 ‘U-스포츠’ 사업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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