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여름은 몹시 덥고 습도가 높아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스러움과 불쾌감을 불러일으켜 일의 능률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가 더위를 피하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려 하지만, 인파로 휩싸인 피서지는 그렇게 편안한 장소만은 아닌 것이 또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여름을 아무 탈 없이 즐기기 위한 방법은 단순하게도 두 가지만 챙기면 됩니다. 한여름은 어차피 힘든 계절이니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는 것을 잘 피해서 조심조심 가는 방법입니다. 여름철에 흔히 생길 수 있는 질병과 건강문제를 연구해서 대비하는 것이지요. 여름에는 물론, 식중독, 유행성 눈병, 일사병, 냉방병 등이 더 많이 발생하기는 합니다.
학업량 10% 줄이기·수면량 30분 늘리기 등 실천하면 도움
또 다른 방법이 바로 제가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여름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즐기라는 것이지요. 물론 정답은 즐기면서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겠지만, 희한하게도 즐기는 방법을 잘 연구하고 실행할수록 오히려 위험에서는 더 멀어지게 됩니다. 자, 그럼 여름 즐기기를 시작해 볼까요?
그 첫째는 무더위가 지속될 때에는 일이나 학업의 양을 10% 정도 줄이라는 것입니다. 고온다습한 여름환경은 우리 신체의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아무 것도 안 해도 10%의 에너지를 더 쓰게 하는 부담이 됩니다. 따라서 평소대로 일하면 110%를 쓰게 되기 때문에 몸은 무리하게 되고, 피로하게 되며 더위를 견디기가 더 어렵게 되지요. 여름이라는 환경이 내 몸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무시하고 내 몸을 소모하는 것이 사실은 더 건강을 해치는 것입니다.
둘째는 여름에는 의도적으로 수면을 더 취하라는 것입니다. 열대야라 잠이 안 온다고 TV시청을 늦게 까지 하거나 한 밤에 운동이나 쇼핑 등 활동을 하면 수면은 더욱 부족하게 되고 낮 동안에 더욱 견디기가 힘들게 됩니다. 평소의 수면습관을 크게 바꾸지는 말고 그대로 유지하되 30분이나 1시간 정도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불면증이 있거나, 수면이 불규칙한 분들은 숙면훈련을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숙면훈련은 기상시간만 일정하게 하고, 낮잠을 자지 않으며 잠을 자는 것을 몸에 맡기는 훈련입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숙면기능을 되살리는 훈련이지요.
피서 후 1~2일은 집에서 충분히 휴식해야
셋째는 피서를 계획할 때는 일정을 평소보다 여유 있게 잡는 것입니다. 피서는 그 자체로도 신체균형을 깨뜨릴 수 있을 뿐더러, 무리한 일정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가중시켜 신체저항력을 떨어뜨리게 마련이지요. 실제로 피서 후 평소보다 더 많은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 자주 보고되고 있습니다. 피서는 휴가가 끝나기 적어도 하루나 이틀 전에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있어야 합니다. 1~2일 동안 자신의 집에서 충분히 휴식하면서 흐트러졌던 신체리듬을 바로잡고 떨어진 저항력을 복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넷째는 물을 하루에 최소한 8잔 정도 따로 마시라는 것입니다. 이는 500cc 생수병으로 4병 정도가 됩니다. 목이 마르다고 청량음료나 스포츠음료로 보충하는 것은 그 순간에는 시원하지만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기 때문에 몸으로 봐서는 탈수가 됩니다. 더구나 카페인음료나 맥주를 포함한 술은 이뇨작용이 더 강하기 때문에 탈수를 가중시킵니다.
하루 8잔 물 마시기…커피 마신 후엔 물 2잔 보충 필요
많은 사람들이 맛과 영양을 음료에서 찾지만, 실제로 몸에서 필요한 것은 음료 속에 들어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물 그 자체이지요. 어떤 음료이던 마실수록 몸에는 물이 부족하게 됩니다. 몸에 물을 보충하는 방법은 수시로 물을 마시던가, 커피 등 음료를 1잔 마신 후에는 반드시 물 2잔을 바로 이어서 마시면 됩니다.
다섯째는 보양식을 찾지 말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못 먹고 못 살았을 때에는 칼로리가 많은 음식으로 힘이 나서 더위를 견디기가 쉬웠지만, 영양과잉 시대인 요즈음에는 칼로리가 많은 음식은 비만을 촉진하게 되어 오히려 여름을 더욱 힘들게 만듭니다. 여름에 힘들고 지치는 것은 소위 보양식을 못 먹어서가 아니라, 몸을 지나치게 소모해서입니다. 꼭 보양식을 먹고 싶다면 한 그릇을 두 사람이 나누어 먹는 정도로 즐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양식보다 꾸준한 운동…실내·워터스포츠 권장
여섯째는 냉방기를 적절하게 사용하라는 것인데, 우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에 직접 노출되는 것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은 너무 낮지 않은 온도로 꾸준히 틀어 놓는 것이 좋고, 선풍기는 벽 쪽을 향해 바람이 가게 하여 실내의 공기가 환류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 속의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외부공기사용 단추를 누르시고, 선풍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에는 방문이나 창문을 열어 놓으셔야 합니다. 실내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중앙 냉방식이라면 자주 바깥으로 나가 실외 온도에 몸을 익숙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곱째는 운동입니다. 운동을 이미 꾸준히 해온 사람들에게는 사실 환경이나 계절은 장해 요인이라기보다는 다양성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지만, 운동이 습관화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봄, 가을보다는 아무래도 여름, 겨울에 운동하기가 더 어렵게 마련이지요. 운동을 꾸준히 해오던 사람들도 이 계절에는 덜 하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운동은 같은 운동이라 하더라도 실외에서 하는 것이 보통 더 효과적이지요.
그렇지만 여름철 실외 환경이 지나치게 고온다습하면 선선한 아침, 저녁에 하는 것이 좋고, 냉방시설이 잘 되어있는 스쿼시, 볼링, 탁구, 농구 등의 실내 스포츠도 권장할 만합니다. 여름에 특별히 더 즐길 수 있는 것이 워터스포츠입니다. 단순한 수영과 물놀이도 좋지만 다양한 종류의 워터스포츠는 지루할 수 있는 운동에 즐거움과 재미를 더 얹어 줍니다.
적절한 ‘태양 즐기기’는 피부·신체·정신건강에 유익
여덟째는 태양 빛 즐기기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햇볕에의 노출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꾸 피하다 보면, 나중에는 조금만 노출되어도 피부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되지요.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는 내 몸과 잘 어울리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더구나 햇빛은 한국 여성들에게 부족한 비타민D를 충분히 공급해 주는 등 몸에 많은 이로운 작용도 하지요. 강렬한 직사광선은 물론 충분한 선크림 등으로 노출을 피해야 하겠지만, 약간씩은 노출시키는 것이 피부건강에도, 신체 및 정신건강에도 더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더위도 즐기라는 것입니다. 더위는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은 아닙니다. 더위에 특히 약한 사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노약자들 외에도 비만인 사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등입니다. 또한 성격이 급한 사람들도 더위를 매우 힘들어 하지요.
난초는 예쁘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상에서만 살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잡초는 추우나 더우나 끈끈한 생명력을 뽐내지요. 우리의 몸도 난초보다는 잡초로 키우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추우면 시원하게 느끼고 더우면 따뜻하게 느끼는 마음가짐이 우리의 몸을 강한 잡초로 거듭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