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상미가 이번엔 공포영화로 차세대 호러퀸에 도전한다. 데뷔 초 ‘얼짱’이라는 수식어로 먼저 알려진 그는 다른 여느 얼짱 출신의 배우들과 달리 다양한 장르에 얼굴을 비추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때문에 그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출연했던 작품들은 그만의 연기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작품을 통해 한 계단씩 차분히 연기자의 길을 밟아본 그가 공포영화 ‘불신지옥’을 통해 영화로는 첫 주연 신고식을 치뤘다.

영화 ‘불신지옥’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영화로는 첫 주연을 맡은 남상미는 사뭇 긴장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이내 곧 환한 얼굴로 취재진들의 요청에 화답했다. 이날 검은색 원피스에 머리를 하나로 묶은 그는 여배우답지 않은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극중에서 자매로 나오는 심은경을 제작보고회 내내 다정하게 챙겨 주변사람들로부터 “친자매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공포영화라기엔 너무 화기애애한 그와 그의 영화를 만나보자.

실종된 동생찾아 삼만리
영화 ‘불신지옥’은 신들린 소녀를 둘러싼 잔혹한 욕망과 믿음을 그렸다.
사실 신들림과 무속신앙은 한국에서만 다룰 수 있는 독특한 소재로 영화는 제작 전부터 이목을 집중 받았다.
특히 영화는 ‘광신’에 대해 다룸으로써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무엇인가에 의존해야만 하는 나약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불안한 우리의 삶 자체가 공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차세대 호러퀸 도전, 기존 발랄한 이미지 버리고 반항아 캐릭터 선봬
기이한 촬영분위기속 흥행 기대감 업, ‘얼짱’출신 수식어 오히려 감사
극중에서 사라진 동생을 찾으려는 언니 ‘희진’을 맡은 그는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혼자 힘으로 등록금을 벌어가며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다.
교통사고 휴유증을 앓고 있는 동생 소진이 걱정되면서도 점점 더 종교에만 빠져드는 엄마를 보는 것이 괴로워 가족과 소원해지는 캐릭터인 것.
이에 대해 그는 “기존의 씩씩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버렸다. 일상의 피곤함과 가족에 대한 애증이 뒤섞여 이상한 환영에까지 시달리는,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인물”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희진이란 캐릭터가 마음에 든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 초고에는 희진이가 지금보다 더 강한 인물이었다. 사회와 엄마에 대한 반감을 담배를 피거나 욕을 하는 등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며 “그러나 감독님이 나와 미팅을 하고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 캐릭터가 많이 순해졌다. 그러한 과정이 희진에 대한 애착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유달리 잔병치레 많아~
사실 그의 공포영화 출연은 영화 ‘령’에 이어 5년만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는 좀 다르다. 공포영화의 장르적 효과가 나타나는 ‘한’ 서린 영화라기보다는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독특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겪은 황당했던 경험담도 함께 털어놨다.
공포영화에 어울리는 촬영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만큼 기이한 현상들이 속속 일어났던 것.
그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유달리 아팠다.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아프지 않고 씩씩했는데 유난히 허리부상, 피부병 등 잔병치레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은경이는 신 내림 장면을 찍으면서 옷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쳐 잠깐 정신을 잃기도 했다. 스탭들은 고양이 같은 이상한 소리가 녹음돼 긴장하는 일화도 있었다”며 “스산한 기운을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니가 싶다. 유독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다”고 미소를 띠었다.
‘얼짱’ 아냐, 업혀간 케이스
마지막으로 남상미는 ‘얼짱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항상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난 얼짱 출신이 아니다”며 “얼짱 출신인 구혜선씨 등이 화제가 되면서 업혀간 케이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예쁜 얼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배우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칫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 연기력이 과소평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연기력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드러내며 오히려 그러한 수식어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얼짱은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호칭이기 때문”이라며 “80살에 연기를 하면서 얼짱 출신이라는 말을 들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활동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함께 출연한 배우 류승용은 “남상미는 마음짱이다. 예쁜척하지 않고 정말 착하다. 이런 배우는 처음 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마음짱’ 남상미가 자신의 이미지를 역행하며 호러퀸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영화 ‘불신지옥’은 ‘신내림’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로 오는 8월13일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