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A(여행사연합), 수익원 갈아타기 성공할까?
KATA(여행사연합), 수익원 갈아타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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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에게 손실 떠넘기는 여행사


국내 여행사들이 일반 여행객들에게 여행손실을 떠넘기려 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여행사들의 연합회인 KATA가 공청회를 통해 여행객들에게 발권 항공권 금액의 10%를 ‘취급 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할 방침을 제시한 것. 이렇게 되면 일반 시민들이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할 때마다 5~13만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비용을 더 부담해야 돼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일반 여행객들은 말도 안 되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항공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가 항공사에서 여행객으로 수익원을 갈아타려는 KATA의 ‘취급 수수료’ 방침을 집중 취재해봤다.

▲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 있는 KATA(여행사연합)를 방문했다.


KATA가 사라지는 항공사 커미션을 보전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실 그동안 여행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통해 발권을 할 때마다 커미션 명목(일명 항공컴)으로 항공권 금액 대비 7~9%에 달하는 ‘발권 수수료’를 챙겨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당장 ‘제로컴’(수수료 커미션이 없어지는) 상태가 되므로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여행객들에게 ‘취급 수수료’를 받겠다는 입장을 편 것이다. 더욱이 KATA는 지난 23일 ‘건전 여행을 위한 비용·편익 연구’라는 공청회를 열었지만, 실상은 발권 수수료 폐지에 따른 여행상품의 가격인상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킬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제로컴, 여행업계 흔들

항공사가 항공권을 발행하면서 받는 일종의 수고비인 발권 수수료.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 요금의 7%를 발권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여행사에 지불하는 ‘발권수수료’ 7%로 낮춘데 이어, 커미션 폐지
KATA…발권 항공권 금액의 10%을 여행객에 ‘취급 수수료’로 부과할 방침

쉽게 말해 소비자가 항공사 창구에서 항공권을 발급받는 경우는 항공사가, 여행사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는 여행사가 각각 이 수수료를 가져간다.

여행사가 100만원짜리 항공권을 고객에 팔면 7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항공사로부터 받는 식이다.

하지만 그러한 ‘발권 수수료’가 오는 2010년 1월1일부터 폐지된다.

이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4월 발권수수료를 9%에서 7%로 낮춘데 이어, 올 7월에는 “2010년부터 항공사 차원의 발권 수수료를 폐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보기술의 발달과 항공 업무의 환경 변화로 인해 선진국에서는 항공사가 발권수수료를 정해 운영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공정한 거래를 침해 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000년 초부터 수수료 자유화를 시행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이러한 발전된 제도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수수료 자유화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 항공사가 일괄적으로 받아서 분배하던 발권 수수료를 폐지 할 테니, 각 여행사가 서비스에 맞는 수수료를 책정해 소비자로부터 직접 받으라는 의미다.

물론 이는 전체 항공사의 처사가 아닌 대한항공의 입장이지만, 우리나라 여행객의 40%이상이 대한항공을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만큼의 발권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여행업계로서는 적지 않은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시관광협회 조사에 따르면 발권수수료를 9%에서 7%를 낮춘 것만으로도 여행업계 업체당 10명이었던 종업원이 7명으로 줄었으며 1억2388만원이었던 월평균 매출액도 8069만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 여행사들의 전체 수입에서 발권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행업계가 지나친 경쟁으로 발권수수료를 제외한 서비스 요금을 거의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ATA는 “대한항공이 발권수수료를 없애기로 한 내년 주저앉는 중소 여행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는 발권수수료 축소에서 폐지까지 6~8년 정도 여유를 뒀는데 한국은 2년 만에 없애려 하고 있어 여행사들의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결국엔 갈아타기?

사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발권수수료 인하와 내년 발권수수료 폐지 선언으로 인해 여행사와 항공사는 첨예한 갈등을 겪어왔다.

여행객 반발, 항공사와 거래과정 손실 여행사가 여행객들에게 전가하는 조치
결국엔 수익원 갈아타기, 수수료 책정보다 소비자 심리 이해한 근본고안 필요

그 내용은 대체로 항공사가 “선진국 대부분이 발권수수료를 폐지하거나 없애는 추세다. 요즘엔 인터넷 발권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예전처럼 여행사들이 항공권을 사기위해 들여야 했던 수고가 거의 없어졌다”고 주장한 반면, 여행사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구 뛰고 있는데 항공사들은 이기주의적 행태로 이런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다.

발권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그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항공사들의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하며 결국 모든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부담이 전가될 것임을 운운하던 KATA가 여행사가 살기위한 궁여지책, 즉 항공사의 사라지는 커미션을 보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여행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여행객에게 받겠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부동산 중개업소처럼 여행상품을 중개해 주는 대가로 취급(중개) 수수료를 일반 여행객들에게 징수하겠다는 것.

더욱이 KATA는 지난 23일 공청회를 열어 정액제와 정률제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폈다.

정액제의 경우 50만원 이하의 저가 항공권 발권에는 4만5000원, 50만원 이상의 고가 항공권 발권에는 13만5000원씩을 각각 부과하고 정률제는 아예 항공권 발권 전체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항공사를 통해 여행사가 받은 발권수수료가 7%인데, 왜 7%가 아닌 10%를 취급 수수료로 책정했는지 모르겠다. 이는 다분히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대해 KATA는 “여행사가 항공권 1장을 발권하는 데 들어가는 돈은 인건비, 사무실 운영비, 마케팅비 등을 합해 항공요금의 약 10%선인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며 “우리는 적정선을 정해준 거뿐이지 실제로 여행사들마다 경쟁 때문이라도 더 낮은 가격에 책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더 많이 부과하는 여행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냐”며 “여행사들이 항공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여행사가 항공사에서 여행객으로 수익원을 갈아타려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업계 자체적으로도 “발권수수료를 없애면 어쩔 수 없이 여행상품요금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이 이를 양해해 줄지 고민”이라고 말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여행객 반발은 당연

실제로 KATA가 ‘취급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도입하려는 제도는 여행객에게 고급여행정보제공을 통한 서비스피(fee)를 받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여행사가 더욱 전문적인 지식과 친절함으로 무장하고 직원들이 여행상담 컨설팅을 통해 여행객에게 보다 큰 만족을 제공하면서 서비스피 등의 별도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

물론 여행사들은 그에 따른 직원 서비스 교육 강화와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에 주력해야만 한다.

하지만 발권수수료를 대체할 새로운 요금을 부과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

항공권만 여행사에서 구입하던 자유여행객들도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발권을 기피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거기다 발권수수료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잘 모르거나 관심조차 없던 여행객들에게 여행사들이 항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면서 역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방침은 제도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업계들 사이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서비스피와 상관없이 이미 시행됐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항공사에서 주는 발권수수료만 믿고 여행사를 운영해왔던 게 아니냐”며 “이번 기회에 서비스피가 아닌 여행사의 자체적인 운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KATA 관계자는 “별도의 요금은 여행상담 전에 고지해주는 것으로 우선 방침을 정했다. 대신 여행 상담이 끝나고 여행상품을 구매했을 경우 영수증에 서비스피라는 목록으로 부과할 예정“이라며 ”사실 소비자의 반발이 아예 없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 하지만 호텔 등에서 봉사료 명목으로 받는 팁과는 달리 채권·채무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당연히 지불해야 될 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서비스 요금의 특성상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서비스 요금에 대한 고객의 수긍 및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러한 돈을 당연히 지불해야 되는 돈으로 취급 논의 한데다, 여행객에 대한 이익부분이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다 과도한 할인정책을 추구하는 여행사들이 생길 경우엔 실질적인 수수료의 의미가 무색해질 수도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여행 전문가들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원가가 발생하는지를 고객에게 제시해 고객을 수긍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며 “사실 KATA의 이번 방침처럼 갑작스런 서비스 수수료 책정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야기 시키기보다는 소비자 심리를 이해한 좀 더 근본적인 고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ATA(여행사연합)의 기획팀 조계석 실장 [미니 인터뷰]

“여행사에게 서비스피 무는 것은 당연”

본지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 있는 KATA를 찾아갔다.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공청회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온 KATA의 관계자의 입을 통해 ‘취급수수료’ 방침에 대한 자제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취급수수료’에 대한 제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대한항공이 커미션 폐지를 선언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현재 여행상품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는 나라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과 일본 등이 있다. 관광레저경영과 교수에게 그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를 부탁했고 공청회를 통해 발표했다. 현재 ‘취급수수료’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계속해서 논의 중에 있다.

- 언제부터 시행될 예정인가.

사실 ‘발권수수료’ 폐지에 대한 대응책으로 ‘취급수수료’를 제시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폐지를 선언한 내년 2010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일부러 그렇게 맞춘 건가.

솔직히 그렇다. 이는 여행업계 수익의 60%를 발권수수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에 내년부터 여행업계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러한 궁여지책으로 내놓게 된 것이 취급수수료다. 결국 대한항공의 ‘발권수수료’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취급수수료’도 더이상 논의되지 않을 것이다.

- ‘취급수수료’를 10%로 책정한 이유가 뭔가.

사실 행객들이 여행사를 이용해서 항공권을 사는 이유는 항공사에서 직접 사는 것보다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우선 대량구매를 하기 때문에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것은 이익이 된다. 하지만 항공사가 커미션을 폐지하고 여행사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게 되면 여행사협회로써 당연히 적정선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따로 의뢰를 해 연구한 결과, 11%가 나왔고 내려서 10%로 책정하게 된 것이다.

- ‘발권수수료’ 대비 3%가 높으면 소비자의 부담이 늘지 않나.

꼭 그런 건 아니다. 우리는 적정선을 제시해준 거뿐이고 여행사마다 알아서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을 위해서도 서비스피를 다운시킬 수밖에 없는 게 여행업계의 시장이치이다. 때문에 오히려 여행사들이 경쟁할 수 있는 부분은 여행상품이나 고급정보 등이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변함없는 가격으로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받게 된다. 우리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취급수수료인 서비스피를 받겠다는 거다.

- 여행객의 반발이 예상되지 않나.

여행객의 반발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모든 제도가 그렇듯 찬성이 있으면 반대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반발을 최소화 하기위해 여행업계들을 먼저 설득하고 교육시킨 다음 여행객들이 그러한 서비스를 이해하도록 도와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서비스는 유료다”라는 생각이 만연돼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객은 여행사로부터 받은 서비스에 대한 합당한 서비스피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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