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이하 동북아타워)가 주거시설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과 사업시행사인 NSIC(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는 동북아타워 20여개 층을 주거용 호텔로 변경키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일각에서 “형식은 호텔이지만 사실상 아파트나 마찬가지여서 당초의 건립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특혜’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가 송도 동북아타워의 주거용도 변경 추진 논란을 취재했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 꿈꾸던 송도국제도시…결국 대규모 주거단지로 전락?
주거용도 변경 추진 중인 동북아타워…“건립취지 벗어났을 뿐 아니라 특혜다”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지를 육성한다는 취지하에 건설 중인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대규모 주거단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송도국제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비즈니스 업무용 빌딩으로 건설 중인 동북아타워가 당초의 건립 취지와는 어긋난 주거시설로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색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지상 65층 규모의 송도국제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5000억원을 들여 지난 2006년 착공한 동북아타워는 당초 업무용 빌딩으로 계획됐다.
때문에 인천시와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을 맡고 있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 미국의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7대3의 지분비율로 합작 설립)는 1층부터 33층까지의 공간에는 다국적 기업 및 금융 기관 등이 입주할 사무실 및 유명 패션 브랜드의 부띠끄 등 상업 시설을, 34층부터 64층까지는 2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장기숙박호텔과 호텔 부대시설을 계획했었다. 그리고 65층은 서해바다와 산들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observation deck)로 구성했다.
하지만 최근 NSIC가 비즈니스 용도의 빌딩인 동북아타워 내에 주거시설을 넣기로 해 일각에서 뒷말이 일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NSIC는 금융권의 사업성 확보와 동북아타워의 원활한 사업 추진 위해 인천경제청과 회의를 통해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국제업무단지 개발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34층 이상의 공간을 당초 계획인 호텔과 콘도 211호실을 180㎡형 이상의 주거형 호텔 140호실로 변경키로 협의했다. 또 1~33층까지 업무시설 중 8개 층을 호텔로 변경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지역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각에서 “동북아타워는 송도 국제업무단지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건립되는 것”이라며 “주거용 시설이 들어서면 본래의 건립 취지가 없어지게 될 뿐만 아니라 현재 오피스, 호텔, 주거시설이 혼합해 허용된 전례가 없는 만큼 NSIC에 특혜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은 자칫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는 송도 국제업무단지가 또 하나의 거대한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택 밀집 지역)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
뿐만 아니라 NSIC가 요구한데로 용도 변경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인천도시개발공사(이하 인천도개공)가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알려진 인천도개공의 참여지분은 10% 내외로, 국제업무단지 100만㎡를 NSIC측으로부터 싸게 넘겨받아 직접 개발해 지분 참여에 따른 수익 부분은 물론,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추가 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NSIC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인천도개공이 참여하게 되면 동시 개발에 따라 전체적인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송도를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본 사업의 취지와는 달리 당장 눈앞의 수익성에 따라 주거시설이 점차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시민단체 일각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지역시민단체의 관계자는 “무리한 외자유치 계획과 입주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미 국제업무단지 내에 주거시설의 용적을 많이 늘려온 상황에서 동북아타워 내 주거시설 허용은 결국 송도를 베드타운화 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