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투사로 나선 민주당 정세균 대표
길거리 투사로 나선 민주당 정세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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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통과는 원천무효! 끝까지 싸우겠다”


“국민들 선거에서 대리투표 하면 감옥에 간다”...한나라당의 대리투표 부당성 성토
일각에선 “정세균 대표 100일간 힘겨운 싸움 될 듯” 하지만 기회의 風 될 수 있어


미디어관련법 저지 실패 책임을 물어 지난 24일 의원직 사퇴를 던진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으로 장외 투쟁을 선언하며 거리에 나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성향 야3당은 지난 25일 서울광장역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궐기 대회를 개최, 100일간 장외 투쟁에 나선 가운데 정세균 대표는 이날 “지난 22일 국회에서 언론악법이 통과 된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되었다”면서 “언론악법이 원천무효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 한다”며 본격적인 거리 투쟁에 나섰다.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

이날 정 대표는 “무효화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기 위해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 진상을 샅샅이 밝히고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 오늘부터 승리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우겠다”고 100일간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정 대표는 이를 위해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하나로 똘똘 뭉쳐 싸워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정세균 대표는 서울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미디어법 통과(방송법)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배 했을 뿐만 아니라 의회민주주의에 벗어난 한나라당의 날치기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대리투표가 문제이다. 국민들이 선거에서 대리투표를 하면 감옥에 간다”면서 “대리투표는 부정투표이며, 동영상을 통해서 그 증거가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불법 재투표와 일사부재의 원칙(헌법 제49조) 위배, 대리투표 의혹이 불법의 증거”라면서 “이윤성 부의장이 22일 방송법 표결을 진행하면서 투표개시와 투표종료를 분명히 선언했으며, 결과는 재석의원 145명, 찬성 142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명백한 부결이다. 재 투표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배한 제2의 사사오입 같은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서울역 집회를 시작으로 최소한 앞으로 100일간 전국 순회 시국대회와 함께 거리홍보전과 1000만명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10월 재보선 까지 투쟁!투쟁!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던 정 대표가 미디어법 통과 이후 트레이드 마크였던 온화한 미소는 온데간대 없고 오로지 적장에 뛰어든 장수처럼 차갑고도 냉정한 눈빛을 가진 투사로 변모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 대표의 이 같은 모습에 놀라운 눈치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이 직권상정이 되기 앞서 ‘언론악법’ 구호를 외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그는 정치에 발을 들어 놓으면서 최근까지 단식농성에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딴 것 다해도 밥을 못 굶겠다”던 그런 그가 미디어법 저지를 위해 단식 농성을 펼쳤다는 자체는 그가 극도로 절박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 대표는 미디어법이 통과 될 경우 “의원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던 굳은 의지가 법안이 통과되면서 실제로 의원직 사퇴를 실천으로 보여줬다. 그의 결연한 모습에 정치권 관계자들은 “일회성 정치 전략일 줄 알았는데 그의 서늘한 눈빛을 보니 장난이 아닌 것 같다. 배고픔에 굶주린 투사와도 같다. 그가 어떻게 행동하나에 따라 당운은 물론 미디어법 저지의 사활이 걸렸다”고 말했다.

정 대표 자신도 의원직 사퇴 등 결연한 행동이 ‘정치쇼’가 아님을 증명 하듯이 실제로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폐쇄하고 보좌진을 면직처리 시켰다. 설사 국회의장이 사퇴를 수리 하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로 18대 국회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가 정말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당 대표로서 자신이 먼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 역시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생명 최대 심판대 될듯...

이처럼 투사로 변신한 정세균 대표는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가서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패싸움을 본 터라 그의 모습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실제로 거리투쟁에 나선 정 대표는 “민주당은 앞으로 100일동안 MB악법이 얼마나 더럽고 추한 것인지 국민들에게 얼마나 해를 끼치는 악법인지를 분명히 알려주기 위해 거리로 나와 문제점을 낱낱이 알려 드리겠다”고 말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을 냉담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어느 정도 진실성이 엿보인다고 하는 시민도 있었다. 일각에선 만약 정 대표가 지금의 고통을 해쳐나가 일관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이는 큰 대의를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선후보로서의 지지율과 기반이 박근혜 전 대표보다는 턱 없이 부족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정 대표가 큰 활약을 펼친다면 국민들이 그의 리더쉽을 인정하고 확실하게 대선 후보로 각인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지금 정 대표를 중심으로 100일간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10월 재보선과 맞물려 있다. 한나라당 측에서 이점을 들어 민주당의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정 대표의 힘든 싸움이 10월 선거에서 평가되기 때문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정 대표의 시련이 ‘대풍(大風)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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