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 ‘마녀사냥’이냐 ‘나비효과’냐?
광우병 파동, ‘마녀사냥’이냐 ‘나비효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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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선 (주)에이미트에게 소송 당한 전모


배우 김민선(32)씨가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인 (주)에이미트는 김씨의 청산가리 발언이 지난해 광우병 파동을 선동하는데 일조했다며 3억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한 것. 지난 11일 에이미트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는 김씨 말고도 MBC PD수첩의 감독 4명과 작가 1명, 그리고 MBC 사장이 포함돼있다. 이 업체의 대표인 박창규(57)씨는 “MBC의 왜곡·과장 보도와 김씨의 발언이 촛불집회를 활성화 시켰으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젊은층의 소비를 기피하게 만들었다”며 “수입업체들이 무려 42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게 돼 폐업 도산, 파산을 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송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정치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져 당분간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가 김씨를 상대로 한 소송의 전모와 김씨의 승소 가능성에 대해 집중 취재해봤다.

▲ 배우 김민선이 지난 10일 미국산쇠고기 수입업체인 (주)에이미트에게 광우병 선동에 일조했다며 소송을 당했다.


일명 미네르바를 잇는 '마녀사냥'이 등장했다. 연예인 김씨가 그 주인공으로, 김씨는 지난 2008년 5월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 파동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가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된서리를 맞게 된 것. 특히 김씨가 개제한 내용 중에는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자극적인 문구가 들어있어 박씨는 지난 10일 이러한 내용 등을 문제 삼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 본지가 지난 1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인 (주)에이미트에 찾아갔다. 사진은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주)에이미트 본사.

나비효과 저리가라

박씨의 말을 요약하면 영화 ‘나비효과’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가 만들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 김민선 청산가리 발언 문제 삼아 소송
미네르바 잇는 ‘마녀사냥’ VS ‘나비효과’ 방불케 하는 광우병 선동 일조

그 내용인 즉, 지난 2008년 4월29일 MBC PD수첩으로 시작된 광우병 파동은 이틀 뒤 김씨의 청산가리 발언으로 이어져 연예인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효과를 일으켰고 이를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지난 2008년 5월3일 이후의 촛불집회에 불을 지폈다는 것.

이는 또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40여일 늦추는데 일조해 해당업체가 5억이라는 손해가 났으며 이후 100여일이나 계속된 촛불집회로 애초 계획한 프랜차이즈 사업이 무너지면서 광고비만 10억(전체 15억)이 깨졌다며 그에 대한 책임을 이들 7명에게 묻겠다는 내용이다.

사실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전한 연예인은 김씨 말고도 이준기, 박용하, 김혜수, 김장훈, 김희철, 하리수, 세븐, 이동욱, 윤도현, 이승환 등 여러 명.

하지만 유독 김씨를 문제 삼은데 대해 박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청산가리에 비유해서 아이들이 이것을 먹으면 죽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며 “MBC와 김씨의 발언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박씨의 주장에 대해 “추측성 발언”이라며 오히려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등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찬반론으로 나뉘며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광우병 논쟁 2라운드

김씨에 대한 논쟁의 쟁점은 대체로 가혹하다는 입장으로 “그 책임을 연예인 한명에게 묻는다는 거 가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업체가 이야기 하는 손해액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입증 하겠냐”는 의견이다.

반대로 “연예인은 공인으로써 자신이 한말에 사회적 책임이 있으며 그에 대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러한 논쟁이 정치적 공방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한데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시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인인 연예인들은 자신의 한마디에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라는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 된다”며 김씨가 광우병 발언을 책임져야 한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

이에 동료 연예인인 정진영이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며 김씨를 보호하고 나섰지만 변희재 대표가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들을 비난해 유명인들의 설전은 본격화됐다.

특히 진중권 교수는 “수입업체가 식품의 안정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안하고 안정성을 못 믿었다고 손해배상을 건 게 말이 되냐”며 변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수입업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제2의 광우병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정치권과 수입업체의 치밀한 공작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이를테면 이번 MBC PD수첩 광우병파동방송이 일부 왜곡됐다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미국산 쇠고기 업체를 통해 다시 한 번 광우병파동을 불식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것.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확인된바 없는 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 다른 문서가 있지 않냐”는 소문과 함께 김씨의 승소 가능성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고 있다.

누가누가 이길까

우선 일부 네티즌과 유명인사들은 김씨의 승소 가능성을 두고 박씨의 소송이 곧 기각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 법률가(아이디 HJKim)가 다음 블로그에 올린 ‘김씨의 승소 가능성’에 따르면 “법적으로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불법행위(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해당업체가 승소하려면 김씨의 발언이 명백한 거짓이라는 점과 거짓임을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 수입반대 여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팔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손해액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모종의 영향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그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해당업체의 이준하 변호사는 이에 대해 “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언급하는 사안은 다른 측면, 예컨대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으로 다른 문서가 있냐는 것 등에 맞춰져 사건의 본질을 등한시 할 수 있다”며 “김씨에게 소장을 발송한 상태고 그쪽에서 입장을 밝히면 그에 대한 답변은 할 수 있어도 현재로선 구체적 언급이 곤란한 사안이다. 하지만 김씨의 발언에 대한 불법행위나 인과관계 입증, 손해액에 대한 사실 확인 등을 해서 일부 청구한 손해보상액을 계속 확장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박씨는 승소 가능성에 대해 “100%의 승소를 확신한다. 승소를 확신하지 않았다면 소송도 걸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승소하면 다른 수입업체들도 줄줄이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해 승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비췄다.

반면 김씨와 김씨의 소속사인 TN엔터테인먼트측은 이번 소송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변호사의 말대로 지난 18일 김씨측으로 소장이 발송된 상태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논쟁과 재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주)에이미트 박창규 대표.


(주)에이미트 박창규 대표[미니인터뷰]
“미국산 쇠고기 안 먹어 봤음 말을 마라”

본지가 지난 18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주)에이미트에 찾아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의 대표이자 한국수입육협회 전 회장인 박창규(57)씨를 통해 이번 소송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소송을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 팔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현재도 미국산 쇠고기 먹는 사람들 많다. 하지만 주 고객층은 30대 이상이다. 그 이하 젊은층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아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 이를테면 쇠고기를 먹는 소비자가 전체 100이라고 한다면 50밖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50중에 20이 한우나 다른 쇠고기를 먹는다 치면, 30이 남는다. 우리는 그 나머지 30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 하겠다는 거다.

그 책임이 MBC PD수첩 관계자와 김민선에게 있다고 보는 건가. 하지만 그전에도 촛불집회는 있었다.

아니다. 그전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 MBC PD수첩이 방송되고 김민선이 청산가리 운운하니까 갑자기 젊은층들이 촛불집회에 가세해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이 광우병 파동을 선동시켰고 촛불집회에 불을 지폈다.

추측성 발언이지 않나. 미국산 쇠고기가 100% 안전하다는 결과는 아직 안 나왔는데 선동이라고 할 수 있나.

미국 가본 적 있나. 미국사람들 자기 내들 쇠고기 잘 먹는다. 아무문제 없다. 미국산 쇠고기 안 먹어 봤음 말을 마라. 모르고들 하는 소리다. 일부 반미감정이 이러한 쇠고기 파동을 일으킨 거다. 미국가면 창피해 죽겠다. 다른 나라들 다 잘 먹고 있는데 너네 나라만 왜 이러냐 한다. 미국산 쇠고기 먹고 죽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 안전한 걸 가지고 자꾸 방송에서, 연예인이 난리를 치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그런 줄 알고 따라가는 거다. 이게 선동이 아니고 뭐냐.

소송이후 오히려 반대세력이 늘어나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는데.

걱정 안 한다. 어차피 먹을 사람들은 먹는다. 그리고 나를 응원하는 전화나 팩스도 많이 오고 있다. 이번 소송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

정치세력이 개입했다는 설이 있던데.

전혀 아니다. 내가 전에 한국수입육협회 전 회장으로 있었는데 광우병파동으로 억울하게 파산한 업체들이 많아 내가 대표로 나선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내가 승소하게 되면 줄줄이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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