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중복 게재, 소득세 탈루 의혹, 병역문제 집중 공략
정 후보자 지인들 “꼭 이렇게까지 총리가 되야하냐” 만류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민주당은 한 때 자신의 당 대통령후보로 까지 거론됐던 정 후보자를 검증하게 되었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은 이번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 청문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완료하고 5대1의 경쟁을 벌인 끝에 청문위원으로 최재성 백원우 김종률 강운태 의원 등을 결정됐다.
모두 당내에서 대여 전투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의원들이다. 이들을 지원할 TF는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강봉균, 이용섭, 박선숙, 이시종, 양승조, 최규식, 우제창 의원 등 8명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했다.
이들 12명이 정 후보자를 집중 공략할 쟁점은 논문 중복 게재, 소득세 탈루 의혹, 병역 문제 등이다.
20년간 논문 한편도 안쓴 학자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1998년 서울대경제연구소 ‘경제논집’에 실린 ‘IMF와 한국경제’라는 논문과 2002년 한국행정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의 ‘내가 본 한국경제-1997년 위기 이전과 이후’라는 논문 등 3건에 대해 중복게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은혜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말 논문을 영어 논문으로 옮겨 논문 이중게재를 했다는 의혹에 이어,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시절 쓴 논문 중 일부를 그대로 짜깁기해 여러 학회지에 올리거나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거들었다.
박의원은 정 후보자에 대해 “정 후보자에 대한 논문검증을 해보려 했더니, 20여년간 논문 한편도 안쓴 학자다. 본분을 하지 못하는 학자가 총리로써 본분을 할 수 있을지 문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박 의원은“정 후보자는 연애는 민주당과 하고 결혼은 한나라당과 했다. 이런 소신을 가진 사람이 난마와 같이 얽힌 국정을 제대로 풀 것인지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박의원은 “이번 9월 국회에서 민주당은 존재감을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하고, 그것은 곧 청문회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민주당과 청문회에 거는 기대가 높다. ‘제2의 천성관’을 탄생시키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철학, 행정학 등 여러 분야에서 위기극복의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해와 기고나 강연 등에 응했다. 비슷한 시기에다 비슷한 주제인 만큼 일부 유사 내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양한 독자계층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사회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뜨거운 감자’ 병역논란 정운찬
정 후보자가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사실도 민주당에서는 좋은 먹이감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여러 차례 입영을 미루고 고령(31세)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
특히 정 후보자는 부친을 일찍 여읜 독자(일명 ‘부선망(父先亡) 독자’)에게 주어지는 단기(6개월) 보충역 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복무하지 않아 고의로 병역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 후보자의 병역면제는 2007년 대선주자로 거론될 때도 논란이 돼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국회에 제출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중 병적증명서 내용에 따르면 그는 1966년 서울대 1학년 때 1차 신검을 받고 ‘2을종’ 판정을 받았다. 2을종은 현재 기준으로 3급에 해당되는데 현역병 입영 대상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 후보자는 1967년 다시 신검을 받았고 방위병(현재의 공익근무요원) 대상인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또 1968년에는 1차례 징병검사 연기 신청을 하고 군입대를 미뤘다가, 1970년 대학을 졸업하고선 다시 신검을 받았고 1을종(현재 2급)으로 분류됐다. 이어 71년 네 번째 신검에서 재차 보충역으로 판정받았다.
이렇게 군입대를 미루던 정 후보자는 이듬해인 1972년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6년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도중인 1977년 고령(31세)을 사유로 징집면제됐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정 후보자가 신검을 받은 것은 1966년과 1970년 두 차례이며, 나머지 두 번의 신검은 ‘신체등위’ 판정 결과가 나온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독자라는 이유로 1968년 징병검사를 연기한 것은 당시 법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 역시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유학을 가게 됐고, 유학기간에는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가 인터넷 도서 판매업체인 ‘예스24’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받은 소득 6천여만 원에 대한 합산소득신고를 누락, 일부 세금을 탈루했다는 부분도 인사청문회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예정이다.
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소득세 납세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07년 11월부터 ‘예스24’ 고문을 맡아 2007년 1천250만 원, 지난해 5천만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정 후보자는 원천소득공제에 따라 고문료에 대해 2007년 6만3천원, 2008년 413만원의 세금을 각각 납부했다.
그러나 그는 2007년과 2008년 합산소득신고에서 서울대 교수 급여와 예스24에서 받은 고문료를 합산해 신고해야 했으나 고문료를 누락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합산소득 미신고 분에 대한 세금을 탈루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세무대리인에게 의뢰해 소득신고를 했으나 대리인의 착오로 합산신고가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합산신고를 하면 세금이 조금 더 늘어나는데 그 차액에 대해 추가로 신고하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의 재산은 최근 3년 동안 6억4천만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스 24’ 세금 탈루 의혹
국회에 제출된 정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과 서울대 총장 퇴임 직후인 2006년 9월 재산신고 내역을 비교한 결과, 정 후보자의 재산은 이 기간 11억5천800만 원에서 17억9천800만 원으로 6억4천만 원 늘어났다.
정 후보자와 부인이 공동 보유한 방배동 아파트가 2006년 8억6천300만 원(공시지가)에서 올해 10억5천600만 원(기준시가)으로 1억9천300만 원 늘어났고, 역삼동 오피스텔도 같은 기간 8천400만 원(공시지가)에서 2억4천200만 원(기준시가)으로 1억5천800만 원 증가했다. 보유부동산 상승으로 3억5천여만원의 부가 증식된 셈.
이 기간 후보자의 예금은 1억6천만 원에서 4억8천500만 원으로 3억2천500만 원 증가했고, 부인의 예금은 2천300만 원 증가했다.
후보자와 부인, 미혼자녀 등 일가의 총 재산은 부동산 12억9천810만 원, 주식ㆍ보험ㆍ예금 5억6천775만 원, 채무 6천800만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07년 대선 출마를 적극 검토하던 정 내정자가 출마를 포기하게 된 이유는 ‘조직과 돈’이 이었지만, 무엇보다 결정적 이었던 것은 지인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위에 열거한 이야기들을 회자되면 지인들이 “꼭 대선후보로 나와야 되느냐” 고 의문을 제기 했었다. 당시 정후보자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 한발 물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든 것을 감수하고 한나라당 총리 후보자로 당당히 나섰다.
성공한 총리로 국민들에게 각인 되다면 박근혜 정몽준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2112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 될 것이다. 선택의 몫은 정후보자에게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전에 우선 인사청문회의 태풍을 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