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 보필 韓강한나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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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 후보


주변人 평 “정운찬 국무총리로는 만족 못할 사람...총리 발판으로 대권의 꿈 키울 것”
MB, 경제전문가 정운찬 내정 마지막 국정 드라이브 강하게 걸기 위한 수술로 보여줘

서울대 총장에서 물러난 정운찬 전 총장이 국무총리에 전격 낙점됐다. 정 후보자는 그동안 자신의 주요 경제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그런 점에서 그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주장했던 중도실용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정 후보자를 영입했는지 아니면 대권 후보자를 양성하겠다는 것인지도 헷갈린다는 정치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발언이 한 몫 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정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1차 공격지점을 세종시 발언으로 잡는 한편 충청권 의원과 경제 정책 전문가를 중심으로 청문위원을 구성해 정 지명자의 경제 정책 허점, 도덕성 흠결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어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장고 끝에 지난 3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정운찬 현 서울대 교수를 지명했다. 발탁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서울대 총장 재직시절 뛰어난 조직관리 성과를 보여 준데다 특유의 친화력과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로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집권2기 내각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화합과 통합, 중도실용의 기준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

정 총리 후보자는 “대통령을 보필해 한국을 지금보다 좀 더 강한 경제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총리 발탁은 차기 대권주자 염두

정 총리의 발탁은 4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가장 먼저 지역구도 돌파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영남정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임 한승수 총리가 강원 출신이지만 내각과 청와대 곳곳에 영남 출신 실세들이 포진해 정권을 좌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이라는 뼈아픈 비판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때문에 이번 총리 인선의 주안점을 화합, 통합에 두고 충청, 호남 인사들을 물색한 끝에 충남 공주 출신의 정 총리를 선택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자유선진당에 잠식당했던 충청권 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그 다음으로 이념에서의 탈피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의 진보정권과 차별화된 보수정권을 표방하며 대선에서 사상 최대 표 차이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그러나 과도한 보수색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과 촛불시위,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정국 등을 거치며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기 까지 했다.

조문정국 이후 ‘중도실용’을 들고 나온 것도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집권 세력과 대립각을 세우며 진보적 색채를 분명히 했던 소신파 경제학자인 정 총리의 발탁은 현 정부의 이념을 보수에서 중도로 한 클릭 이동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차기 권력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로운 차기 대권주자를 육성해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 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여권의 권력구도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느덧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차기 권력 창출을 염두에 두고 인물을 발탁할 때가 됐다”며 “이번 총리 인선에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각에서 의원 출신이 3명이나 입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맹활약한 대표적 친이계(친 이명박계) 인물인 임태희 의원을 노동부 장관에, 주호영 의원을 특임장관에 전진 배치해 여의도 정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국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기 위해 경제 전문가를 총리로 영입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정권 출범 당시 자원외교에 주안점을 둔 ‘조용한 총리’로 한 총리를 택했지만 정 후보자는 명실상부한 ‘정책 컨트롤타워’로 내각을 주도하도록 배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 정 후보자 세종시 축소 발언 발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5일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12박13일간의 유럽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비롯한 개각에 대해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정 후보자는 훌륭한 분으로서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 건설 계획 축소를 시사한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발언이 정치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다가올 국회 청문회 현장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세종시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민주당은 세종시를 축소하려는 청와대가 충청권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충청권 출신 총리를 내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명박 정권이 세종시를 포기하려는 속내를 정 후보자의 입을 통해 밝힌 것이라며 발끈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충청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충청인 출신이라는 인사를 기용했는지 모르나 오히려 충청인을 분노케 했다.”고 반발했다.

정권 기반 확대를 위해 공 들여온 충청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나라당은 세종시법을 정기국회에서 원안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9부 2처 2청을 세종시로 옮길지는 정부 소관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청와대도 세종시에 대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축소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따지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세종시 건설사업은 충남 연기.공주와 충북 청원 일대에 2030년까지 22조5천억원을 들여 인구 50만명 수용 규모의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세운다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면적은 예정 지역 73㎢와 주변 지역 224㎢ 등 모두 297㎢이며, 사업비는 정부가 8조5천억원, 한국토지공사가 14조원을 각각 부담한다.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사업'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좌절되면서 후속 대안으로 마련된 세종시 건설 사업은 숱한 논란 속에서도 2007년 7월 첫 삽을 뜬 이후 7일 현재 24%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정부와 한국토지공사의 세종시 건설사업비 집행 실적도 전체 사업비 22조5천억원 가운데 23.9%인 5조3천688억원에 이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건설 사업은 크게 ▲ 광역교통 ▲ 부지조성 ▲ 정부청사 건립 ▲ 첫마을 및 시범단지 조성 등 4개 사업으로 분류된다.

프로야구 마니아 ‘총장’서 ‘총리’로

적이 없는 깨끗한 이미지와 중도성향의 정 후보자는 그간 정치권의 영입 1순위로 꼽혀왔다. 서울대 총장을 거친 인사가 한둘은 아니지만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쥔 정 후보자만큼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국내 최고의 엘리트 경제학자로 ‘서울대 총장’이라는 직함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던 그가 예순셋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한다. ‘총장님’에서 ‘총리님’으로의 전격 변신이다.

1946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냈고, 2002년에 직선으로 최연소 서울대 총장에 선출됐다.

그동안 정 후보자는 깨끗한 이미지와 중도 성향으로 정치권의 끝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다.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한국은행 총재 제안을 받았으나 고사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등의 물망에 오르며 화제를 낳았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범여권 제3후보로 거론되며 대선 출마와 신당 창당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결국 뜻을 접고 평교수 자리로 돌아갔다.

당시 정 후보자는 교수와 정치인의 정체성 사이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대선에 불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또 자신에게 정치할 자격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학계로 돌아간 후에도 현 정권 초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등 정계에서 변함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다.

어린 시절 야구선수를 꿈꿨던 정 후보자의 ‘야구사랑’은 유명하다. 서울대 총장 시절, 퇴임 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프로야구 마니아인 정 후보자는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두산경기)에서 야구 해설가로 데뷔했다. 올해도 개막전의 해설을 맡았다.

그는 좋아하는 두산베어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1년에 20회가량 야구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전공인 경제, 금융 분야는 물론이고 체육, 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 인맥을 보유한 ‘마당발’이기도 하다.

두산 베어스의 팬답게 김경문 두산 감독과 인연이 깊고, 신필열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과는 친구사이다. 가수 조영남씨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가수 싸이의 결혼식에서는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 정 후보자가 ‘네번째 아버지’라고 부르는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와의 인연은 각별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인맥이다.

한편, 총리실은 무게감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총리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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