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 두 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그리고 또 다른 환자 한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세 명은 일주일사이 같은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들로 수술을 받은 곳은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D성형외과였다. 더욱이 이들 모두 성형수술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혈증 증세로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져 해당병원은 순식간에 논란에 휩싸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병원이 “병원균에 오렴된 수술기구를 사용해 이러한 폐혈증을 유발한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가족 역시 “병원 측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D성형외과는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며 “주사제 오염”에 대한 가능성을 두고 있다. 이에 본지가 D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가 연달아 폐혈증으로 사망하게 된 원인을 집중 추궁해봤다.

환자가 연속 사망한 D성형외과에 중태환자까지 나타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2일 “D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 2명이 사망한데 이어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또 다른 여성 한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부산D성형외과 수술 환자 세 명 일주일사이 폐혈증으로 잇단 사망·중태
병원균 오렴된 수술기구 사용한 병원? 경찰 폐혈증 감염경로 확인 나서
특히 본지가 통화한 경찰 관계자는 “두 명의 사망자를 부검한 결과 폐혈증 증세로 사망한 것이 맞다”며 “폐혈증의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중이라 아직 정확한 답변이 어렵지만 병원균에 오염된 수술기구를 사용해 이들 환자들이 폐혈증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해 수술도구 등을 국립과학연구소와 대학병원에 넘겨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수술의사와 사무장 등 병원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 중에 있다.

사망자 모두 폐혈증?
사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D성형외과는 이 지역주민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병원이다.
언론을 통해 소개된 적도 있는데다 ‘D’라는 이름의 성형외과는 부산지역뿐 아니라 서울 지역 등을 비롯, 성형외과로는 드물게 전국에 6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병원에서 일주일간격으로 세 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첫 번째 사고는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병원에서 지난 9일 가슴확대수술을 받은 박모(29)씨가 혈압상승으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12일 호흡곤란증세 등을 호소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
두 번째 사고 역시 이 병원에서 지방흡입술을 받은 김모(47)씨가 사망을 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그 병원에서 퇴원한지 하루 만에 복통과 손가락 마비 등의 증세를 보여 지난 17일 종합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지난 19일 숨졌다”며 “두 사람 모두 부검을 실시한 결과 폐혈증에 의한 사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명의 사망자가 패혈증에 의한 사고로 나타나면서 해당병원은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세 번째 사건의 주인공인 A(57)씨 역시 이 병원에서 지난 15일 복부 지방흡입과 함께 지방을 얼굴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고 지난 16일 이후 패혈증 증세로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병원 내 감염이 원인?
이에 경찰은 그 시기 수술 받은 환자들의 환자진료카드와 수술기구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이 세 사건이 모두 한 병원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수술을 받은 후 같은 증상인, 폐혈증이 나타났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병원관계자들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거기다 유족들까지 “같은 병원에서 일주일 사이 두 명의 환자가 숨진 것은 병원 측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대응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D성형외과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먼저 D성형외과 관계자는 경찰이 말하는 ‘병원균에 오염된 수술기기 사용여부’에 대해 “두 수술 모두 출혈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등 시술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체질적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번째 사망자인 김씨에 대해서는 “수술을 끝내고 나서 전화로 상태를 계속 점검하다 열이 난다고 말해 큰 병원으로 후송 조치했다”고 덧붙인 것.
이에 본지가 지난 22일 D성형외과에 몇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무장이 병원에 없어서 어떠한 말도 해줄 수 없다”는 말과 당시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의사 신씨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지금은 병원에 없다”는 말밖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본지가 병원 관계자에게 ‘이러한 내용을 말 해줄 수 있는 사무장이 언제쯤 돌아 오냐’고 물었지만 병원은 “모른다”, “핸드폰을 두고 같다”는 등 피하는 기색을 보였던 것.
하지만 전화를 받은 병원 관계자를 통해 “현재 병원에서는 수술은 하지 않고 그간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치료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본지가 ‘환자들이 이 병원에서 연달아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치료를 받으려고 하냐’,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냐’는 질문을 했으나 그는 계속해서 “치료을 받고 있다”는 말 외에는 하지 않았다.
실제로 병원은 병원 관계자의 말처럼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리고 병원 홈페이지 역시 본지가 확인한 결과 폐쇄 조치됐다. 하지만 병원 측이 지난 22일과 23일 소환조사에서 경찰에게 “수술기구와 수술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주사제 오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경찰은 제출한 마취제를 포함한 5가지 주사제에 대해서도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병원측이 “폐혈증으로 사망하려면 많은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수술기구 보다는 오염된 주사제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지난 24일 “병원측이 주사제의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원인이 주사제 오염이든 병원균에 오염된 수술기구 사용이든 1차적으로 병원 내 감염이 의심되는 만큼 병원이 감염예방을 위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D성형외과 후폭풍
“성형 환자 줄어들까 두려워~”
부산D성형외과 환자가 연달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일부 성형외과들이 환자들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추석을 지낸 뒤 지방 흡입 수술을 받으려 했던 40대 주부 A씨는 수술 부작용이 걱정돼 수술을 미루기로 했다.
A씨는 “숨진 여성과 같은 수술이고 나이도 비슷해 겁이 나는데다 사고 뉴스를 들은 뒤 남편의 반대도 강해졌다”며 “수술 자체의 문제인지 병원의 문제인지 두고 본 뒤에 수술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기다 수술 예약에도 조금씩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성형외과는 지난해에 비해 이 시기 예약이 20%가량이 줄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가뜩이나 추석 연휴가 짧아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데 부산 사고까지 터지는 바람에 당분간 예년 수준의 예약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아직 예약 취소는 없지만 내원 상담자 중 수술 결정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고 수술 경과보다 수술 자체의 위험성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한 성형외과 원장은 “의사들도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큰 수술은 미루고 환자 상태에 따라서는 수술을 포기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원인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환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고 병원 자체의 문제일 경우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쉽지만 약품이나 수술법 등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파장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