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출신 잠재적 ‘대권주자’ 박원순 변호사
영남출신 잠재적 ‘대권주자’ 박원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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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정치할 생각은 없다”

"MB정부, 늦어도 내후년이면 무너진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에는 일조할 계획
국정원 사찰 ‘자신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증거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MB에 대해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국정원이 시민사회나 정치적,비정치적 영역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으며 이것을 지휘하고 집행하는 부서가 존재하며, 나아가 이것은 그 책임자인 국정원장과 대통령의 지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국회 ‘진보개혁입법연대’ 초청 특강에서는 MB정부를 ‘거대한 퇴행의 시대’로 정의하면서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이면 ‘일패도지(一敗塗地 : 한순간에 무너진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는 그동안 살아온 길과 너무 다르다

박변호사는 작심을 한듯 이 특강에서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시민사회의 중립적 연결에만 힘써왔는데 이젠 좋은 정부를 만드는 큰 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최근 국정원 소송사건을 거치면서 시민활동가로서 지금껏 지켜온 원칙과 정치참여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대목이다.

특히 박 변호사는 “지방선거에서부터 다양한 고민을 풀어내겠다”고 말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당시 박변호사의 이 발언을 두고 민주당과 야권 안팍에서는 “박변호사가 정치를 할 마음이 있는것 같다”고 성급한 관측을 했다. 진보진영에서는 박 변호사의 서울시장출마까지 운운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변호사는 “개인적으로 무슨 정치권에 들어가겠다, 이렇게 생각하거나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에대해 박 변호사는 “정치라고 하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과는 너무나 다르고 또 지금 그런 쪽으로 갔던 분들이 제대로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회의론을 제기했다.

또한 박변호사는 “지금까지 내가 해왔고 또 생각해온 대로 시민운동, 시민사회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혀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그동안 평생을 바쳐서 자기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지방의회 의원이나 때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나설 때에 그런 분들을 과거에도 내가 일종에 추천이라고 그럴까, 격려의 말들을 보내준, 메시지를 보내준 적도 있다”면서 “그런 일들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시민사회 전반에 걸쳐서 또 내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시민후보들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암시적 발언이다.

MB 정부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

영남 출신의 대표적인 진보인사인 박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때부터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었다. 참신성과 선명성에서 그동안의 야권 대선주자와는 “많이 다르다”는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동안에는 직접적으로 MB에 대한 거론은 하지 않다가 최근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으로부터 피소 당한 후에 본격적인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변호사는 “MB정부는 우리의 역사를 지난 10년 전,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고 있는 거대한 퇴행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복지, 인간의 삶의 질 등 지난 10년-20년간 피땀 흘려 쌓아놓은 사회적 수준을 되돌려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또한 “MB 정부가 실용정부라고 하는데 실용은 도망가고 이념만 남아서 문제다. MB 정부에서 하고 있는 것들은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변호사는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좋은 사람을 쓰는 실용적 인사시스템이 없다 ▲거버넌스(governance, 협치)가 없다 ▲서민중도노선에 진정성이 없다 등을 들었다.

박 변호사는 총리와 장관 인선에 대해서도 “MB 정부는 '부정부패'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들이 어떻게 법치주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사찰 부분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국정원이 저를 사찰한다면 어느 기업이나 개인이 희망제작소와 함께 하겠는가...(국정원 소송사건을 거치면서) 좋은 정부를 만드는 게 상당히 중요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2억원 손배소 소송사건과 관련해서는 “나를 소송한 것 자체가 이명박 정부 퇴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의 결재를 얻었다면 더 심각하고 얻지 않아도 심각한 사안이다. 통합, 중도, 실용, 서민, 기부, 자선을 얘기하는 정부가 박원순 사건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조율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지만 그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변호사는 언젠가부터 MB 정부가 “자신을 ‘정조준’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시련과 수난은 늘 우리의 즐거운 동반자

이에대해 박변호사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첫 번째 타겟이고 내가 두 번째라는 소문이 시중에 돌았다. 얼마지나지 않아 소문대로 최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더니 마침내 불구속 기소되었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내가...너무도 엉뚱하고 황당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일소에 붙였습니다. 아니, 십년을 하루같이 이 세상의 좋은 변화를 위하여, 이웃과 사회의 이익을 위하여 나름대로 온 몸과 마음을 바치고 열정을 불살랐는데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타겟이 되어 수사를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MB정부가 “이성과 합리성, 상식도 없는 정권일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변호사는 결과적으로 “그런 생각은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자책했다.

“MB정부는 그런 상식과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정권이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곳곳에서 저에 대해 묻고 조사하고 다니는 것들이 제 귀에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부나 지방정부, 민간기업과 했던 많은 일들이 중단되거나 파기당했다. 희망제작소, 더 나아가 제가 관여하였던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에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 뿐이 아니었다.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심지어 대운하에 반대한 교수들마저 국정원 직원들의 전화를 받거나 뒷조사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여러가지 MB실정을 보면서 박변호사는 “다시 원점에 섰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뜻있는 사람들이 고초를 겪고 있는 마당에서, 역사의 후퇴가 불가피한 이 시점에서, 나나 희망제작소만 잘 된다는 것도 사실 염치없는 일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많은 이들과 함께 고난을 당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할지 모른다”고 했다.

박변호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밝혔다.

“이제 다시 새로운 각오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 후퇴와 싸우며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미래의 변화를 위해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것은 대단히 엄중하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미래의 희망을 향해 전진해야 했다. 늘 그랬듯이 시련과 수난은 늘 우리의 즐거운 동반자였다. 10년 전, 20년 전에 그랬듯이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압제와 싸울 것이며, 역사와 미래는 우리 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열정을 다 바쳐 일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마도 박변호사가 직접적인 정치는 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에 이런저런 개입을 하는 박변호사의 모습을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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