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냉장고 업계서 ‘명품’을 자부하던 ‘지펠 냉장고’에 냉기가 몰아쳤다. 멀쩡히 사용하던 ‘지펠 냉장고’가 폭발했기 때문. 이 사고로 인해 냉장고 문이 날아가면서 베란다 창문이 깨졌다. 이로 인해 폭발 사고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고 당시 집에 머물던 피해자가 냉장고와 거리가 먼 곳에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것. 이에 본지가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 지펠냉장고가 한 순간에 폭탄으로 돌변해 버린 사연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평범한 가정집에서 냉장고가 폭발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를 일으킨 냉장고는 다른 아닌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로 알려졌다.
또한 금번 냉장고가 폭발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하면서 근처 주민들까지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해 폭발 규모가 상당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한낮에 날벼락~
냉장고가 폭탄으로 돌변한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S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43)씨는 평온한 주말 토요일 오전 잠시 집을 비웠다. 집에는 어린 중학생 아들(13)이 집에 홀로 남아있었다.
지펠냉장고 갑자기 폭발… 아파트 주민이 대피하는 등 일대 소동
삼성전자 측, “열흘 간 원인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혀
학교도 가지 않는 토요일 아침 이씨의 아들은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고는 이때 터졌다. 오전 9시30분께 갑자기 거실 쪽에서 ‘펑’하는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이에 놀란 이씨의 아들은 거실로 향했다.
거실로 향한 이씨의 아들은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주방에 있었던 양문형 지펠냉장고(680L)가 양 문짝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냉장고 안에 있던 온갖 음식물 등이 바닥에 흐트러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실의 유리문과 함께 베란다의 창문도 깨져 있었다. 폭발과 함께 떨어져 나간 냉장고의 문짝이 유리문과 베란다의 창문과 충돌에 깨진 것이다.
다행히 이씨의 아들은 혼자 안방에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또 다른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9층 아파트에서 깨진 베란다 창문의 유리파편이 떨어지면서 주차되어 있던 차량 3대에 피해를 입혔다.
뿐만 아니라 당시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베란다 창문이 깨지는 등 영화에서나 볼 법한 폭발장면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냉장고의 폭발 원인과 관련, 용인소방서 관계자는 폭발 당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물질이 아닌 냉장고 내부 문제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까지 조사만?
이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는 기술조사반을 급파했다. 사고 조사반을 해당 제품을 수거해 제품 결함으로 인한 사고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서 기인해 발생한 사고인지에 대해 정밀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가 폭발한 것은 맞지만 전기누전 등 다른 외부 요인 때문은 아닌지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이며 나오는 즉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펠냉장고의 사고가 미리 예견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지펠냉장고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끝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상담센터에는 소음 등의 이유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다. 김모씨는 “지펠 냉장고를 구입했으나 총 쏘는 소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음으로 인해 사람이 난폭해질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김씨에 따르면 냉장고를 구매하자마자 소음이 심해 수리기사를 불러 수리를 부탁했지만 수리 기사는 “처음에는 원래 그렇다”며 “약 3개월 정도 사용하면 자리가 잡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소음이 계속되자 수리기사는 “수분케이기능 때문에 일어나느 현상”이라며 환불이나 수리 등을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냉장고에 성애도 잘끼고 물방울이 맺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환불이나 수리 등을 해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래 그렇다”고만 주장하며 발뺌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혹시 중고부품이나 중국산 모터를 쓰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지난 22일 삼성전자 측의 원인 규명 조사의 진척사항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삼성전자 관계자와 통화했다. 통화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원인이 밝혀지면 밝힐테니 기다려 달라”며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외부의 문제에 의한 폭발이면 보상에 관한 문제가 변경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