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 이승한 회장 말 한마디로 천냥 빚 진 사연
삼성테스코, 이승한 회장 말 한마디로 천냥 빚 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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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면 장애인?”

/ “장애인이 만든 빵은 맛이 없다” 발언…소상공인, ‘7원 소송’ 제기
/ 소상공인협회, “태도 불성실할시 형사소송도 불사 할 것”이라 밝혀


매각설로 인해 한차례 홍역을 치른 삼성테스코가 구설수에 올랐다. 이유인 즉, 이승한 회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세치 혀를 잘못 놀렸기 때문. 이 회장은 한 세미나 자리에서 “장애인이 만든 빵은 맛이 없다” 등의 발언으로 장애인들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됐다. 장애인협회는 이 회장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소상공인들은 ‘7원짜리 민사’소송을 제기해 이회장의 발언에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본지가 이 회장이 말 한마디로 소상공인과 장애인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된 사연을 직접 들어봤다.


SSM 사업과 관련해 갈길 바쁜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가 또 한번 악재를 만났다.



이 악재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룹 최고경영자의 입에서 비롯된 악재여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유인 즉, 홈플러스를 경영하고 있는 삼성테스코의 이승한 회장이 말한마디 잘못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만들면 맛없다?

이 회장의 말실수는 지난 16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14회 아·태평양 소매업자대회’에서였다. 전체세션인 ‘미래성자과 지속가능경영’패널토론에서 SSM의 진출 파동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장애인이 맛없는 빵을 만든다면, 빵 사주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빵을 만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말했다.

이어 그는 “SSM을 적극 반대하는 들은 대부분 개인대형슈퍼(50평가량)를 1~6개 가량 소유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우리(홈플러스)에게 맛있는 빵을 공급하지 말고 맛없는 빵을 만들어 판매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분과토론이 끝난 뒤 “비유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대형마트와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굽이지 않았다.

이 회장의 이러한 소신발언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이로 인해 장애인들과 소상공인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지난 19일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테스코 본사 앞에서 이승한 회장의 장앤 차별발언에 대한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이 만든 빵이 맛없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망언이냐”며 “장애인비하 망언을 국제세미나 자리에서 모든 언론이 집중하는 가운데 소신처럼 이야기한 이 회장의 행위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바이러스처럼 유포시키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승한 회장은 장애인이 직접 만든 빵이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시식해 보길 바란다”며 미리 준비한 장애인 당사자가 만든 빵을 홈플러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형식적인 사과? “댔거든”

이 회장의 막말파문은 장애인들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로부터도 집중포화를 맞았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소극적인 대응을 넘어 법적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적극 대응으로 맞섰다.

소상공인협회는 “이 회장의 발언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7개 단체가 1단체당 1원에 해당하는 피해보상금, 총 ‘7원짜리 민사소송’을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7원의 피해보상금은 형식적인 것”이라며 “물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닌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장애인들과 소상공인들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에 대한 반성을 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보도 자료나 언론을 통한 형식적인 사과는 거절 한다”며 “이 회장이 직접 법원에 출두해 성실한 태도로 소송에 임해야 하며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시에는 형사 소송도 불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장애인 비하 막말 파문’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SSM과 관련해 업계의 총대를 맨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도 이럴 것이 이 회장은 현재 사단법인 한국체인스토아협회의 대표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아협회는 회장인 삼성테스코를 필두로 GS리테일, 신세계이마트, 롯데쇼핑 등의 대형유통업체들이 모인 연합회이다. SSM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단체로 줄곧 소상공인단체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강릉 옥천점이 한 달간 개설에 난항을 겪자 이를 두고 홧김에 이같은 발언을 한 것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SSM개설이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강릉 옥천점이 최초로 입점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강릉중앙시장번영회는 지난 8월28일 옥천동에 대형 마트를 개설하려는 홈플러스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제기했었다. 이에 중기청은 “옥천점 사업조정 신청건에 대해 사업조정을 진행키로 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를 근거로 1개월간 사업의 개시를 일지정지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SSM개설의 지속적인 난항과 홈플러스 옥천점의 개점이 최초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에 이 회장의 발언이 이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회장님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질의응답 시간이 짧은 관계로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서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생긴 오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막말파문으로 인해 가뜩이나 개점에 난항을 보이는 SSM 사업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7원 소송’에 대해 이 회장이 법정에 출두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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