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합병설 소문에 휩싸인 사연
SK텔레콤, 합병설 소문에 휩싸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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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친구 업고 갈 필요 없지…”

SK텔레콤이 최근 무수한 합병설에 휩싸였다. ‘청산세’와 연관 지어 ‘내년 4월 이후 합병 할 것’이라는 소문부터 ‘합병회사의 사장은 최재원 이사가 맡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갖가지 소문에 휩싸였다. 하지만 최근 정만원 사장이 기자간담회서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합병설에 대해 못 박으면서 이 같은 소문은 단지 소문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이에 본지가 SK텔레콤이 합병설에 휩싸이게 된 사연과 그룹 계열사를 통합하지 않는 속내에 대해 직접 들여다 봤다.


정만원 SK텔레콤이 그간 무성하던 합병설에 대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정 사장은 지난 29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등과의 합병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그동안 합병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방침을 표명했다.

KT, LG 합병 때매 시작… ‘청산세로 내년4월에 있을 것’이라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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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합병이라는 것이 유무선 업체 간 통합인데, 이는 결국 개인 통신시장을 보고 하는 것”이라며 “합병은 정체돼 있는 국내 통신시장의 돌파구가 못된다”고 덧붙였다.

소문이 사실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은 KT와 KTF의 합병이 시작되면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3월 KT와 KTF의 합병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승인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합병을 진행 할 것”이라며 “이에 국내 통신시장은 새판 짜기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업계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LG텔레콤은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본사서 LG통신의 3사인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 합병에 대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KT와 KTF의 합병 이후 LG파워콤은 LG데이콤의 자회사로 이루어진 관계인데다 두 회사가 모두 유선통신 사업을 하고 있다는 근거로 합병설이 나돌았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이 초고속인터넷 망을 기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이 논의될 전망이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LG텔레콤의 합병설이 사실로 밝혀지자 SK텔레콤의 합병설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합병에는 ‘청산세’라는 암초가 존재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는 인수한 것은 2008년 3월30일이었다. 법적으로 따져 보면 인수 후 2년 전에 회사를 다시 합병하게 되면 ‘청산세’를 물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서는 내년 3월 이후에는 SK텔레콤이 2000억원에 달하는 청산세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3월이후 합병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내년 3월까지 KT와 KTF의 합병에 관한 시너지 효과를 지켜본 뒤, 합병의 효과가 예상외로 크게 되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예상이 주를 이루었다.

무선으로 유선 잡기?

SK텔레콤의 합병설에 대해 일각에서는 “통합법인의 대표는 최태원 SK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이 맡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져 그 소문에 관심이 쏠렸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를 합치고 SK텔레콤은 그대로 독자회사로 나아가는 유·무선통신 분리 정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서 정만원 사장이 “SK텔레콤의 합병은 절대 없다”고 공언한 바, 이러한 소문은 소문으로 끝날 공산이 더 커졌다. 이에 업계서는 경쟁사들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합병하지 않는 속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서는 SK텔레콤이 굳이 합병을 해 리스크를 안고 갈 필요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SK브로드밴의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지역이 KT나 LG파워콤에 비해 보급률이 떨어져 IPTV 등의 보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만약 SK텔레콤이 합병해 SK브로드밴드를 끌어안고 간다면 이를 위해 추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합병 이후 사업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SK의 통신 계열사들의 지난해 매출은 텔레콤이 11조6750억원, 브로드밴드가 1조8614억원, 텔링크가 2711억원으로 텔레콤이 나머지를 안고 가도 증가하는 매출의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지 못하며 이는 텔레콤의 전체 매출에 20%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곧 SK텔레콤이 다른 계열사들과의 합병 보다는 독자 노선을 선택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무선 사업으로 이용해 유선 사업을 공략할 전략을 표출했다. 11월부터 있을 ‘T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데, T존 서비스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 전화 요금으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업계서는 T존 서비스로 인해 KT의 일반 전화 사용자들이 이탈 할 것임과 동시에 SK텔레콤의 가입자들이 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통합으로 업계 1위를 노리는 KT와 LG의 성장과 이를 통한 통신업계의 새로운 판도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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