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경비정은 1999년 연평해전 이후 매년 수차례 NLL을 침범했으며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간 것은 서해교전을 포함해 여러차례 있었다. 2002년 6월29일 2차 연평해전 이후 7년 만에 발생한 무력 충돌이다.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군은 이날 오전 11시27분께 대청도 동쪽 11㎞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5차례에 걸친 경고통신을 무시한 채 1.2마일(약2km) 정도까지 침범하자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사격을 가했으며,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기 전 2차례, 침범 후 3차례 경고통신을 했으나 계속 침범했다"며 "이에 우리 고속정이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사격을 했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이 우리측 고속정을 향해 "직접 조준사격"을 가해오자 해군 고속정은 교전규칙에 따라 "대응사격(격파사격)"을 가해 북측 경비정을 퇴각시켰다고 설명하고 북한 측에 엄중 항의하며, 향후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2분간 지속된 교전 과정에서 우리 해군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북측 함정은 연기가 날 정도로 반파되어 북한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측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는 일부 보도도 나오지만 합참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올해들어서만 올해 북한경비정이 20여회걸쳐 NLL을 침범했지만 통상적으로는 경고통신을 하고 퇴거조치를 했지만 경고사격과 대응사격은 처음이다.

-2004년이후 교전수칙 단순화-
우리 군은 1999년 6월15일 발생한 제1연평해전에서는 대승을 거뒀다.
당시 북한 경비정들은 6월 초부터 옹진반도 남단에서 조업 중인 꽃게잡이 어선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NLL을 지속적으로 침범했고, 우리 측 함정이 출동하자 긴장이 고조됐고 결국 북한 어뢰정과 경비정은 소총과 함포로 선제공격을 해왔다.
14분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북한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중형 경비정 3척과 소형 경비정 2척이 파손됐으며 사상자도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해군의 피해는 함정 2척이 약간 손상되고 장병 9명이 경상을 입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 경기가 한창이던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불과 20분간 이어전 교전에서 해군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하는 등 우리 측이 큰 피해를 당했다.
당시 연평도 서쪽 12.6㎞ 해상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2척은 방송으로 퇴각을 요구하는 남측 고속정 편대를 향해 갑자기 85㎜와 35㎜ 함포 사격을 가해왔고 이에 남측 고속정은 40㎜ 함포와 20㎜ 벌컨포로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와 관련, 당시 해군이 북한 경비정들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NLL을 침범을 한 것으로 안이하게 판단했다는 지적과 함께 교전수칙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전의 제1,2차 연평해전과는 다르게 이처럼 우리 군이 아무런 피해 없이 북측 경비정을 신속하게 퇴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2004년 개정된 해군 교전수칙의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전에는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으로 돼 있던 교전규칙을 개정해 "경고방송 및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의 3단계로 단순화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현장지휘관의 재량권을 강화 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예전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했다면 대응사격 전 상부보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북측의 직접사격에 의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교전규칙을 단순화하고 현장지휘관의 재량권을 강화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합참은 앞으로 정확한 상황과 의도를 파악해서 거기에 맞도록 향후 대책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남측 고속정의 경고사격에 대해 귀환하지 않고 우리측에 직접사격을 가한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측 경비정은 NLL을 넘기 전 두 차례 경고통신을 무시했으며 NLL을 넘어 남하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의 경고통신에 일절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때문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NLL을 월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엔사 교전수칙은 상대측 관할수역에 진입한 이상 무선통신을 통해 진입 목적과 즉각 복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다가 함정을 겨누어 발포한 것은 정전협정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북한의 또다른 정치적인 의도는?-

무엇보다 관심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북한이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제2차 연평해전 이후 7년여 만에 남측 함정을 향해 사격한 배경이다.
시기적으로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에 따른 북·미 양자대화가 기정사실화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여러 대북전문가들은 북.미 직접대화로 인해 북한과 미국간 유화국면이 조성되면 이완될 가능성이 있는 내부 분위기를 염두에 둔 북한 군부의 계획된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 그리고
이르면 내달 초로 예상되는 미 국무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정전체제가 무력화됐으며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북한의 의도가 포함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과
구체적으로는 다음주에 방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시키되 더이상의 상황악화는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또 북한이 NLL 침범이란 ‘제한된 수준의 도발’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기 위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대남 유화공세를 폈지만 정부가 이에 호응하지 않자 자신들의 유화적 태도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강경 쪽으로 갈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조선중앙TV"의 발표에서 "남측이 달아났다"는 표현으로 입장을 발표한것은 남측에 대해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들기 때문에 매우 절제된 반응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번 북한의 도발은 제한적인 의도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한 북한 전문가는 “정전협정 아래서는 언제나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어서 제2, 제3의 교전이 잇달아 일어나지 않는 이상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정부의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이 반파된 채 북상했고 북측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전언이 나오는 만큼 북한 해군의 보복 공격 가능성은 상존하게 되고 일정한 기간 남북 간 긴장국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남북 해군 함정간 교전과 관련, 북한의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개최된 국회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의도와 관련, "아직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모든 통신을 정상적으로 받으면서 계속 들어온 것에 대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 1척만으로 심각한 도발을 계획했다고 보는 것도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또한 북한군의 피해가 `사망 1명, 부상 3명'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 경비정의 반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파라면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므로 반파라 할 수 없고, 일부 피해를 입은 것은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또, 김 장관은 "이번에는 침몰 보다는 NLL 밖으로 북한 경비정을 내보내는 쪽이 우리측의 의도였고, 더 많은 화력을 동원했다면 분명히 침몰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적이 조준사격을 못하게끔 하는 게 1차 목표였고 그 목표를 달성했으므로 더 사격을 안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서해교전을 보고받고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했고, 서해교전과 관련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안보 태세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특히 더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 북한 선박의 주요 NLL 월선 일지.
▷ 1999.6.15 = 북 경비정 서해 북방한계선(NLL)월선, 1차 연평해전 발생
▷ 1999.10.30 = 북 경비정 NLL 월선, 해군 경고사격
▷ 2002.6.29 = 북 경비정 NLL침범, 2차 연평해전(서해교전) 발생
▷ 2003.5.3 = 북 경비정 1척 백령도 동쪽 NLL 월선
▷ 2003.6.1 = 북 어선 8척 연평도 서쪽 7마일, 40㎜포 9발.M-60 기관총 25발 경고사격
▷ 2004.6.4 = 북 경비정 2척, 연평도 서방 9마일 NLL 월선
▷ 2004.7.14 = 북 경비정 NLL 월선, 해군 함포 경고사격
▷ 2004.8.14 = 북 경비정 1척, 연평도 동북방 8마일 NLL 월선
▷ 2004.9.23 = 북 경비정 1척, 연평도 동북방 3.6마일 월선
▷ 2004.10.12 = 북 경비정 1척, 소청도 동남방 14.5마일 NLL 월선
▷ 2004.11.1 = 북 경비정 3척, 서해 소청도 동방 6.5 마일 해상 NLL 월선, 경고사격
▷ 2004.12.7 = 북 경비정 1척, 소청도 동남방 10마일 NLL 월선
▷ 2005.5.13 = 북 경비정 2척, 순위도 서남방 7.5마일 NLL 월선
▷ 2005.8.21 = 북 경비정 1척, 백령도 북방 4마일 월선
▷ 2005.10.14 = 북 경비정 1척, 등산곶 부근 2.7㎞ NLL 월선
▷ 2005.11.13 = 북 경비정 1척.어선 9척, 연평도 서남방 16㎞ NLL 월선
▷ 2008.5.17 = 북 경비정 1척, 대청도-연평도 사이 1.9㎞ NLL 월선
▷ 2009.9.4 = 북 경비정 1척, 백령도 동북방 10㎞ NLL 월선
▷ 2009.11.10 = 북 경비정 1척, 대청도 동쪽 11km NLL 월선, 남북 해군 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