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지주자 전환을 위해 상장한 SK C&C가 증시에서 선전하고 있다. 상장으로 인해 ‘형님’ 겪인 SK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동생’인 SK C&C는 선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SK는 씁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서는 “SK C&C의 선전으로 인해 정작 다른 사람이 큰 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본지가 동생의 선전으로 인해 속앓이하는 SK의 사연과 이를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된 장본인의 사연에 대해 직접 짚어봤다.
SK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걸음인 SK C&C(이하 C&C)의 상장이 성공리에 마쳤다.
11일 코스닥 상장, 첫날부터 상승하는 화려한 신고식 치뤄
최 회장일가 55% 지분 확보…총수일가만 막대한 이익 거둬
▲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첫 상장된 SK C&C는 3만2250원에 거래를 시작해 3400원(10.54%)상승한 3만5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3만원과 비교하면 18.8%가 상승했다.
형만한 아우 탄생?
이처럼 C&C가 첫 데뷔전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SK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C&C는 SK그룹에서 IT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지분 31.82%를 보유하고 있다. C&C는 지난해 6월 상장을 추진한 적이 있었으나 글로벌 경제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침체 일변도로 바뀌자 공모 계획을 철회했었다.
신고식 이후에도 SK C&C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C&C의 주가는 상승세를 거듭해 상장 7일째인 지난 19일 4만원대를 돌파했다. 19일 오후 C&C의 주가는 전일대비 4.33% 오른 3만9750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장중 한때 4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공모가 3만원 대비 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하지만 SK그룹 내에서 동생뻘인 C&C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SK는 울상을 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생의 활약에 비해 SK의 주가는 크게 뛰어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C&C가 본격 상장한 지난 11일 SK의 주가는 전일보다 1600원 상승한 9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8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지난 20일에는 전일대비 1400원이 하락한 9만1600원에 마감됐다. C&C 상장이후 1400원이 하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C&C의 주가에 비해 SK의 주가가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 전하며 “C&C가 SK의 지주회사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SK보다는 C&C가 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최대 이익은 결국 ‘회장님’
그러나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SK의 이 같은 부진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웃는 이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지목하는 ‘웃는 이’는 다름 아닌 최태원 SK그룹의 회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 같은 지배적인 분석은 C&C의 최대주주가 최 회장이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C&C의 최대주주로 현재 2225천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의 아들인 기원씨가 525백만 주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이며 그 다음으로는 SK텔레콤이 45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C&C 주식은 상장 전(비상장당시 3000원대)에 사들인 주식으로 지금 당장 주식을 매각한다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늘 그래왔듯 C&C로 인한 어마어마한 자금은 최 회장 개인의 개인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갈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또한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향후 아들 기원 씨 등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강화나 경영권 승계에 사용될 확률은 매우 높다.
이처럼 최 회장이 C&C 상장으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다소기형적인 SK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SK그룹의 지주회사는 (주)SK이다. 그런데 SK의 지분 31.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 아닌 C&C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 회장은 C&C의 지분 44.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로 C&C를 통해 (주)SK를 소유하고 있으며 다시 SK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룹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주사로 전환했지만 SK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만 강화하게 해주는 꼴이 된 셈이다.
한편, 업계서는 “2년안에 C&C의 주가가 10만원 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장 일가가 지분의 55%를 가지고 있는데 주가가 떨어지게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